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팅유저였지만 오유에 이런 저런 애착을 가지게 된 사람입니다. 말을 논리적으로 잘 할 수 있을지 떨리지만 그냥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케이미니 사건이 처음 터졌을 때 이 사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적절했었다고 느꼈습니다. 욕을 먹어도 당연한 상황이었지만 대부분 댓글러들은 점잖게 오유를 떠나고 명확하게 개개인에게 사과를 하라 는 정도에서 그치고 네임드 유저에 대한 맹목적인 애정에 대해 반성하기도 하는 등 눈살 찌푸릴 만한 일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점점 많은 과거의 피해자들이 증언글을 올림에 따라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슬슬 가해자를 벗어나 피해자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사람들이 나타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똑같은 것끼리 만나서 잘 논다는 식의 악의적인 말은 자신의 상처를 공개한 사람뿐 아니라 숨어있는, 그리고 다른 성적인 사건 피해자들에게도 비수가 될 것입니다. 성적인 사건의 피해자들을 개인적인 미숙함으로 비난하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 흔히들 성폭행 피해자를 주눅들게 하는 악습이자 편견이 아닌가요. 고대 사건 가해자들이 돌렸던 설문지에 피해자가 문란했기에 그런 일을 당해도 싸다는 대답을 할 사람들이 오유에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사건에서 케이미니 개인을 비난하는 말 외에는 어떤 비난도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남성 여성을 떠나서 가해자이자 나쁜 인간은 케이미니입니다.. 케이미니가 여자였고 정모에서 남자들에게 꽃뱀 역할을 했다면 어땠을까 상상해보면 가뜩이나 마초적인 이 싸이트에서 얼마나 여성에 대한 맹목적인 증오가 팽창했을지 그래서 케이미니가 남자인게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쓸데없는 생각일수도 있지만 아마 정말 케이미니가 여자였다면 개인에 대한 악성 댓글로 끝이 났을지 잘 모르겠네요.
개인적으로 오유에 악플을 달아본 적이 없는 사람으로써 세상에는 얼마든지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름이 윤리적인 기준을 넘지 않는다면 얼마나 다른 생각이던지간에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케이미니가 여자였을 경우를 상상했다고 해서 피해의식있는 거 아니냐는 말은 미리 듣고 싶지 않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오유는 자체정화기능이 있기에 발전하는 사이트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