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공 - 1
<XX컨트리클럽, 민성이 골프경기를 마치고 나왔다. 민성이 마친 경기는 세계적으로 꽤나 유명한 대회로서, 전 세계 각지에서 실력이 자자한 선수들이 모이는 경기이다. 선수들의 평균 연령 대략 36세... 그중 민성은 26살의 나이로 최연소자이다. 그러나 수많은 연륜있는 선수들의 사이에서 뒤지지않고 3등을 거머쥐고 나오는 길이다.>
-짝짝짝짝짝짝짝짝!!!-
<intro...>
<선글라스에 가려져 있지만, 잔뜩 일그러진 미간이 민성의 기분을 짐작케 해준다. 민성은 골프클럽을 차 뒷자석에 대충 던져놓고, 서둘러 차에 올랐다.>
민성) 후... 귀찮다, 귀찮아... 경기를 하고나면 너무 피곤하다구. 쉴 시간은 줘야할 거 아냐...
기부니 뭐니 하는건 좀 쉬고나서 하자구.
지희) 너 표정관리 되게 잘한다..? 누나한테도 좀 가르쳐주라. 어떻게 그렇게 태연스레 연기를 해? 신기하네에...
민성) ... 나 지금 무지 피곤하거든? 공항 도착하거든 깨워.
지희) 네, 네~ 그러문요. 피곤하시겠지. 어련하시겠어요~
민성) ...... 그만해. 피곤하니깐.
<지희는 민성의 선수캐디이다. 민성이 선수를 준비하던중 만난게 인연이 되어 현재까지 함께 다니게 되었다.
민성을 태운 차는 공항으로 향하고, 민성은 슬슬 잠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민성) 쿨.........
???) .........@#$%^...
민성) ... 으음......?
???) ...@#$%^......!
민성) ...응??
???) 일어나라고, 임마!!!
민성) !?!?!?
... 여기가 어디야??? 벌써 도착했어?
<민성이 주변을 두리번거리자 지희는 온데간데 없고 왠 꼬마아이가 검은 두루마기와 삿갓을 쓰고 민성을 째려보고 있었다.>
꼬마) 거 참, 되게 정신 못차리네. 너! 이름이 박민성, 맞냐?
민성) ... 아 예 제가 박민성입니다만, 그쪽 어르신은 누구신지? 라고 할줄알았냐? 어디서 배워먹은 말버릇이냐?
꼬마) 질문이 많군. 하나씩 대답해주지. 하나, 난 저승사자다. 둘, 당연히 안그럴거라고 생각했다. 세번째는 궂이 설명할 필요 없겠지?
민성) 저승사자라서 나이가 많으니 말버릇이라고 할것도 없다는 얘길 하려는거냐?
꼬마) 뭐... 니가 못믿는것도 무리는 아니지.
민성) ... 너 상당히 타인의 말을 잘 돌려막는구나?
<꼬마는 민성의 말을 무시하고는 (민성의 표정은 썩어들어갔다.) 품속에서 자신의 몸통만한 책을 꺼내고는 재빠르게 넘기기 시작했다. 이내 한곳에서 넘기는것을 멈추고는, 민성을 빤히 쳐다보기 시작했다.>
민성) 뭐, 뭐야... 왜갑자기 쳐다보냐? 설마 넌 이미 죽었다, 그런얘길 할 셈은 아니겠지?
꼬마) 흠... 반은 맞았어. 지금 죽은건 아니거든. 하지만 곧 죽을거야. 일주일 뒤에.
민성) ... 설마 그 얘길 나보고 믿으란건 아니겠지?
꼬마) 믿기 싫어도 믿게 될거야. 일어나면 알게 되겠지. 그 소...ㅂ.....%$#@........
민성) 뭐라고? 잘 안들려!! 뭐라고하는거야!!
민성) ...뭐라....고...하...
지희) 얘는 무슨꿈을 꾸는데 깨워도 안일어나! 박민성, 일어나!!
-짝!-
<민성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지희에게 맞은 엉덩이를 문지르며 몸을 일으켰다.>
민성) 아... 공항... 도착했구나... 금방 그건 꿈인가..?
지희) 꿈? 무슨꿈?
민성) 아.. 아냐... 그냥 개꿈꾼거같아. 신경쓰지마.
지희) 얘가 실없는소리하네... 누나 팔아프니깐 클럽 들어주던지, 빨리 비행기로 올라가던지 둘중에 골라서 햇!
민성) ... 3개월 일찍 태어난걸로 되게 유세떠네. 그리고 클럽 얼마나 무겁다고? 너 팔힘 나보다 세잖아.
지희) 그래, 그 팔힘으로 오랜만에 맞아보자.
<지희가 클럽을 휘두르자 민성은 잽싸게 피하고 비행기로 뛰어갔다. 뛰어가는 민성의 주먹쥔 손가락 사이로 보이는 손바닥엔 그전까진 보이지 않던 글씨가 쓰여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