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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해함 주의) 좋아한다고 말도 했지만
게시물ID : gomin_6945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bGxsb
추천 : 1
조회수 : 38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5/14 13:46:07

 

 풀떼기는 그냥 고개를 주저 앉혀버립니다.

 

 나같은 풀떼기도 광합성을 해야 살아갈텐데

 나한테 오는 햇빛은 어쩌다 비추는 반사광뿐.

 

 내게 비추는 햇빛은 일절 없네요.

 나를 바라보는 해님은 어디에 계실까요.

 

 옛날엔 해가 아홉개나 있었다고 하는데

 왜 제 주변에는 하나도 없는걸까요.

 

 사실 하나 가까이 있는 해님이 하나 있어요.

 하지만 그녀는 해바라기만을 찾고있죠.

 

 뿌연 구름과 높기만한 나무들

 이미 너무 많이 만나서 질렸데요.

 그녀만을 바라보고 이해해주는 해바라기가 필요하데요.

 

 해바라기가 아니라서 그런걸까

 나란 풀떼기는 바라보지도 못하고 있네요.

 어쩌다 마주친다 해도

 웃음은 커녕 나를 짐스레 여기네요.

 

 나도 해바라기이고 싶지만

 왜이렇게 내 주변은 짙은 그림자뿐인지.

 나도 해바라기일 수는 없을까요.

 

 이젠 지쳐 사스라져 고개를 숙이고

 풀잎의 끝이 땅을 질질 끌고 다닙니다.

 거기다가 밖에선 이런 저런 구둣발이

 마구 마구 짓밟고는 무심하게 사라져버려요.

 

 아무래도 구둣발에 짓밟혀 풀떡이 된체

 내가 나왔던 흙 속으로 다시 들어가야 되나봅니다.

 그래요. 자라지 못할거 거름이라도 되어야죠.

 

 사라져야만 하는걸까.

 

 흔적도 없이.

 흔적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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