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비리를 제보한 교사에게 수업을 박탈하고 청소와 급식 업무를 시킨 사립고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문제가 된 서울 동구마케팅고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특별감사에 나섰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최근 동구학원, 동구마케팅고, 동구여중 등에 대한 현장감사를 실시했다. 감사의 핵심은 동구마케팅고 국어과 안모(43) 교사에 대한 수업권 박탈 문제로 알려졌다. 안 교사는 2012년 동구학원 내부비리를 공익제보 했다가 보복을 당해왔다. 시교육청은 당시 안 교사의 제보를 근거로 동구학원 특별감사를 벌여 인사ㆍ회계ㆍ시설 등에서 17건의 비위 사실을 적발하고 조중 이사장에 대한 임원승인 취소를 결정했다.

그러자 동구학원은 안 교사를 작년 8월 파면하는 것으로 보복을 시작했다. 교원소청심사위가 파면 취소를 결정하자 동구학원은 일단 복직시킨 뒤 학교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재 파면 조치를 통보했다. 소청심사위가 지난 5월 파면취소를 다시 결정하면서 안 교사에 대한 보복은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동구학원과 동구마케팅고는 파면이 어려워지자 이번에는 교사에게 치명적인 ‘수업권 박탈’ 카드를 꺼냈다. 안 교사에게 수업을 못하게 하고 대신 ‘급식 지도와 청소 점검’만 시켜,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감정파면’을 한 것이다.

행정실장에 대한 면직요구 불이행도 감사대상이다. 행정실장인 이씨는 2011년 불거진 동구학원 비리의 중심 인물로, 학교 시설공사 업체에서 금품을 수수하고 교비를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징역형까지 선고 받았다. 하지만 그는 시교육청의 면직처리 요구에도 불구하고 요직에 복직돼 근무 중이다. 교육청의 징계요구를 거부해도 제재할 수단이 없는 사립학교법의 한계를 악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