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요주는 제가 구상 중인 글/이야기의 외전 격인 글입니다. 시제를 보는 순간 떠오른 이미지가 있어서 시제 나온 뒤 오후 6시 정도까지 쭉 한번에 썼네요.
문 요주는 말그대로 요주를 탐문하는 이야기입니다. 글에서 보이는 장면은 마지막 즈음의 장면이되겠네요. '나'는 모종의 필요에 의해 요주(妖主)라는 인물을 찾아나서고 그런 나의 시종인 덕성이와 나의 보호자 격인 '그녀'가 그 탐문에 동행하지요. 글에서는 크게 드러나지 않았습니다만 일단 무협물입니다.
뭐 기타 등등의 부연설명을 각주의 형식으로 근 한페이지 더 덧붙일 것이 있지만 그냥 패스. 요주가 현대까지 인간과 소통한 총 다섯 번 중 문요주가 다루는 것은 네번째라는 것 정도만 아셔도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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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집 뜰 안에서 지랄들 한다.”
어디선가 몹시 아니꼬와하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우리들만 있는 줄 알고 흠뻑 연인 기분을 내던 우리는 흠칫 놀라 주변을 둘러봤다.
“저... 저... 저기.”
그녀가 가리킨 곳에서 아무 것도 없는 빈 공간에서 길다란 손톱 같은 것이 나와 그 공간을 찢는다. 그리고 산발한 검은 머리의 사내가 냉막한 표정을 지은 채 우리를 노려보며 얼굴을 쑥 내민다.
“어젯밤에 날 부르는 제사를 지낸 게 너희냐?”
《그》다!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갑자기 튀어나와, 요요로운 기운을 온몸에 휘감은 채 차갑게 아무런 감정이 없는 듯한 눈으로 우리를 쳐다보는 사내는 틀림없이 《그》다. 다른 존재일 리가 없다.
“이것들이 안그래도 날씨도 추운데 염장질을 하더니 이젠 묻는 말에 대꾸도 안하네. 빨리 대답 안 해!”
“요, 요... 요... 요주(妖主)!”
그녀의 고함에 정신이 들었다. 늘 그렇지만 일을 시작하는 것은 그녀고 마무리 짓는 것은 나다, 단 한 번의 예외만 제외하면.
“세상의 모든 만요(萬妖)의 주인이시며, 시제가 인정한 원랑 산맥의 소유자, 시무자 추무객(追武客) 정강의 친구, 만리장성 제 17 문 광제무우문(廣隄無憂門)의 수호자, 두원현 원암산 항주사 무벽의 보수자이신 분, 맞으십니까?”
“그래, 그 모든 이름이 가리키는 것이 나다. 내가 요주(妖主)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