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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군인 펑펑 운 썰
게시물ID : humorbest_5360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금딸하는븅이
추천 : 59
조회수 : 5740회
댓글수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9/28 21:50:46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9/28 21:19:19

저는 공익복무요원으로 국방의 의무를 시작했습니다


5살때부터 아파서  

자칫 부러졌으면 다리를 잘라야 하는 부위에 골낭종이 생겼는데 운좋게 발견하여 

남들 한번만 수술하면 낫는다는 병을 몇번 수술해서 99.9% 완치 판정까지 받았는데

다시 또 재발하여 수술하고 수술해서 전신마취 11번에 자잘한건 몇번인지 기억도 안나는 수술을 거쳐서

내다리 달고 발딛고 서게 되었습니다

그 후유증으로 잦은 전신마취 수술로인한 건망증과 아직까지 다리뼈에 구멍이 큰게 있는데 그건 평생 가지고 살아야한다고 합니다

그것때문에 4급 판정을 받았고요

사실 저는 신검 받는날까지 2급내지 3급받고 현역으로 갈줄 알고 친구들하고 몇등급 돼지라면서 장난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정형외과쪽에서 예전에 아팠던것까지 다 말하라길래 저의 병이 완치인줄 알고 말 안하려다가 골낭종을 병력이 있다고 말했죠

그러니까 이번엔 밑에 내려가서 엑스레이를 찍어와보라고 했습니다 아무생각없이 오랜만에 찍는 엑스레이라며

싱글벙글 웃으면서 다시 올라왔는데 징병검사 전문의사? 군의관? 아무튼 그분이 말하기를

"재발한거 같은데?"

그 순간 저를 중심으로 세상이 뱅글뱅글 돌더니 눈물이 쏟아지려고 했습니다. 거의 터지기 직전?

그분이 저보고 아직 모른다 병원가서 다시 검사받고 와보라고 하셔서 참았지 

그 짧은 시간에 더이상 부모님 힘들게 해드리기 싫고 저도 힘들어서 진짜 어디가서 뛰어내릴 생각까지 할 정도로 절망적이였습니다 

검사장을 나와서 친구들은 앞서 보내고 혼자 골목길로 들어가 아버지께 전화해서

 나 어떻하냐고, 죽을거같다고 골목 구석에서 주저앉아서 가슴치면서 펑펑 울었습니다

그때 제 인생 20년 살면서 그 힘든 수술하면서도 그렇게 울어본적이 없었을거에요

다행히 병원가서 검사해보니 재발은 아니였고 후유증으로 남은 구멍을 재발로 본거였어요

저를 봐주시던 교수님이 골낭종으로는 전국에서 유명하다고 하셨는데 수년이 지난 아직도 저를 기억하고 있더군요ㅋㅋ

교수님 기록에 저만큼 길게 끌었고 고생한 친구는 아직도 없다고합니다



어찌됬건 그렇게 3~4cm나 되는 양의 수기 복사본과 엑스레이 CD를 가지고 다시 징병검사장에 갔고

4급판정을 받게됬습니다 


그리하여 덥디더운 6월중순 대구 부근에 있는 50사단에 훈련을 받으러 갔습니다 

한참을 훈련을 받던 중 

훈련소에서 어설프게 경례를 하고 사진을 찍어 가족들이 볼 수 있도록 인터넷에 올렸고

그 사진을 본 가족들에게서, 아버지에게서 인터넷 편지가 왔습니다






------------------- 혹시 안보이는 분들을 위해서----------------------

아들....


아빤 네 군복 을 입은 모습을 간절히 염원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두 다리로 땅을 딛고 두 팔을 흔들면서 걷는 모습...


지극히 평범하지만 그 평벙함을 간절히 소망했던 시간이 있었지.


지금 군복입은 네 등에서 시련을 극복한 강한 남자의 모습이 있어 좋다.



반쪽 군생활 이지만.


그래도 군복입은 너의 모습에서 30년 전의 내모습이 생각나 마이 흐뭇하다.



아들.


지금 네가 겪고 있는 이 시간들은

어쩌면 네 인생에서 전환점일지도 모를 시간들일수도 있고.

다시 오지 못할 소중한 젋음 일 수도 있고.

흙탕물에 뒹굴며 네가 극복해야할 과제 일 수도 있다.

타깃에 총을 겨누며 너가 무엇을 소망하는지도 돌아볼수도 있다,

취침시간에 고된 몸을 누이고 네 주변을 돌아 볼 수 있는 시간.

군 생활은 허비되는 시간이 아니라

재 생산되어 네 자신을 두배 세배로 키울 수 있는 시간일수도 있겠지.

어쨌든 지금 넌 네 인생에서 아주 소중한 시간을 가지고 있음을 생각하길 바란다

사랑한다 아들아.

 네 굵은 팔뚝에, 네 젋은 다리에 박수를 보낸다.


------------------------------------------------------------------


편지 다 읽고 울면서

이런 아버지를 가지게 해준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게 감사드리면서

눈물 글썽이면서 훈련소 동기 형, 친구들한테

보여주면서 자랑도 하고 다녔습니다

반쪽짜리 군인, 뭐가 힘들다고 울까보냐면서 나는 절대로 울지않을거라고 다짐했는데

아버지께 항복했었습니다ㅋㅋ





사실 뭐 별 얘기는 아닌데요

책상정리하다가 아버지 편지 발견하고 또 뭉클해서 써봤어요

사실 4급이란거랑 편지내용만 적어도 되요ㅎ

그런데 막 감정이 복받치니까 많이 적었네요ㅋㅋ

여기서 과장은 거의 없고요 

있다고 한다면 99.9% 완치는 제가 교수님께 들은 기억이라 그건 아닐수 있고요

등급 돼지의 표현이 조금 더 과격했었다는거 두가지 말고는 과장은 없어요ㅎ

혹시 못믿겠는분은 메일주소 주세요 제 삐다구 사진 보내드림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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