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인가 얼굴에 무언가가 오돌토돌 나는데 무슨 짓을 해도 사라지지 않고 그 수를 점점 늘려가는 것이 마치 농작물을 휩쓰는 메뚜기떼 같았습니다.
좁쌀여드름이 왜 이렇게 생명력이 좋은가, 의술의 힘을 빌리자 해서 병원에 갔더니 이건 좁쌀여드름이 아니라고 한네요.
인유두종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랍니다. 긁거나 알갱이 스크럽을 쓰거나 때를 밀면 미세하게 난 상처들을 통해 샤샤샥 번져나간대요. 레이저 시술을 하려고 갯수를 세는데 200개 가까이 카운트하다가 멈추시더군요. 보험적용 안 되어서 비싼데 너무 많다고, 돈 다 받기가 미안할 정도라고... 지금 센 갯수만 해도 100마넌 넘게 나간다고, 그냥 100에 다 없애자고 하더군요. (몇 개에 얼마, 라는 식의 가격 책정이었어요)
화장할 때 너무 떠서 걍 100에 싹 레이저하고 한동안 점순이 생활 끝에 꿀피부가 되었죠..
그런데 이게 문제가 재발 100퍼라는 거예요. 시간 지나면 또 생기고 무의식적으로 긁거나 작은 상처라도 생기면 와 신난다 하며 친구를 만들어요. 돈 100이 작은 생활습관으로 무용지물이 됩니다ㅠㅠ
혹시 저처럼 좁쌀같은데 좁쌀도 아닌 것이 점점 세력확장을 하는 것 같다 싶으면... 병원가세요. 무슨 짓을 해도 안 사라집니다.
참고로 전염됩니다. 바이러스라서... 가족들과 수건 따로 쓰셔야 합니다.. 찜질방 수건 같은 것도 믿지 마세요... 저는 일이 지방 합숙이 많아서 모텔을 숙소로 자주 쓰는데 수건 갖고다닙다. 빨아서 써요... 다른 사람에게 옮길 수도 있고 다른 사람 것이 옮을 수도 있으니까요ㅠ
손바닥과 손가락에 굳은살이 많은데 이 정도의 거칠거칠한 것도 자극이 됩니다. 스크럽 못 쓰고 때도 안 밉니다. 그래도 번식을 잘 하네요 망할 것들이...
그러니 초기에 병원가세요... 인유두종바이러스는 악독한 것입니다. (자궁경부암 유발 바이러스랑은 달라용)
그러니 여러분은 스크럽과 거친 화장솜, 때밀이 타올과 거친 수건을 멀리하고 면역력을 높여서 바이러스와 싸우세요!!
거울을 보니 어느새 오돌토돌 많이도 자라났네요. 저도 못하는 번식을 바이러스가 이렇게 성실하게... 죽여버리고 싶네요...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