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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앞날엔 불행만 가득하길.
게시물ID : love_53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우헤야
추천 : 10
조회수 : 869회
댓글수 : 46개
등록시간 : 2016/06/26 23:2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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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와 내가 만난 총기간은 5년 2개월.
처음해본 연애, 처음 생긴 나의 연인이었던 너는. 세상 그 누구보다 아름다웠어.

 축 처지는 무더운 여름날, 너의 정수리에 코를 박고 폐 끝까지 삼켰던 너의 체취.
맛있는 음식을 먹고 꺄르르거리는 너의 웃음소리, 투정부리는 목소리. 모두 귀여웠어.

 너의 체취는 아지랑이가 아름답게 피어오르는 모습을 연상케 했고,
너의 목소린, 몽글몽글한 비눗방울이 공중에 떠다니는 모습을 연상케했어.
시각이라는 제한을 벗어나, 후각과 청각에도 귀여움을 느낄 수 있음을 넌 알려 주었어.

 그런 너가. 나에게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했어.
 직장 동료가 너에게 호감을 표시한다는 고민.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그 일들이. 나에게 큰 시련을 줄거라곤 상상도 못했어.

 그러고선 넌 바람을 피기 시작했지.
마냥 어린애 같던 너가. 영악한 거짓말을 하는 모습을 보고있으면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더라.

 '사람 감정이 변하는게 잘못이야? 내가 널 평생 좋아할 순 없잖아.'

 그런 너에게 아무런 화를 내지 못하는 내가 처량하더라.
나름 경제적, 물리적, 생체적인 에너지를 전부 쏟아 부었지만, 그건 내 생각이었구나.
그래, 내가 부족했구나. 나의 부족함이 누군가에겐 불편함을 줄 수 있구나. 처음 느꼈던 감정이었어.

 단 한마디의 사과도 없이, 그냥 떠난 너. 심지어 웃으며 떠나는 너. 보면서 참 아팠어.
너와 함께 쌓아왔던 시간, 그 소중했던 모든 시간이 '연인 관계의 종말'과 함께 물거품이 되어버렸다는 거야.
어째서.. 너와 쌓아왔던 우정조차 부정되어야 하는지...


 그러고 2년뒤에 나에게 연락한 너.
 '다시 만나자. 너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더라.'
 널 떠나보내고 2년동안 미친듯이 아파했던 나와는 다르게, 숱한 연애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너. 그런데 할말이 그것 밖에 없었니?
심지어 나와 헤어지게 된 이유. 바람폈던 남자와 아직도 연락하며 좋은 관계로 지낸다는 너.

 죽이고 싶더라. 근데, 나도 참 자존심도 없어. 널 다시 만나볼까, 친구라도 되어볼까 고민하다니...

 '널 다시 만날 자신이 없어. 그 사람과 호텔 침대에 누워있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나에게 하던 널 좋게 볼 자신이 없어.
  대신, 너와의 행복했던 기억조차 지워지는 건 원치 않아. 친구로 지내보자.
  하지만 너가 그 사람과 연락하며 지내는 건 참을 수 없어.'

 '그럼 됐어.'

 그 날, 카페에서 집으로 가는 길에 하염없이 울던 내가 떠올라.


 이젠 너가 내 인생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
널 좋아했던 나. 날 좋아했던 너. 너와 내가 만들었던 모든 기억들.

 잊고 잘 지내던 나에게 찾아와서, 다시 흔드는 너가 미친듯이 밉다.
이젠 널 용서할 수가 없어. 혼자라도 널 용서해보려 했던 내 노력들은 부질 없었다는 걸 알게됐으니까.

 꼭. 개같은 삶을 보내길 기도할게. 너의 앞날엔 불행만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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