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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성을 배제하면 포니 2차 창작물 존재할거라고 생각하시나요?
게시물ID : pony_531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KardienLupus
추천 : 10/9
조회수 : 1004회
댓글수 : 45개
등록시간 : 2013/09/27 01:49:57
뭔가 팬덤이나, 동인계에 대해서 잘못 짚고 계신 분들이 있으신 것 같아서 글을 씁니다. 자금이 많고, 아무 걱정없이 살 수 있으니까 취미로 2차 창작을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해외 팬덤이나, Deviantart를 찾아보신다면, 2차 창작을 하는 만큼 노력과 시간 그리고 자금을 소모해야 하고 그래서 상업적으로 가격을 받고 판매합니다.

 심지어 포니 다큐멘터리를 만드신 디스코드 성우 존 드렌시님도 8000만원을 기부금을 받아야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수 있다고 했었습니다-스태프 3-4명과 존 드랜시 본인 수당포함. 다큐멘터를 제작하는 시간에 존 드렌씨님이라면 다른 일을 해서 돈을 벌수 있었겠죠 , 하지만 그 분은 그렇게 하지 않았고 결국 4억원이 넘게 모금되어서 다수의 스테프들과 해외 촬영 그리고 그만큼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존 드렌시님 수당을 해결할 수 있었죠.
 포니를 좋아하는 건 사랑이니까 상업성을 완전히 배제한다고 해보죠. 하지만, 그랬다면 여러분이 보셨던 브로니 다큐같은 2차 창작은 나오지 않았을 거에요.

 대형 브로니 컨퍼런스 같은 경우에도 마찬가집니다. 티켓 가격이 4-6만원 정도 하는데, 거기에는 행사 주최하는 스태프들 수당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과연 자신의 일을 안하거나 줄이고 대형 컨퍼런스 장과 공연장, 게스트 소개, 당일 스탭 고용 및 여러 브로니 아티스트들을 모으는 고된 작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브로니콘이라는 가치는요?
 라스 페가서스 브로니콘의 경우엔 아예 주최측이 사기를 쳐서 참석한 브로니들이 총 1억원의 빛을 떠앉은 적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다행히 닥터후 배우님께서 참여하셔서 지원 모금을 해서 위기를 넘겼죠.

 팬 에니메이션 프로젝트에도 한 편 분량의 에피소드를 만드는데도 몇달 혹은 1년이 넘게 걸리고, 때문에 상업적으로 자금을 모금해서 한편의 영화 분량이나 그 이상의 작품을 만들려는 시도가 최근 자주 벌어지고 있죠. 여기서 상업성을 배제하겠다고 하면 팬덤이 스스로의 목을 조르는 격이니까요. Childern of Night 같은 단편 에니이션도 수십명이 넘는 사람들이 단지 몇 분을 위해 일년 동안 아주 조금씩 남는 시간을 써서 만든 겁니다. 전 그 에니메이션 총 제작자 분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분도 장면 포니 에니메이션 만드는 거 사랑하고 정말 하고 싶지만 그럴거면 최소한 월 100만원은 필요하다고 하시더군요. 그분도 회사에서 자금을 주는 일 만큼은 아니어도 수당이 있어야 뭔가 한다고 못박으셨죠. 그게 현실이라고요. 재능기부요? 세상은 그렇게 쉽게 안움직인다고 전문가 부터 그렇게 말하는데도요? 충분한 자금이 모이려면 팬덤의 역량이 커져야 하고 그래서, 이제서야 예전보다 확실한 계획을 가지고 장편 에니메이션을 제작할 자금을 모집하거나 그럴 계획의 팀들이 생기기 시작하는 상황입니다.

 팬픽의 경우에도 직접 책으로 출판하려는 계획들이 있고, 그 계획들에는 당연히 상업적인 비용과 작가의 수당이 포함됩니다. 작가도 수당이 있어야 팬픽을 만드는 데 시간을 쓸 수 있죠. 출판할 수 있는 퀄리티까지 도달하고, Agent정하고, 문장 교정하고, 글 검토해 줄 전문가까지 고용하고 그 사람들하고 상담하는데 시간을 잔뜩 써야하거든요. 일상생활을 방해할 수 있을 정도로요.
 포니가 아닌 동물 케릭터를 이용하는 19금 물도 돈을 받고 판매합니다. 동인지들도 당연히 돈을 받거나 모금합니다. 네, 다른 일을 하면 돈을 더 벌 수 있어요. 하지만 포니로 뭔가 하고 싶고, 거의 대부분 직장없이 살아도 될만큼 여유로운 것도 아니고, 그런데도 엄청난 시간을 쏟아야 하니까 상업적으로 돈을 받는 겁니다.

 그림의 경우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냥 시간 내서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경우도 있지만, 포게에 들어오는 펌짤의 상당수는 당연히 돈을 받고 그려준 겁니다. 완전히 못그리는 게 아닌이상 그림을 전문적으로 그린다면 그만큼의 노력의 비용을 받아야 하거든요. 제가 팬 에니메이션을 만들겠다고 처음 사람들에게 물어봤을 때는 많은 분들이 수당을 받아야 하고, 제 계획이 실제로 성공해서 그만한 수당을 받을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참여 안한다는 메세지를 보냈습니다. 그래서 현제는 기초부터 계획을 차근차근 짜려고 하고 있고요. 위의 사항을 납득시킬 청사진이요.

