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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토나에 기름 넣다가 했던 실수. ssul
게시물ID : humorbest_5321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상담가
추천 : 20
조회수 : 3767회
댓글수 : 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9/22 20:19:18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9/22 10:01:24
본인은 중대장 레토나운전병임.. 수송부대라 우리 중대 80명 안넘는데 레토나 2-3대(3대 다 우리가 관리하지만 한대는 다른 중대 지원)
한 상병쯤이었나 우리 중대장이 좀 무서웠음, 좀 결과지향이라 과정따윈 상관없었고 능력없는 사람은 무시 ㅇㅇ

본인은 그래도 좀 인정받고있었는데 어느날 사고터짐... 기름 떨어져서 유류병한테 알아서 기름 넌다하고 기름 넣다 주유뚜껑 잠는 걸 깜빡... 

뚜껑 열어서 기름 넣는 동안 차 위에 올려놨는데 정신 놨는지 안잠고 운행...

그날 밤 장마가 내렷음.......ㄷㄷ 나야 안잠근거 모르고 그날 운행 열심히하고 하루 마감했었지...

그 장마 다음날 운전하려고 아침에 시동켜보니 젠장 물들어가서 시동이 안걸림... 뚜껑도 없고.. 급한데로 취사장가서 비닐 장갑빌려서 목장갑씌우고 막았는데.. 불안했음 ㅠㅠ

시동은 졸라게 엑셀밟으니 켜지는데 엔진소리가 덜드더덜드드드덜더르드드 다 주거감.... 좆됐다 미치겠다 하는데 구세주가 나타남..

우리 중대에는 두명의 군무원이있늗데 7급과9급, 김주사님과 이서기님

암튼 두 분이 있는데 7급은 실력 진짜 좋으신데, 9급은 진짜 별로...정비 검사받으면 두 분의 실력이 나옴.. 7급서기분은 차량 엔진이나 이런거 위주인데 9급분은 그냥 겉핡기.. 그래서 정비 귀찮은날엔 그냥 9급분께 차량정비 검사 부탁함

암튼 그 9급 군무원이 나의 구세주.. 우리 부대 앞에는 굴다리가 있는데 물에 잘 잠김, 그래서 자기가 얼마나 잠겼는지 보겠다고 차를 탐.

여기서 지렸는게, 아 차량정비만 몇십년하셨을텐데 차 병신된거 눈치채면 어쩌지.. 했는데 엔진이상한건 눈치챘는데 별 말안함.. 

당시에도 비 억수같이 내렸고 아마 그 소리가 묻혔나.. 암튼 차타고 나갔다오더니 보니까 물 잠긴 곳으로 들어갔다왔음,

페달부근까지 물이 찼던지 운전자석 발판이 물이 고여있었음

그러고 대망의 중대장 출근... 물 잠긴거 또 확인하겠다고 차 탔는데, 이 분이 진짜 차에 대해 민감하고 드라이빙 중시하는 사람이라 단박에 차 이상있는거 알아차리고 나에게 추궁함.. 차 왜이러냐고..

나 후달려서... 머리굴리다가 문뜩 아침일 생각나, 아침에 9급 이서기가 물 잠긴거 확인하려고 타러갔는데, 그 이후부터 이상하다고,물잠긴곳 안까지 들어가서 엔진에 물들어간거 같다고 했더니..

중대장 빡돌음. 근데 앞에서 말했듯이 중대장 능력없는 사람 무진장싫어하고 중대장도 9급 능력없는거 알고 존나 욕함

그걸 왜 자기가 확인하냐고 지가먼데그래면서... 나 좀 뜨끔함....

그래도 좀 다행인건 장교랑 군무원간에 교류도 없었고 서로 불가침의 관계라 싫은소리도 못함.. 사실 이걸 난 알고있었기에 이용한거긴 했음.. 잘못한거 알음..

