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과 관련된 어떻게 보면 상식이기도 하지만
제가 가장 자주하는 답변 네가지를 적어봅니다
1. 우선 우울증은 병이고 이것은 본인의 의지로 조절이 힘들다는 것을 말합니다
우울한 생각을 하니 우울해지지 긍정적인 생각으로 이겨내라
이런 말들을 하시는데 완전 틀렸습니다
우울감은 우울한 기분이 드는 것이고
우울증은 우울감이 지속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기분이 우울하기 때문에 연상되는 생각들이 우울하고 부정적인 것이지
우울한 생각을해서 우울하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생각 혹은 심리와 우울증을 조금 구분해 볼까요
우울증에 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만
호르몬의 영향에 대해서 많이들 언급합니다
만일 어떤 특정 사람이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다고 합시다
심리적으로 이 일은 그에게 악몽이고 트라우마로 남아서 두고두고 괴롭힐 겁니다
여기까지가 생각 혹은 심리의 영역입니다
하지만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당시에 뇌에서 스트레스를 주는 호르몬이 분비되었을 것이고
그 일의 충격의 정도와 기간이 길어지게 되면서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기게 되었고
이후에는 충격적인 일을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뇌에서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호르몬이 분비되게 됩니다
이 상태가 만성 우울증입니다
우울증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분들은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만일 내 사랑하는 사람이 내 옆에서 죽어가고 있다면
혹은 당장 내 방문앞에서 살인자가 날 죽이려고 문을 열고 있다면
편안하게 공부에 집중이 되고 잠이 올까요?
그 상황에 즐겁고 밝은 생각이 들까요?
똑같은 심리는 아니지만
전혀 우울증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 우울한 친구가 있다면
이런 상상을 해보면 그의 기분이 조금은 이해가 갈겁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사람들이 우울증을 이해하기란 힘듭니다
그것이 이해하기 어려운 오묘한 질병이라서가 아니라
이해하기 싫은 짜증나는 병이기 때문입니다
한두번은 고민들어주고 해결책을 말해주고 같이 힘들어해줘도
날이면 날마다 힘들다 괴롭다라고 말을 하는 사람의
심리를 정상적인 사람이 이해 못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당연한겁니다
본인의 입장에서도 정말 짜증나는 병인데
우울해서 일어나는 부수적인 효과들은 경험을 통해서 줄일 수 있습니다
가령, 나는 우울하면 일을 안하는 성격이라면
평소에 미리미리 일을 해두면 됩니다
그런데 가장 힘든건 우울한 그 감정 자체인데
이것은 어떻게 대비를 할 수가 없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치료를 받아야 되느냐 말아야 되느냐의 기준은
일상생활에 어느정도까지 지장을 주느냐입니다
극심한 우울증은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공격적으로 만들게 되고
불면증도 동반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정상적인 직장이나 사회생활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내가 얼마나 우울한가를 생각하지말고
우울증 때문에 내가 일상생활에 얼마나 지장을 받고있는지를 따져보세요
2. 우울증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입니다
우울해도 운동을 하는 사람과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은 여러가지 차이점이 있습니다
우선 운동을 하는 사람은 외출전후로 씻어야 되고 양치질도 해야 되고
외모도 어느정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리고 시골이 아닌 이상 사람은 한두명 이상 볼 겁니다
이러한 부수적인 것도 굉장히 큰겁니다
우울하다고 해서 집에만 박혀서 게임만하면서 담배만 피는 사람에 비하면
엄청난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햇빛을 받을때만 만들어지는 비타민D는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해주고
운동을 하게 될 경우 세로토닌을 포함한
항우울제에 들어있는 성분들이 몸에서 생성되며
이것은 약보다 효과가 더 강하고 오래갑니다
덤으로 우울증과 함께 다니는 불면증 또한 사라지게 해줍니다
이건 정말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가장 확실히 효과가 좋은 방법이고
너무 쉬워보이긴 하지만 꾸준히 하기가 어렵습니다
게다가 극심한 우울증 상태에 빠진 사람은
나가서 운동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기 때문에
상당히 악순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착하고 배려심이 많고 속이 깊고 생각이 많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우울할 확률이 높습니다
간단한 예로 내 친구가 나에게 이유없이 욕을 할때
생각이 많은 사람은
"내가 그동안 얼마나 잘해줬는데 왜 저럴까? 저건 너무하잖아?"
