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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동화 -1 아흔 아홉 마리의 양떼가 울다.
게시물ID : panic_533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매드헤터
추천 : 5
조회수 : 184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7/23 11:54:36
이것은 제갸 쓴 간단한 동화 같은 소설입니다. 그냥 재미로 읽어 주세요. ㅎㅎ~
 
[잔혹한 동화 1]
아흔 아홉 마리의 양떼가 울다.
 
   아흔 아홉 마리의 양떼가 울었다. 메에 하는 소리에 사람들은 매우 심기가 불편했다. 양들은 서슴없이 울었다. 양들은 하나씩 우는 것도 아니라서 더욱 사람들이 짜증을 내고 있었다. 아흔아홉의 양들은 울었다. 밤이 되면 양들은 매우 시끄러워 지기 시작했다. 아흔아홉의 양들은 거대한 울음을 내질렀다. 목장 주인은 양들의 울음을 신경 끄고 살았다. 양들이 울어도 그는 그저 울음으로만 여겼다.
 
   아흔 아홉 마리의 양들이 울었다. 여우는 그곳으로 찾아왔다. 양들은 아흔 아홉 마리가 된 다는 것을 여우는 알았다. 양들은 울었다. 아흔 아홉 마리의 울음은 시끄러웠지만 사람들은 그저 시끄럽다고만 생각했다. 시끄럽다는 것은 단순히 아흔 아홉 마리의 양들이 울어서였다.
 
   여우는 양고기를 먹을 때 삶는 것을 좋아했다. 아흔 아홉 마리의 양들은 여우가 냄비를 가져 오려고 하기 전에 그의 앞에서 울었다. 여우는 아흔 아홉 마리의 양들 중 한명을 물어뜯었다. 양들은 화들짝 놀랐다. 양들은 여우 주위에서 도망쳤다. 하지만 양들은 구석에서도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아흔 아홉 마리의 양은 아흔 여덟 마리로 줄었지만 울었다. 여우는 결국 냄비를 들고 목장을 찾아왔다. 목장 한 가운데에 화로를 만들었다. 여우는 화로 위에 물을 담은 냄비를 올렸다. 아흔 여덟 마리의 양들은 냄비 주위에서 울었다. 여우는 후추를 두고 온 사실을 알고 아흔 여덟 마리의 양들 중 한 마리의 목을 잡고 뜯었다. 양들은 놀라서 목장 구석으로 도망쳤다.
 
   아흔 일곱 마리가 되어버린 양들은 슬픔을 감추지 않고 울었다. 아흔 아홉이나 아흔 일곱이나 울음소리는 같았다. 사람들은 저 양들의 수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미 아흔 아홉 마리가 아니라 아흔 일곱이었다. 줄여도 똑같은 울음이지만 사람들은 반드시 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창문을 열고 언덕 꼭대기에 있는 양들을 봤다. 내일은 총을, 식칼을, 잔디 깎기를, 혹은 우산을 가지고 아흔 아홉 마리의 양들의 울음을 멈춘다고 지껄였다. 하지만 그들이 알아야 할 것이 있었다. 양들은 아흔 아홉 마리가 아니라 아흔 일곱 마리였다.
 
   아흔 일곱 마리의 양들은 여우가 오기 전까지 울었다. 슬픔을 위해서도였지만, 더 중요한 것은 여우를 쫓기 위해서였다. 이미 여우에게 죽음 양들은 냄비 주변에 피를 흘렸다. 냄새가 고약했다. 양들은 냄새 때문에도 울었다. 역시 아흔 일곱 마리의 양들이 울어도 아흔 아홉 마리가 우는 것과 비슷했다.
 