 음악도 당연히 판매합니다. 팬덤이 커지면서 음악을 즐기고 연주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이젠 많은 아티스트들이 자신이 고생하고 고생해서 만든 음악의 MP3 파일을 돈을 받고 판매하고 있죠. 브로니 음악만 계속 만들려고 노력한다면 당연히 그 시간에 더 돈을 벌 수 있는데도 일부로 그걸 선택한 거고요. 단지 유투브에 곡이 공개되어 있을 뿐, 음원은 구입해야 하죠.

 애플 블룸 성우 미첼 켈리버도 상업적인 목적으로 팬덤의 아티스트들과 접촉해 가수로 대뷔하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업성이 없어야 한다는 논리라면 그 분은 팬덤을 악용해서 공식 대뷔와 상업적인 성공이라는 개인의 욕심을 챙기는 것이 되겠군요. 애플블룸 성우의 행동이 과연 교활한 악의 인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상업성을 제거한다고요? 그게 가식이라고요? 그렇다면 브로니들은 겨우 누군가가 심심해서 그린 자짤이나 가벼운 팬픽 그 이상의 2차 창작을 아예 가지지 못하게 될겁니다. 이건 팬덤을 뒤집어서 무너트리겠다는 이야기와 별로 다르지 않죠.

 포니 수공예품도 그만큼의 상업성이 들어갑니다. 당장 눈앞의 현실을 보세요. 일도 안하고 여유롭게 취미 활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지요. 현제 포니 게시판에서도 포니 상품을 만들고 판매하려는 분들이 존재하고, 그분들을 해외의 다른 브로니들처럼 열심히 노력하고, 그렇게 노력하는 만큼 다른일을 할 시간이 없어지니까 돈을 받고 포니 수공예 품을 파는겁니다.

 만약 포니 게시판에서 상업성을 배제하면 다양한 포니 상품, 음악, 팬픽, 만화를 아예 보고 싶지 않고, 그냥 간단히 취미로 만들어진 것만 보면서 시간을 때우겠다는 것 밖에 안됩니다. 환상적인거나 좋은 장편 에니메이션이요? 영원히 못볼거에요. 그걸 선택한 거니까요.

 마지막으로 제가 만드는 포니 인형에 대해 말하죠. 그동안 꾸준히 퀄리티를 올리기 위해 노력해서 이제 재료비만 4만원이 들어갑니다. 제가 10만원에 인형을 판다고 했죠. 원가의 40%가 재료비군요. 그리고 저보다 분명히 퀄리티 떨어지는 대충 만드는 공장의 인형도 5만원이 넘고, 하스브로사의 인형이 6만 5000원에 팔립니다. 해스브로 사보다 겨우 50% 많은 거내요. 엄청나게 인형을 찍어내서 가격을 낮춘 해스브로 인형도 그 이하로 가격을 내리지 못하는데 말이죠.
 인형 만드는 건 옷만드는 것 보다 훨씬 난이도가 높고 포니의 경우에는 지금 상태로도 전문가가 봐도 최소 10만원은 받아야 한다는 일반적인 의견입니다. 그걸 알기 위해서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제가 국내 첫 봉제 인형 판매자라서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 같은데 해외의 경우에는 저나 그보다 더 실력이 낮은 분들도 20만원 정도 받고, 주문 밀려있습니다. 그분들이나 최고의 장인들 모두 일할 시간에 다른 거 안하고 인형 만들고 있죠. 그분들에게 돈 더 버는 그냥 다른 일 구하라고 한다면, 포니 봉제인형은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없겠네요.

 저도 최대한 많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 Ebay에 경매 올리고, 매우 자주 쓰이는 방법인 마음에 드는 가격까지 올라갈 때까지 경매 취소하고 경매 취소해서 최대한 비싸게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 적어도 퀄리티를 높히기 위한 노력으로 10개 이상의 인형을 만들기 전까지는 경매를 할 생각도 없고 이번이 여섯번째 인형입니다. 그리고 경매로 판매하기 시작해도 포니 게시판에는 경매가보다 낮은 가격을 매겨서 팔 생각이고요. 경매 : 정가 1:1의 비율로요. 그리고 전 경매에 온갖 수를 부려서 최대한 가격을 끌어올릴 생각도 없습니다. 전 그런 경매 조작은 팬 매이드 제품을 만드는 데 좋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전 괜한 자부심 같은 거 가지고 이일 하는 게 아닙니다. 단지 제 정성을 쏟아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은 것 뿐이에요. 다른 봉제인형 제작자들과 같이요.

 물론, 그냥 만들거나 재능 기부로 넘기는 경우도 있겠죠. 하지만 그건 단지 극소수의 일일 뿐이에요. 확대 해석하는 건 결코 좋은 일이 아닙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건 이런 생각인 것 같군요. 터키에서 공업용 대량 생산 카팻보다 별로 나을게 없다고 수공예로 만든 카팻을 말도 안되는 가격에 흥정하는 것 말이죠. 수공예품은 포니 세계를 넘어서도 비싼 가치를 가지고 그건 그만큼의 노력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지금 제가 만드는 수준의 퀄리티를 가진 인형을 직접 만들어 보려고 해보세요. 예상하건데 적어도 10만원 이상은 단순히 실패작들을 만드는데 소모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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