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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병 이야기2 (사단장 및 대대장들 홀로 쌩깐 썰)
게시물ID : humorbest_5336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긴급대피소
추천 : 18
조회수 : 2954회
댓글수 : 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9/25 02:37:51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9/24 22:37:23

사실 저번에 문득 생각난 글로 많은 분들이 댓글과 추천 주시기에 나의 이야기도 재미나게 봐주시는가 보구나 해서 한편 더 써보겠습니다.


음슴체가 편하므로 그냥 음슴.




위병 이갸기라고 제목을 적었지만 사실 이번 에피소드는 위병과는 약간 다른 이야기 임.


나는 사단 본부 위병으로 기수단 일도 겸직하고 있었음.


따라서 행사를 뛰게 되었는데 본부대장의 욕심+ 군악대장의 요구들로 인하여 전문 의장대 만큼은 아니더라도 꽤 많은 행사를 다니게 했음. 행사 목록은 가장 기본적이었던게 훈련병 퇴소식이었고 (요건 5주에 3번 고정) 사단 직할 대대장 이취임식, 사단장 이취임식, 가끔 너무나 간절히 원하면서도 힘이쎈 대대의 중대장 이취임식.. 군단 애들이 못가는 사단 및 대대장 이취임식 , 사단 내 결혼식, 장례식, 각종 육본 행사서 사단대표로 착출, 서울 지역내 대학 ROTC 단장 이취임식 (아 맞다 요거 암? 좀 유명대학하고 아닌대학하고 같은 ROTC단장인데 계급이 다름 ㄷㄷ) , 가끔 경기 인천 지역내 ROTC단장 이취임식등등 그냥 지금 쓰면서 막 떠오르는 행사들만 적었음.. 말만 기수단이지 호의랑 기수 딱 맞추고 예식용 칼(혹시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비싼거 30만원 싼거 15만원임)도 들어본 미니멈한 군 의장단 행세하고 다녔음. 




앞서 위병소이야기에서 말했다 시피 본인의 근무지는 드나드는 사람이 많은 만큼 주간에는 최소 6명+ 인원이 근무를 서게 되있음 근데 우리는 위병만 전문적으로 하던 경비'소대' 였고 행사를 나가게 되면 필연적으로 남은사람은 꽤 힘든 근무를 서게 되는데 이건 본부대에 있는 모든 잡다한 작업은 다 경비소대가 맡아서 하기때문이었음. (사령부 처부에서 일하는 참모 병사들은 왠만하면 작업 안함. 왜? 간부들이 자기 아래에 몇 있지도 않는데 보내려고 하지도 않을 뿐더러 병사들도 작업 하는거 누가 좋아하겠음? 그러므로 부려먹기 쉬운 경비들이 하게 됨)



행사가 있는 날이면 행사인원(보통5명) +근무인원 + 근무 복귀 인원 +근무 대기 인원 + 놀고 있는 말년 1~2명 빼면은 작업은 참 하기가 쉽지 않음. 그렇기 때문에 근무 짜는 선임병이 행사를 뛰는 사람이 아니다 싶으면 (우리는 180이하면 행사 못뛰었음.. 본래 총 드는 호위가 183,184 깃발드는 병사의 경우 187, 188이어야 한다고 행사 뛸때 들었음. 전문 의장대가 아니라 이 말이 정확한지 아닌지는 모름) 작업 인원적음+ 자기 근무 빡센게 짜증나서 짬 안되는 일이등병들은 근무복귀후 행사 바로 나가게 했음.



본 사건은 본인이 짬 안되고 근무복귀 후 바로 행사가 있을 때 벌어진 일임.



사실 근무나 행사나 적응되면 힘이 적게 든다고 하더라도 짬 안될때는 아무래도 너무 피곤함.. 일단 총 메고 1시간 반동안 서있음은 물론이고 근무에 대한 암기 (사단내 10개의 직할대및 대대 소령급 이상의 출입번호와 중령이상의 차번호.. 그 땐 죽을것 같아서 단기간에 외운듯) 와 함께 주변경계를 철저히 해야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피곤했고 행사 할때는 역시 짬안될 때 깃발을 드는데 태극기 드는날 바람 많이 불면 정말 끔찍함.. 본 행사 및 마지막 예행 연습할때 깃발을 드는데 x반도에 꼽는다해도 바람 불면 진짜 이 악물고 온 힘을 계속해서 주고 딱 버텨야 함. 태극기니까 막 흔들리면 ^^!!!! 아주 주옥 됨)




여튼 사단장 주관하에 하는 훈령병 퇴소식 날이었음 . 사단장 스케쥴 따라서 훈련병 퇴소식에 나올때도 있고 안나올때도 있는데 우리 사단이 좀 에이스 사단이라 (사령부가서 역대 사단장들 보니 진급확률 대박높았음.. 별 네개 진급자도 꽤 되고..) 사단장이 많이 바쁜데 그 날은 사단장 참여하에 하는 퇴소식이었음.



