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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공 - 3
게시물ID : readers_73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릴란테
추천 : 0
조회수 : 30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5/16 12:26:19

골프공 - 3


<인천공항>


<잠이 덜 깬 눈으로 민성은 공항 출구로 나갔다. 출구에는 다른 사람들을 기다리는 인파와 민성의 팬들, 그리고 스포츠뉴스나 신문의 기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공항에서 기다리던 경호원들이 사람들을 가로막고 있었지만, 몰려드는 사람들을 버티기엔 힘겨워보였다. 경호원들을 편하게 해 주려면 내가 빨리 나가야겠군, 민성은 생각했다. 그때, 경호원들을 뚫고 어떤 여자가 민성을 향해 달려들었다. 민성의 곁에서 엄호하던 경호원과 지희가 서둘러 막아섰지만, 기어코 그 여자는 민성에게 소리쳤다.>


여자) 지원받지 못해 굶고있는 아이들을 도와주세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경호원) 아, 죄송합니다. 잠시 방심한 틈에... 괜찮으십니까?


지희) 아, 괜찮아요. 하마터면 못막을 뻔했네. 그나저나 기부라니, 저렇게 무모하게 할 만큼 급한걸까...


민성) ... 일단은 여기서 빨리 나가자. 나 어지러워.


<민성과 지희는 공항을 나오자마자 준비된 차량에 올라탄 뒤 재빨리 출발해버렸다. 민성은 사람이 많은걸 극도로 싫어했다. 어릴적의 트라우마라고는 했지만 오랜시간 함께 다닌 지희조차도 정확한 사연을 들은적이 없었다.>


지희) 민성아, 괜찮아? 어지러운건 좀 나아?


민성) 아, 괜찮아졌어. 고마워. 


지희) 그래, 다행이다... 사실 난 아직도 놀란게 안멈춰져서... 아까 그 여자분이 갑자기 달려들땐 테러라도 하는줄 알았다니깐!


민성) 내가 뭐 대단한 인물이라고 테러까지나...


<민성은 문득 어차피 일주일 뒤에 죽는다면 기부를 하는것도 나쁘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꼬마) 어이구, 죽을때가 다 되니깐 별생각을 하시는구만. 평생 살면서 그런생각 안하던 녀석이? 


민성) (쳇, 조용히해. 애초에 네녀석이 그런소리만 안했더라도 이러지 않았을거야.)


꼬마) 그러세요? 뭐 그렇다고 쳐주지. 근데 왜 평소엔 기부같은걸 안한거냐? 대충 조사해보니, 네놈 지금껏 살면서 기부나 봉사활동같은걸 한적이 없더구만?


민성) (그야... 내가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으니깐. 나 말고 다른사람들도 많잖아?)


꼬마) 쳇, 생각이 글러먹은 녀석이군. 죽기 일주일 전인데도 그런 생각을 하다니.


민성) (뭐, 26년간 이렇게 살아왔는데 그게 하루만에 바뀌겠냐. 좋아! 일단은 봉사활동이다.)


민성) 지희야, 봉사활동같은거 하려면 어디로 가야하지??


지희) 응?? 갑자기 왠 봉사활동? 사랑의집 같은곳이면 되지 않을까..?


민성) 사랑의집이라... 기사님! 주변에 가까운 사랑의집으로 가주세요!!


운전기사) 사랑의집이요? 주변에 있긴 한데... 정말 갈까요??


지희) 너 무슨소리 하는거야!? 평소엔 그런소리 안하던애가 뜬금없이... 집에도 안들러? 피곤하다면서?


민성) 집에는 끝나고 가면 되는거고. 빨리하고 가면되지. 나 갑자기 봉사가 하고싶어졌어.


지희) ... 갑자기 왠 바람이 분거야...?


<민성과 지희를 태운 차는 방향을 돌려 가까운 사랑의집으로 향한다. 그리고 지금, 민성이 꿈에서 꼬마를 만난지 24시간 되는 순간, 조용히 민성의 손바닥의 숫자가 06 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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