상처를 많이 받겠지만
별 생각없이 사는 사람은
"돌아이네"
하고 그냥 신경 안씁니다
그런데 이러한 전자의 사람들이 우울하게 될 확률이 높은데
이런 사람들은 운동을 하려고 하기 보다는
생각 그 자체에 파고들어서 해답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몹시 좋지 않은 습관입니다
우울증은 미래를 망각하고 과거에 매몰되는 병입니다
당신이 철학자나 소설가가 될 생각이 아니라면
대인관계에서 상처를 받았을 때
왜 그럴까?가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하지?를 고민하세요
3. 가족이나 지인이 우울증이 심각할 때
사실이 이럴 때 좀 방법이 없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가정폭력이나 가난과 얽혀 있는데
그래서 더 좀 갑갑합니다
일단 가정폭력 자체가 한국사회에서 대처방법이
없다고 보면 됩니다
사회복지사든 경찰이든 사실 그것이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는
어떻게 해결을 해주지 못합니다
최대한 안 마주치고 그것에 대해 생각 하지 않고
가급적 빠른 독립을 하는 것이 답입니다
치료를 위해서는
상담센터와 정신과가 있는데
둘 다 가격이 비쌉니다
정신과도 물론 좋은 의사분들이 더 많이 계시지만
대충 약물만 처방하고 치워버리는 곳도 있습니다
물론 좋은 곳일수록 가격은 더 비쌉니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상담센터는 정신과든 본인 혹은 가족이
잘 가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선 그 가족이 어떤 상태인지를 파악해야 되는데
이것조차 좀 쉽지 않습니다
우선 조언을 주자면
훈계나 폭력 등으로도 더 이상 고쳐지지 않으면 그 방법은 그만해야 됩니다
가령 게임만하고 집에서 노는 아이가 있어서
누나가 야단을 치면 공부를 하고
아빠가 좀 때리면 반성을 하고 이러면 괜찮지만
야단을 치거나 때리거나 해도 그때뿐이지
여전히 변하는것이 하나도 없다면
대화를 시도해야 합니다
상대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에게
권위적인 방식으로 복종하려고 하면 반발감만 키우게 되고
부정적인 영향만을 끼치게 됩니다
아버지는 나를 때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는 아이에게 가해지는 것은 훈육이지만
저새끼는 뭐 잘 났다고 날 때리지? 라고 생각하는 아이에게 가해지는 것은 폭력입니다
위에서 말한 운동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사람이고
그 사람이 해야 될 일은 대화입니다
물론 이것도 쉽지 않습니다
나도 사는거 힘들고 짜증나고 먹고 살기도 바쁘고
심리학 전공도 아닌데
동생의 세심한 심리를 배려해가면서
대화를 이끌어간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정말 가족을 위한다면 힘들어도 해야됩니다
이럴때 그냥 "친구"의 입장과 눈높이에서 그 사람의 감정과 기분을
들어주고 그 사람의 편이 되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단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시작해야
치료를 하던 상담을 하던 문제가 뭔지 알 수가 있으니까요
그리고 가족간의 불화는 대부분
상호간의 문제가 있습니다
일례로 어머니를 학대하던 아들을 상담해보니
어릴적 어머니에게 학대받은 기억이 있었던 적도 있습니다
가족 중이 누군가가 우울증이거나 나와 사이가 좋지 않다면
내가 저 사람보다 높은 위치에서 나쁜 부분들을 심판한다는 생각을 하지말고
같은 눈높이의 친구 입장에서 같이 고민해보는 입장으로 대화를 시작해보세요
치료를 받아야 되는 기준을 정하기도 어렵지만
몇가지만 말씀드리자면
누가봐도 충격적인 일을 경험했다면
당장 괜찮아보여도 반드시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하며
반년 이상 방안에서 나오지 않는 아이의 경우에도 상담이 필요합니다
지나치게 밥을 안먹거나 지나치게 밥을 많이 먹는 경우
지나치게 잠을 안자거나 지나치게 잠을 많이 자는 경우도
몇달 이상 지속이 되면 상담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정신과 치료는 의사가 아닌 입장에서 함부로 말하기가 그런데
모든 상담 약물 치료는 현실적인 내 생활 습관을 바꿔가려는 노력과 병행해야만 합니다
우울증 조울증 불면증에서도 특정한 경우에는
