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은 부모님 싸우는 적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화목하고 먹고 사는 것도 그럭저럭 중산층은 됩니다.

저 스스로도 이 취업하기 힘들단 세상에 졸업만 하면 취업이 거의 보장되는 대학을 다닙니다.

그 대학 덕분에 과외도 쉽게 구해서 남들보다 수 배나 쉬이 돈을 벌지만 돈이 떨어지는 순간 곧 있으면 돈이 들어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머리 속엔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회만 있으면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쁘면 기쁨이 사라지기 전에 죽어버리고 싶고 현재가 만족스러우면 그 만족이 영원하지 않을 것 같아 죽고 싶습니다.

화창한 날의 길을 걷다가도 들고 맛있는 음식을 먹다가도 문득, 죽어버릴까 라는 생각이 저를 괴롭힙니다.

조금만 어려운 일이 있으면 죽고 싶은 생각은 자꾸만 커져 가고 인생 모든 게 허무하고 가치 없게 느껴집니다.

가족들이 절 사랑한다는 것을 알지만 제 가슴은 전혀 감사하지도, 기쁘지도 않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아버지와, 어머니와 포옹을 하며 입으로는 사랑한다고 하지만 가슴은 휑하니 뚫린 상태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려 해도 부모님은 그저 가슴만 아파 하거나 의지가 부족하다는 뻔한 말만 하실테고

친구에게 털어놓으려니 머리 속에 떠오르는 친구는 한 명도 없네요...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싫은데, 그 생각은 자꾸만 그냥 잡생각처럼 슬그머니 떠올라 지워지지가 않습니다.

살아야 한다는 건 아는데, 죽고 싶습니다.

이러다가 진짜 죽어버리는 게 아닌가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