그날 x 같은 선임이 내 근무를 행사 시작 30분전에 끝나게 넣어 놨었음.  불안 불안한 마음은 있었지만 (나 말고 같이 행사 나가는 선임들도)    인원이 정말 부족하긴 했어서 그냥 행사 막내인 내가 근무를 그렇게 나가게 된 거임..



오늘 참 피곤하겠구나.." 싶은 마음으로 근무를 서고 있는데 어렴풋이 훈령병퇴소식 연습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임.. 



'잠깐 소리가 들린다고???!!!!!!!!!!!!!!!!' 



 행사 연습은 보통 본 행사30분 전에 하는데 그럼 내가 막사에 가있어야 하고 근데 그 소리가 근무중에 들린거임!!!



근무시간이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나도 뒤 타임 근무자들이 등장을 안해버렸던 거임... 슬슬 시간이 지나자 함께 근무서는 사람들도 처음에는 불쾌해 했다가 점차 당혹해 했음.. 왜냐면 내가 행사나가는걸 알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짬 안되니까 태극기 드는걸 알고 있기 때문에!!



태극기가 없는 군행사란 말도 안되는 일임.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준비해야 하는거고 없으면 있을때까지 행사가 미뤄져야 되는 거..

잘못하면 이등병이 늦게와서 사단장이 행사 기다리게 생기게 된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15분이 지나자 헐레벌떡 뒷 근무자가 왔음.  무슨 이유가 있었겠지만 이유 따위 들을 시간이 없었음.. 조금만 늦으면 사단장이 기다리니깐!!!  본래는 제식 맞추서 딱 딱 걸음폭 맞춰 걷고 맞추지 않으면 엄청난 갈굼을 먹지만 그때는 이런저런거 아무도 안따지고 진짜 거의 뛰듯이 걸었음 . (아무리 급해도 뛰면 안됨 ㅜㅜ)


복귀 하는 와중에 참모장이 마이크로 "기수단 왜 태극기가 없나 " 하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고 진짜 근무 복귀조는 아마 경보 국가대표 뺨 칠정도로 엄청난 속도로 걸어서 부대 복귀를 했음



 총기 반납하고 뭐하고 본래 막내가 잡다한일을 해야했으나 당연히 그 상황에서는 날 시키는 사람은 없었고 난 정말 그 때 미친듯이 막사로 올라왔음..



시간을 힐끔 보니 행사 시작 10분전 ㅋ 



행사를 나갈라면 복장을 깨끗이 하고 전용 장신구 같은게 있어서 그런걸 해야함.  (뭐 복장은 님들이 생각하는 거랑 아마 비슷할거임. 다들 퇴소식때라도 한번씩 봤을거고 뭐 티비에서라도 봤을테니)



행사 다니는 막내였기 때문에 당연히 내 복장과 기타 준비물들을 챙겨놓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나는 욕쳐 먹을 각오를 하고 고참이 늦게 올라오기를 빌며 소대 실세 이상급만 되면 한다는 소대내에서 전투화 닦기등을 통하여 정말 말도 안되는 속도인 5분만에 모든 준비를 끝냈음.. (그때의 절박함은 수능보는날 도시락을 안가져가서 아는 사람이 있기를 바라는 정도의 것이었음 .. 본인 실화 ㅜㅜ) 



눈도 그렇게 좋지 않아 본래 렌즈를 끼지만 행사시작 5분전에 렌즈 끼려는 미친 생각은 차마 하지못하고 그대로 달려 나갔음. 눈이 실제로 잘 안보이기도 했지만 정말 눈이 뵈는거 없이 본래 정해진 길 말고 지름길로 난 태극기를 들고 달려... 가지는 못하고 제식에 맞춰서 빠른 걸음으로 갔음.. 



행사할때는 시계를 차지 않지만 대충 2,3분 남았음을 걷는 속도와 거리를 통해서 알 수있었고 드디어 행사장이 대충 눈에 보이기 시작했음.




그런데!!!



그 드넓은 잔디밭에 가기직전 한 무리에 군인들이 모여있었던 거임..



본래는 가서는 않는 길이기도 했고  사람들도 잘 다니지 않는 길이라 의아한 마음을 품었지만 다급해서 빠르게 지나치던 도중



호기심이 들어 근처에서 째리는 눈으로 모자를 봣는데!!!!!!



으앜 !!!!!!!!!!!!!!!!!!!!!!!!!!!!!!!!!!!!!!!!!!!!!!!!!!!!!!!!!!!!!!!!!! x100




찬란한 별 두개가 딱!  주변에는 죄다 말똥들이 두세개씩 딱!!! 딱!!!     영관급 대충 2~30명 무리 + 사단장인거였던거!!!