   후추를 가져온 여우는 피가 흐르는 양의 털을 벗겼다. 자신의 손톱으로 엉켜 붙는 털을 한 움큼 씩 뜯었다. 푸욱 소리가 났지만 양들의 울음 때문에 들리지 않았다. 양들은 아흔 일곱 마리였지만, 우는 것 밖에 할 줄 몰랐다. 여우는 다 벗겨버린 양을 냄비에 넣었다. 후추를 가득 양과 함께 넣었다. 여우는 뚜껑을 닫고 양이 익을 동안 포크와 칼을 가져오려고 자리에 일어섰다. 아흔 일곱의 양들은 자리에 일어선 여우를 향해 울기 시작했다. 여우는 이번에 아흔 일곱 마리의 양들 중 한 마리를 죽이지 않았다. 대신 아흔 일곱 마리의 양들 중 새끼 양 한 마리를 들고 데려가 버렸다. 양들은 이제 아흔 여섯 마리가 되었다.
   아흔 여섯 마리의 양들은 울었다. 새끼를 잃은 슬픔과 지켜주지 못함과 죽음 시체와 여우와 피비린내와 냄비에서 풍겨오는 살 익는 냄새와 후추 냄새와 사람들은 고함 소리에. 아흔 아홉 마리의 양들은 자신들만의 무리를 지어 울었다. 이번엔 양들의 울음이 크게 들리지 않았다.
 
   사람들은 만족했다. 양들의 울음이 크게 들리지 않는 다는 것에. 하지만 자신들의 잠이 아직도 잘 수 없다는 사실에 분노 했다. 반드시 내일이야 말로 저 양떼들을 죽이겠어. 사람들은 중얼거렸다. 그들의 침대 위에서 말이다.
 
   결국 아흔 아홉 마리의 양떼가 한 마리의 양만이 목장을 지키고 있자 사람들은 급하게 언덕으로 올라갔다. 한 마리의 양은 울었다. 하지만 아흔 아홉 마리의 양들이 울었을 때보다 시끄럽지도 않았다. 아예 들리지도 않을 목소리였다. 아흔 아홉의 양떼 중 살아남은 한 마리의 양을 아흔 여덟 마리의 양떼가 죽은 슬픔과 여우와 피비린내와 짓밟혀진 잔디와 아직도 불이 남아 있는 화로와 분노로 울었지만 들리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일어나 마지막 남은 양을 위해 잔디깎기와 우산과 칼과 총과 만년필과 양피지로 엮은 책과 전자레인지와 청소기를 들고 나왔다.
   누가 콘센트를 가지고 나왔나?
  그들은 누가 가져올지를 상의했다. 그렇게 상의해서 나온 결정은 집에 들어와 안 쓰던 콘센트를 목장에서 빌리자는 것이었다. 그들은 옳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언덕으로 올라갔다. 여우 또한 바닥이 타버린 냄비를 두 손으로 잡고 올라갔다.
 
   양은 울었다. 아흔 아홉 마리의 양떼들 중 살아남은 한명의 양은 사람들 뒤로 숨었다. 잔디 깎기를 가지고 온 사람이 목장으로 들어가고 나머지는 여우 앞에 서 있었다. 여우는 냄비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목장에도 안 쓰는 콘센트가 없답니다.
그들은 어휴 하면서 전자레인지와 청소기를 내려놓았다. 여우는 웃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마지막 남은 양에게서 비키지 않을 것 같았다. 여우는 머리를 긁적였다. 사람들은 여우의 행동 하나에도 주시했다. 여우는 다시 언덕으로 내려갔다. 돈을 가져오기 위해서였다.
 
   여우는 산에서 주운 은 조각 몇 개와 지폐를 건넸다. 사람들은 지폐를 세보더니 바로 길을 내주었다. 여우는 여유롭게 마지막 남은 양의 털을 벗겼다. 화로에 냄비를 올리고 통후추를 안에 넣었다. 물이 뜨겁게 끓여질 동안 여우는 포크를 가져오려 자리에서 일어섰다. 마을 사람들도 여우와 반대편으로 언덕을 내려갔다.
 
   더 이상 아흔 아홉 마리의 양떼들은 울지 않았다. 피비린내와 여우와 슬픔과 분노와 화로에 올려둔 냄비에 울지 않았다.
 
그날 밤 여우는 여우의 사촌과 조카와 고모와 할머니를 데리고 마을로 내려왔다. 그렇게 아흔 아홉 명의 사람들은 안심하고 모두 잠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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