상담과 약물로 빠르게 치료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병원을 가지 않고 개인의 노력으로 습관을 고쳐서 이겨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조현병 초기증상인 분도 봤는데
제가 잘 아는 영역도 아니고 해서 병원에 무조건 가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조현병은 망상이나 환청 같은 것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화나 뭐 운동이나 습관 고치는 걸로는 어떻게 되는것이 아니라서)
다만 수면제에 대해서는 굉장히 조심스러운 입장인데
단기적으로 사용해서 생활 습관을 고치는 것은 괜찮지만
여기에 의존하거나 장기복용으로 가면 안됩니다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좋은 의사분들이 대부분이지만
가끔은 아무 생각없이 수면제를 권하는 의사들도 있습니다
프로포폴 언론에서 한동안 떠들어댔었죠
수면제 자체가 중독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나중에는 불면증보다 수면제 끊는 것이 더 힘들어지기도 하고
부작용이 살이 찐다거나 두통이 온다거나 일시적 기억상실은 물론
"자살 까지도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자살이 수면제의 부작용 중의 하나입니다
스틸녹스의 경우 뇌를 마비시키는 효과가 있는데
일반인들은 한알 먹으면 30분안에 잠들지만
오래 먹으면 내성이 생기게 되고
특정 부분 가령 전두엽만 마비될 경우에는
술에 만취한 것과 비슷한 상태가 되어서
기억이 상실되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하게 되는데
불면증 환자중에 우울증인 사람이 많고
그 중에 자살을 평소에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충동적인 행동에 자살이 들어가게 되기도 하는겁니다
자살이 아니더라도
최악의 경우는
수면제 장기복용 부작용으로 살이 쪄서 100키로가 넘고
당뇨 등의 합병증까지 슬슬 오기 시작하는데다
밤에도 잠도 안오고 기억은 안나는데 아침에 보면 자해한 흔적이 있고
낮에도 부작용 때문에 제정신이 아니라 멍한 상태라서
직장은 커녕 외출 자체가 불가능하고 거의 인생이 파탄나는 사람도 있습니다
4. 우울증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자살을 거꾸로하면 살자이다 그러니 열심히 살자"
이런 댓글을 정말 자주보는데
사실 누가 우울하다 죽고싶다고 말해도
아무런 신경도 안쓰느 분들보다야 마음이 따듯하신 분들이지만
개인적으로 정말 싫어하는 말입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어느정도로 고통스러우면 자살할까요?
전재산을 다 잃고 직장을 잃으면 자살을 생각할까요?
애인과 헤어지고 가족과 헤어지면 자살을 생각할까요?
그정도의 정말감에 휩싸여 있는데
자살을 거꾸로하면 살자야 이런 말장난따위가
위로가 정말 될꺼라고 생각하십니까?
우울한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관심과 배려입니다
관심병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는데
사실 이 관심받고 싶은 감정
인정욕망은 프로이트가 말한 리비도 맑스가 말한 토대만큼이나
인간사회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나 너무 우울해" 라고 누군가 말할때
"자살을 거꾸로하면 살자야 열심히 살아" 라는 말은
"그래도 니가 용기를 냈으면 좋겠어"라는 따뜻한 말이기도 하지만
"니 사정은 모르겠고 그냥 알아서 잘 살아. 널 위해 뭐 해주기는 귀찮아" 정도로 상대에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이런말은 어떤가요
"오늘 니가 왜 우울한지 한번 터놓고 말을 해봐. 해답은 안나와도 같이 고민해보자"
이 글을 보는 당신이 어떤 누구라도 상관없습니다
당신은 행복할 권리가 있고 인생을 살아갈 자격이 있습니다
만일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저에게 말을 거세요
당신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제가 반드시 증명해보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