근데 그거를 가서는 안되는 길로 가면서 눈이 안보였기 때문에 째리는 눈으로 처다보면서 간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등병이 별 두개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속으로 진짜 별 생각을 다 했음


"아 지금이라도 정해진 길을 가야 하나?"

"경례를 어떻게 해야 하지?

"걸려서 내리 갈굼 받으면 난 x 됬다..."

"ㅅㅂ 군생활 대박 꼬였네 ㅜㅜㅜㅜㅜㅜ"

"ㅈㅅ이 편하겠지? ㅠㅠㅠㅠ"



하지만 어찌되었건 간에 태극기보다 높은거는 있을 수 없는 일임. 

태극기를 가지고 있는 내가 경례를 한다면 태극기가 사단장에게 경례를 하는것이기에 말이 안되며 실제로 행사 때도 모든 깃발은 내려도 태극기는 행사 시작부터 끝까지 내리질 않음.. 되려 태극기가 지나가는걸 보면 경례를 해야 함..



따라서 난 그냥 당당한 발걸음으로 그 영관 및 사단장 무리 근처를 홀로 지나쳐 걸었으며 그들도 지나가기 쉽게 비켜줬었음 ㅋㅋㅋㅋ

하지만 역시 당황했는지 경례 따위 하는사람은 아무도 없었음 (아마 했으면 난 더 심장이 쫄렸겠지)  어쨋든 시간에 정말 딱 맞춰 행사장에 도착을 했고 그날 행사는 무사히 마감 되었음..


지름길은 행사장에 있던 선임이 볼수 없는 각도 까지 딱 해서 오히려 나중에 시간내에 온걸로 칭찬도 받고..



하지만 칭찬 받는 와중에 본인은 마냥 즐거워 할 수 없었음..


언제라도 사단장이 가볍게 한마디 하면 난 !!!! 정말 생각도 하기 싫었기 때문임..





그렇게 쫄깃한 마음을 가진채 1주일..  아무 일도 없자 난 점차 안심하고 있었음.. "그래 사단장이 뭐 할일이 없어서 병사 갈구려고 한마디 하겠냐" 싶은 마음이 점차 자리 잡고 좀 편하게 생각해도 되겠다 했었음.





그런데!!!   1주일 후 사령부에서 연락이 온 거임!!











60초 후에 계속 됩니다.










라는 슈퍼스타 k4 문구 다들 질리시죠? 나도 싫음 ㅜㅜ





여튼 1주일 후 사령부에서 연락이 왔는데



'태극기및 복장이 너무 더러운것 같으니 사진찍어 보내고 교체를 요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나가는  나를 사단장은 유심하게 봤었던 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고 받은 소대장이나 함께 행사를 나갔던 선임들도 설마 이등병이 행사복을 입고 사단장 바로 옆을 지나갔을거란 생각을 하진 못했고

실제로 오랜기간 사용하고 두꺼웠던 태극기는 때가 많이 타고 어떤부분은 헤졌었기 때문에 별 의심없이 태극기 사진을 찍어 사령부에 보내고 예산을 받게 되었고 태극기는 추후에 내가 나가서 휴가기간에 용사의집에 가 크기는 같고 얇은 걸로 하나 구매 신청했음. 근데 그렇게 지나는 동안 태극기는 안들어도 되게 됬다는게 함정.



그리고 한달 뒤 행사하는 기수단 고생한다고 사령부에서 휴가증이 나왔음. 

본인은 마냥 급하고 쫄리는 마음으로만 걸었지만 사단장이 보기에는 복장도 좀 더럽고 헤진 태극기를 들고 바쁘게 걷는 모습을 보자니 좀 짠했었나 봄.. 그래서 2달 뒤쯤 휴가를 나가게 되었음 ^^




썰이 좀 서둘러 끝내긴 한것 같은데.. 은근히 쓰는데 시간을 많이 잡아 먹네요.. 사실 월요일이라 좀 피곤해서 그럼 ㅜㅜ  어제 댓글달고 추천도 준 분들이 고마워서 쓰긴 했지만 피곤하긴 하네요!


행사덕에 부대 밖도 자주 나갔고 소대 분위기도 저번글에서 말했지만 사실 좋지 않아 온갖 궂은 교육 및 파견 (꿀빠는거 말고 남들 안가려는걸로) 도 그냥 자청해서 많이 나가서 여러 에피소드가 있는데 막 떠오르긴 하네요 ㅋㅋ


저번에 말한 에피소드 말고도 연예인 모군의 에피소드라던지 (근데 연예인은 실제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사람이니 이렇게 글로 적으면 문제 되겠죠??) 행사 나갔을때의 재밌는 썰들이 생각나는데 그건 나중에 또 정리해봐야겠네요.


그럼 좋은 밤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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