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구조된 게 아니라 스스로 탈출했다고 생각합니다. 구조해달라고 했으나 그들은 지나쳤고, 가만히 있으라 해서 친구들은 가만히 있었어요."
지난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마이크 너머로 들리는 장예진(여·20) 양의 목소리에는 되살아난 혼란과 분노, 슬픔이 가득했다.
이날 장 양은 세월호 참사의 생존자로서 차마 떠올리고 싶지 않던 2014년 4월 16일 침몰 당시를 다시 떠올렸다.
그녀는 "살아남았다는 이유로 유족분들게 죄송하고 죄스러웠다"며 "저희에게 '너희는 잘못이 없다.힘내라'고 응원해주시는 분들께도 한없는 죄송한 마음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세월호 참사에서 살아남은 안산단원고 출신 학생들이 이 같은 공개석상에서 마이크를 잡고 공개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 양은 "대통령 사생활까지 알아야 하느냐는 분들고 계시다. 하지만 그 7시간 동안 제대로 보고를 받고 지시했다면 이렇게 많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당사자이면서도 지금껏 비난이 두려워 숨었다. 하지만 다시 친구들을 만났을 때 부끄럽지 않게 잘 살았다고, 너희를 멀리 떨어뜨려놓은 이들을 찾아 책임과 죄를 물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며 시민 앞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희생된 학생들의 부모들은 발언을 끝낸 장 양 등 생존 학생들을 보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