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처음으로 글을 남깁니다.
아무래도 제가 너무 이상한 것 같아서요.
전효성의 발언에 대해서 저 개인적으로는 크게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 발언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몰아세우는 네티즌이 더 문제가 되는 것이고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은 해왔습니다.
하지만 오유분들이 여러가지 그 사안을 대하는 태도를 보고
'일베' 라는 커뮤니티에게 얼마나 혐오감과 모멸감을 가지고 있는지 느꼈습니다.
그러던찰나에
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109949&s_no=109949&page=1
너무 나가는 듯한 오유분의 글을 보게 되었고,
지금껏 생각해온 논지를 펼쳤지만 블라먹었네요.
오유분들께 묻고싶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윤창중, 남양유업, 티아라 등 어떤 한 대상에 대해 악으로 규정하고
그 악에게 함께 짱돌을 던지면서 자신은 선이라는 위안을 얻어온 것이 아닌가요?
저는 필력도 안좋고
괜히 씨부리면 오유분들 기분만 상하게 해드릴것 같아서
진교수님이 링크한 좋은 글을 첨부해드립니다.
뒤섞여있는 제 생각과 비슷한 점이 많아서요.
전문입니다.
며칠전 시크릿의 맴버 전효성은 라디오 방송 중 민주화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리고 지금 까이고 있다. 해명은 늘 그렇듯이 '그런 의미인지 몰랐다'지만, 사용된 맥락 상 민주화를 부정적인 의미, 이른바 일베적인 의미로 사용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나는 전효성이 문제가 아니라 결과라는 진중권의 트윗에 동감한다. 또한 나는 일베 또한 문제의 원인보다는 증상이라고 생각한다. 일베는 사회적 병폐다. 물론 증상이라고 하더라도 치유해야 하는 건 사실이지만 원인을 찾아내고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 현상은 계속 반복될 것이다. 또한 치유가 단순히 뜯어내서 쓰레기통에 버리기가 되어서는 안된다.
일베는 혐오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커뮤니티다. 자신과 다름에 대한 혐오를 보이는 것이 일베다. 남초 커뮤니티니까 여성에 대해 혐오한다. 정치적 성향이 진보가 아니니까 진보를 혐오한다. 혐오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거기에 지성이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다면, 그들은 행동하는 지성이다. 우리와 다른 이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혐오와 그 혐오를 발산하기 위한 계획, 그리고 마지막으로 계획의 실행과 인증이 존재한다.
혐오는 지극히 인간적인 감정이다. 혐오를 완벽하게 제거하는건 불가능하다 생각한다. 나 또한 혐오하는게 있다. 하지만 혐오를 혐오에서 그치지 않으면 문제가 된다. '내가 너를 혐오하니 너는 나에게 당하는 것이 마땅하다'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세상에 당하는 것이 마땅한 사람은 없다. 일베는 그래서 위험하다. 누구를 혐오하고 싫어 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이 그 혐오의 대상자가 당해도 싼 이유는 되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일베에 반대한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지금의 사태에서 가장 일베스럽게 행동하는 것이 바로 전효성을 비난하는 네티즌들이다. 머리에 든 것 없는 골빈년 같은 명백한 여성 비하. 영원히 이 사회에서 살지 못하게 매장해야 한다는 우리와 다름에 대한 혐오를 보인다. 부정적인 의미로 민주화라는 단어를 쓰지 말라고 하지만, 지금 우리가 가하고 있는 건 일베가 쓰는 민주화의 뜻 그대로가 아닌가. 민주화라는 단어를 썻다고 전효성을 민주화하지 마라.
우리는 혐오와 파시즘이라는 괴물과 싸워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괴물이 되어야 하는가? 그대가 심연을 들여다보려고 할 때, 심연 또한 그대를 들여다 보고 있다는 니체의 말을 상기하자.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싸울 수 있을 것이다. 괴물과 싸우기 위해 괴물이 된다면, 그것은 처치해야 할 또 다른 괴물을 만드는 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나는 글을 쓰고 이런 사건들을 정리하는 데에 재능이 있다고 믿기에, 이런식으로 기여를 하고자 한다. 이 글을 읽고 당신이 괴물과 싸우면서도 괴물이 되지 않는, 그리고 나도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주었으면 한다. 나는 그 방법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다.
오유분들.
괴물이 되지 맙시다.
또다른 일베가 되지 맙시다.
감사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