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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중에 담배 만들어 피다가 요단강 건널뻔한 썰
게시물ID : military_215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시크게이
추천 : 13
조회수 : 158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5/14 03:27:37

때는 바야흐로 2006년 9월 어느 가을날 본인이 상꺽때의 일이다

 

본인은 훈련을 밥먹듯이 하는 파주의 흰말부대의 그것도 말단대대의 땅깨 기관총 사수였음

 

어느 때처럼 4박5일 훈련은 아무렇지 않게 훗 하고 웃으면 껌씹듯이

 

씹기는 개뿔 하루하루가 고되고 짜증나 뒤질꺼같은 훈련중이었다

 

 

문제는 훈련이 연초가 나오기 얼마전쯤이라 부대가 전체적으로 담배가 없을시기

 

훈련전날 낮잠을 늦게까지 쳐자다가 피엑스에서 담배사수작전을 실패한 본인은

 

이것 2갑으로 5일을 버텨야하는 죽음의 레이스를 시작하게된것이다

 

 

흡연군필은 알것이다 담배 2갑으로 5일을 버티는것은 간당간당 하다는것을

 

그래도 본인은 한갑 한갑반으로 시작하는 짬안되는 후임들보다는 상황이 나은편이었다

 

하루이틀삼일이 지나고 4일째 되는날 레이스를 마치기도 전에 나의 담배는 수명을 다했다

 

본인 스스로 컨트롤 했으면 충분히 이겨낼수 있었을 싸움이었거늘

 

3일째 되는날 본인이 담배필때 말은 못하고 마치 아기사슴처럼 눈만 말똥말똥 커지는

 

후임들을 외면할수가 없어서 생각지도 못하게 일찍 수명을 다해버렸다

 

 

9시간이 넘는 공격 행군을 어렵게 마치고 진지에서의 경계중에 

 

식간차량도 문제가 생겨 보급이 늦어지는 최악의 상황 밥도 물도 담배도 없다

 

이렇게 몇시간이 지나다보니 슬슬 멘탈이 공중분해 되가고 있었다

 

목이 말라 죽을것같다 사람이 물없이 살수없다는걸 또한번 새삼 느껴본다

 

 

근데 중요한건 목마른것보다 담배가 더 땡긴다는것

 

아무것도 없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1순위는 항상 담배가 된다

 

물론 목구멍이 타들어가는 상황에서 담배를 피게되면 식도가 쩍쩍 갈라지는 느낌을 받게 되지만

 

그래도 물을 마시는것보다 담배한대를 피우는것이 더욱 버틸수있는 원동력이 된다

 

참다 참다 못한 본인은 담배를 만들어 펴보기로했다

 

그때는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 미쳐버릴것 같았다

 

 

왼쪽 가슴주머니에 있는 군인수첩을 꺼내 한장을 뜯어서 살짝살짝 부드럽게 비벼주고

 

햇살을 잘받아 아주 바싹마른 낙엽들을 모아서 야삽위에 올려놓고 잘게 부쉈다

 

그리고 휴지 반장정도를 동그랗게 뭉쳐논다

 

만드는건 생각보다 간단했다 수첩위에 낙엽가루를 올려놓고 김밥처럼 말았다

 

수첩이 안풀리게 꽉잡고 양쪽으로 꾹꾹 눌러서 압축시킨후 한쪽끝에 휴지를 끼워넣었다

 

 

존나 한심한 정신병자로 바라보던 후임새끼들이 눈이 휘동그레지며

 

하나둘씩 자신도 한모금 빨수있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됐어 씨바 ㅋㅋㅋㅋㅋ 이제 준비는 끝났어 이제 이걸 말아서 피기만 하면돼

 

잠깐 아주 잠깐이면 된다 많이 들이킬 필요도없어 딱 3초정도만

 

대뇌의 전두엽까지 니코틴 충전을 해주면 난 천국으로 가는거야

 

라고 생각하면서 잔뜩 흥분한 나는 기대에 부풀었다

 

 

...

 

경건한 마음으로 불을 붙이고 살짝 눈을감고 연기를 빨아들이기는 개뿔

 

나의 걸작이 탄다 말그대로 그냥 활활 탄다 담배처럼 조금씩 연소되는게 아니라

 

씨커먼 연기를 내뿜으며 불이 붙은채로 활활 타들어갔다

 

 

아 안대 이게 아닌데

 

이거 빨아도 되는건가 라는 걱정이 들면서도 타들어가는 담배가 아까워서

 

불길이 휴지까지 오기직전 나는 나의 걸작을 입에 물고 있는 힘껏 빨아들였다

 

 

 

 

ㅜㅁ내[ㅇ루매ㅑㄴ에ㅜ래ㅔㅑㄴ움래ㅑㄷ제ㅜ메후네ㅜㅎㄴㅇㄹ[ㄴ아르[ㄴㅇ

 

그 잠깐 사이에 후임들 사이로 검은그림자가 지나가는것 같았다

 

목으로 넘기지도 못했다 목구멍을 넘어가는 순간부터 지옥이 시작되었다

 

본인은 바닥을 뒹굴며 미친듯이 기침을 해댔고 눈물콧물이 마구 쏟아져나왔다

 

화생방으로 치면 cs탄 50개를 터뜨려놓은곳이 들어간 느낌이었을까...

 

 

자취하던 시절 샤워를 끝내고 나오는데 여자 후배들이 쳐들어와서

 

급하게 옷입느라고 아래속옷없이 청바지를 입다가  가운데 다리가 지퍼에 끼었던

 

내인생 최강의 고통을 그날 나의 걸작이 바로 뛰어넘어버렸다

 

 

3분이 넘는 기침끝에 쫄쫄 굶어 속이 비어있는 상태로

 

결국은 위액을 토해내고 기절을 해버렸다

 

 

 

그때는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냥 훈련이 힘들었고 담배가 너무 피고싶었을 뿐인데

 

지금도 군대동기는 그때 일을 이야기하며 나보러 미친놈이라 부른다

 

 

군대에서 고생하시는 수많은 흡연 장병후배님들

 

훈련전에는 담배 부족하지 않게 넉넉히 챙겨가시고

 

정말 피고싶어도 만들어 피는 미친짓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음

 

 

기절해서 의무대에서 쉬느라 행군 재낀건 자랑

 

훈련 완료 못했다고 포상휴가에서 제외된건 안자랑

 

아직도 담배 못끊은것도 안자랑

 

 

마무리가 안되네

 

담배피면 더 a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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