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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송기용특파원][시진핑 주석 정상회담서 광복70주년 기념식 공동개최 제안, 뒤늦게 알려져]
방한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내년에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및 한반도 광복 70주년 기념식을 공동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시 주석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내년은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이자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및 한반도 광복 70주년 인 만큼 양국이 기념행사를 거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4일 공식 발표했다.
시 주석의 제안은 중국과 한국 정부가 일본 우경화 및 역사왜곡 문제에 대해 그동안 보여 온 느슨한 형태의 공조에서 벗어나 반일 공동전선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이와 관련, 시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도 같은 내용을 제안해 내년에 러시아와 함께 '반파시스트 전쟁 및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식 거행키로 했다.
그러나 시 주석의 기념식 공동개최 제안은 한·중 정상회담 직후 채택된 공동성명은 물론 정상 기자회견에서도 언급되지 않았다. 아울러 예상과 달리 일본의 과거사 왜곡 등에 대한 양국 간 공동대응 방안도 성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박 대통령과 시 주석 정상회담에서 일본 역사 인식에 대한 문제가 논의됐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발언이 오갔는지 확인이 안 된다"고 말했다.
결국 중국이 정상회담 하루 뒤에 뒤늦게 외교부 발표를 통해 반일전선 구축 제안 사실을 공개했지만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한 확인을 외면하는 모양새다. 청와대가 일본에 대한 한중 공조 논의 내용을 공개하는 것에 이처럼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한미일 3각 공조체제 균열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 외교부 발표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정치안보 △경제무역 △인문교류 △지역·국제문제를 양국이 중점적으로 노력해야 할 4대 분야로 꼽았다. 특히 지역·국제문제 협력 심화와 관련, 시 주석은 기념식 공동 개최 외에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건립에 대한 한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아시아 개발도상국 지원을 표방하며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AIIB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등 20여 개국이 참여해, 자본금 1000억 달러 규모로 출범할 예정이다. AIIB는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등 미국, 일본에 맞서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한국의 참여에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실제로 미국 정부가 한국에 AIIB 참여 보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FTAAP 역시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겨냥한 것이어서 한국 정부가 참여 여부를 놓고 장고를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