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부터 푸념을 올리네요. 그래도 주변에 프로그래머나 그와 비슷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지인이 있으시다면 꼭 한번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평범한 프로그래머 입니다. 직업이 프로그래머라 그래도 다른 사람보다는 컴퓨터를 조금 더 알긴 합니다. 하지만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이 컴퓨터를 고치거나 수리하는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제가 아는 사람의 약 3분의1 가량의 사람들이 컴퓨터가 고장나거나 알 수 없는 에러가 났을 때, 당연하다는 듯이 저에게 연락을 합니다. 물론 제가 아는 선에서는 해결을 해주곤 합니다. 이건 남녀를 차별하려는 글도 아니고 누군가를 까기위한 글은 아니지만, 굳이 구분을 하자면 이런 연락을 하는 90%이상의 사람들은 여자 입니다. 그리고 그들 대부분은 에러가 해결된 후에도 얼마지나지도 않아 똑같은 증세를 가지고 똑같은 질문을 하거나, 심지어 어떤어떤 프로그램을 깔아야 하는데 깔지 못하겠다. 혹은 포멧을 해야 될 것 같은데 포멧을 해달라. 드라이버를 잡아달라. 소리가 안나온다. 등등.. 컴퓨터를 고쳐달라는 말을 합니다. 제가 아는 여자친구들이 많아서 정말 심할때는 한달에 열댓번은 이런 연락을 받곤 합니다. 물론 아는것을 가르쳐주는게 문제가 아닙니다만, 어째서 컴퓨터를 고쳐주는 이런 행위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제도 친구들과 놀고있는데 그런 연락이 왔습니다. 대충 "컴퓨터가 이상하니 포멧을 해달라" 는 내용이 였는데요. 저는 친구들이랑 놀고 있으니 급한일이면 출장기사를 불러서 해결하라고 했더니, "친구가 급한데 이거하나 못해주냐"라는 식의 대답을 하더군요. 저는 "나도 지금 약속이 있어서 놀고있는 중이라 갈 수 도 없고, 가기도 귀찮다. 급하면 기사 불러라" 라고 말하고 친구는 "기사 부르면 돈이 들지 않느냐. 포멧하는거 쉬운건데 그거 하나 못해주냐." 라고 주고 받다가 결국 한바탕 말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여태껏 살면서 정말 많은 사람의 컴퓨터를 고쳐주고, 포멧해주곤 했었는데 술 한번 얻어먹은 기억밖에 없네요. 혹시라도 그런분들이 이글을 읽고있다면, 제가 어제 제 친구에게 한말을 똑같이 해드리고 싶습니다. 컴퓨터 고치는게 너무 쉬워보여서 고쳐준 사람에게 대접할 가치를 못 느낄 정도면, 직접 배워서 고치세요. 아니면, 고치는게 어렵지만 기사 부를 3만원이 아까우면 친구에게 만원짜리 밥이라도 한끼 사주세요. 그것도 아까우면 활용도 못하는 컴퓨터 그냥 갖다 버리셔두 되구요. 그거 하나 해주는게 그렇게 귀찮냐, 컴퓨터 잘하는게 벼슬이냐 라고 까실꺼면 윗글 다시 한번 정독해주세요. 당신 하나뿐이 아닙니다.
저는 앞으로 그냥 안 고쳐 줄랍니다. 혹시라도 오유인들중에서 저랑 같은 처지에 놓여 있는분들 중에 딱 잘라 거절 못하셔서 친구집 들려서 컴퓨터 고쳐주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나중에 저같은 개꼴 당하지 않으시려면 더러운꼴 보기전에 좋은 말로 거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