암튼 그래서 전역때까지 그차랑 파란만장한 세월을 보내야하냐 걱정하다가, 헐 김주사(7급)님이 연료탱크가 보급 신청한지 1년반만에 드디어 왔다고 갈자고 함..

알고보니 내 레토나는 내 사수의 사수가 겨울 빙판에서 커브돌다 전복됐는데, 연료탱크에 빵꾸가 났음.. 공업사가서 다 수리했는데, 연료탱크가 없어서 교체를 못하고 그 김주사님이 목숨걸고 용접기로 연료탱크 땜빵함...(그때 이거 듣고 하늘은 내편이구나 했음)

그래서 연료탱크 갈고 나아지겟지했는데 이미 엔진에 물들어가서 시ㅋ망ㅋ그래도 전보단 나았음.. 난 그사이 부속계한테 연료뚜껑 하나만 달라고 부탁했는데 없어서 옆중대에서 몰래 빌려서 교체..

암튼 이렇게 하느님이 보우하사 나의 실수는 아무도 모르게 넘어감..하지만 시련은 끝나지않음

이 일을 계기로 난 베스트드라이버의 길을 걷기 시작했는데..

운행중... 엔진이 가끔 꺼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가장 식겁했을때가 내리막길가고 있는데 내리막길 끝날시점이 커브였음.. 근데 그 구간에서 딱 시동이 꺼짐..

와 시발... 핸들 안돌아감... 당시 옆 중대장이 타고있는데, 우리 중대장보다연차가 높음.. 아무렇지않은척 있는 힘껏 핸들돌리고 

엑셀 밟으면서 시동킴.. 몇번하니 다시 켜지고... 이게 전역할때 까지 일상이었음.. 시간이 갈수록 시동꺼지는 횟수는 줄어들었지만 한번이라도 걸리면 좆됌

우리 중대장이랑 행보관한테만 안걸리면 됐었는데.. 중대장이랑 행보관 타면 존나 긴장하고 운행해왔음..

그렇게 달달 거리는 레토나와 함께 이 비밀을 간직한채로 무사 전ㅋ역ㅋ 졸라 식겁할때 많았음 고속도로 달릴때도 꺼진적 있고..

연기력만 존나 늘음.. 꺼지면 아무렇지않게 깜빡이 키는 척 시동키고..

사실 부사수한테 차 넘겨줄때 미안했는데.. 이 녀석이 나 전역하고 어리버리하다가 시동꺼진 것과는 상관없이 운전미숙으로 차 들이박았다함

.... 차 앞에 다 날라감.... 또 공업사에서 수리해왔다는데... 이로써 연료뚜껑안잠사 엔진에 물들어가 시동꺼진 일은 완전 범죄..난 아직도 중대에서 일잘하는 행정병의 신화로 남음..(중대장 운전병이랑 교육병 같이해서 행정병으로 취급됐는데, 행정병 사이에선 우리 라인 일 잘한다고 칭찬을 마니 받았음)

P.s 연료뚜껑 잃어버린날 존나게 내가 운행해왔던 흔적따라 뚜껑찾으려했지만 못찾고.. 연료탱크도 갈고 잠잠해질 때에.. 정비고 올라가다 길옆에 있는 연료뚜껑 발견....--

기념으로 챙김. 아직도 내가 갖고있음.. 이걸 보며 그날을 회상함.. 옆중대에서 빌린건 우리중대보급왔을때 갚고, 원체 레토나 연료뚜껑 필요로 하는일없으니 누가 이 기록을 볼일도 없음.. 

어케 마무리하지...... 일과시간에 운행하고 개인정비땐 행정업무하고 야근하고 야간근무서고 그래서 맨날 졸음운전..

간부5명 태우고 운행한적있었는데, 부대 나갈때 기억나고 부대 다시 들어올때만 기억남.. 중간 과정...매우 단편적인 사진으로 기억나서 부대 복귀했을때 속으로 하느님부처님예수님 울부짖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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