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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고향 밤
게시물ID : art_53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87kcal
추천 : 4
조회수 : 34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10/18 20:59:31


고향 밤



방구석에 두 무릎 모다 앉은 채

지적이는 티비를 보는 척하며

아랫목에 누워있는 
할아버지 기침 소리를 듣는다.

언젠가부터
할아버지는 누운 자리에 못 박힌듯 

일어나질 못했다.


웃는 지 우는 지 모를 

얼굴의 할아버지는 꼼짝도 않은 채

헐거운 숨 사이 사이에

가는 기침을 내뱉었다.


힘 없는 기침이 방 안을 떠돌 때마다

윗목에 앉은 아버지와,

부엌에 서성이는 어머니는

조금씩 더 쓸쓸해졌다.


쓸쓸하고 무거운 공기가 답답해 

못 견디고 방 밖으로 나가면

고향 밤 검은 하늘에 빽빽하게 들어찬

별들이 보였다.


은하수 위로 구름이 떠가고

달빛이 조용히 비추는

그 밤 한 가운데 놓여

풀벌레 울고 부엉이 울면 

나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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