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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overwatch_537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arie31424
추천 : 10/6
조회수 : 1121회
댓글수 : 19개
등록시간 : 2017/06/02 20:2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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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저는 marie입니다. 메르시 모스트 유저로서, 시즌 1부터 지금까지 플레이 시간은 총합 749시간입니다.

이 게임을 접하게 된 계기는,

작년 여름이 무척 더웠습니다. 그래서, 옆사람에게 물었습니다. 기분 전환할 것이 있냐고, 그랬더니. "옵치라는 게 있는데, 되게 흥하는 게임이고, 그 중에 메르시라는 걸 하면 사람들이 너를 졸라 빨아준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딱히 직장도 없는 상태라서, 가지고 있던 문상으로 결제했어요. 그리고 게임을 시작했죠.



처음 이 메르시를 접했을 때, 정말 환희에 벅차더군요. 힐을 줄 때 나는 특유의 슈우웅하는 상쾌한 소리. 그리고 게임 끝나고 쌓이는 칭찬 카드와, 사람들의 인정. 그리고 내가 아픈 누군가를 치료해준다는 뿌듯함.

그리고 나는 그녀에게, 첫눈에 반했습니다.

수정됨_D5.jpg

 이렇게 다친 소녀를 구해주는 따뜻함. 그런 것에 반했습니다. 감동해서, 왈칵 눈물이 흘렀습니다. 바보 같겠지만, 그랬습니다. 
그녀는, 나에게 그런 의미로 다가온 천사였고

저도 그런 천사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전장을 날아다니면서 아픈 사람을 구해주는 용기

자기 자신을 희생하는 고결함

그리고 절대로 자신을 의심하지 않는, 굳은 자기애까지.

그녀의 모든 것, 하나하나를 저는...







아!

메르시를 처음 잡은 그 날, 그 날. 그 날의 감격, 그 재미, 그 기쁨, 환희, 열정, 감격, 애정, 뜨거운 에너지, 그것을 지금와서 어떤 말로 형용할까요?
밤을 새서 게임했고, 하면 할 수록 메르시에 대한 사랑은 커져 갔습니다.


그러나, 얕은 기교가 쌓이면서
그것을 칭찬하는 사람들의 말에 나 자신이 중심을 잡지 못하게 되고

그리고

저의 부족한 실력을, 반복되는 트롤링에 전가하면서, 저는 저의 실력을 과신하고, 점점 게임에 대한 불만을 키워나가, 대리/패작이라는 최악의 행위를 저질러 

수정됨_D2.jpg

이렇게 흉측한 상처를, 저 자신에게 내고 말았습니다.





이 상처 꼭 기억하고

제가 1 시즌 때부터 만나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온, 가장 존경하는 유저인 그 분의 따끔한 질책.

이 모든 것을 기억하여

반드시

제가 이 게임을 시작할 때 각오한 랭크를 따내겠다고 여러분께 공언한 바는 잘 아실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오늘 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하나 겪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가 지금 과연 저의 미래를 향해서 온전한 노력을 투사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그런 정당한 질문이 생각났습니다.



아실 분은 다 아실 것입니다.

숨기지 않겠습니다. 대리/패작 때 연##님 께서 이렇게 말했지요.

"@@@를 공부한다는 사람이 이렇게 많이 논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난 믿을 수 없다"라고요. 







객관적으로 따져서, 제 공부량이 현재, 2차 시험을 완주할 정도가 되지 아니합니다.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공부가 아니라 다른 것에 더 많은 시간을 썼기 때문입니다. 그 분의 말이 맞더군요. 어떤 사람은 이 시험을 공부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합니다. 변호사나 5급 공채는 더 어렵겠지만, 아무튼 이 시험도 그 정도 노력은 있어야 합격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그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메르시 플레이하면서 영상 찍고 업로드 하고 경쟁전하고 평가하는 모든 시간

분명히 행복하긴 했는데

그 시간은 분명히 공부량을 깎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 오늘부로 가급적 빨리 집으로부터 먼 학원으로 올라와 그 시험 공부에만 전력 투사하려고 합니다.

이번 해 합격을 못하면
다음 해 2차 시험까지 1년이 걸릴 겁니다.



언제 복귀할 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 사이

비 내리고 낙엽 쌓이고 눈 내리고 꽃잎 흩날리는 세월이 흐르고 흘러

제가 쌓아온 작은 흔적들은

서서히 

옅어지게 되겠죠. 




메르시라는 캐릭터를 잡으면서 느꼈던, 아군에 대한 원망, 또는, 억지로 자기 자신을 속여가면서 나를 다독여 강제로 팀원을 격려할 때의 인내, 6연장전을 가서 겨우내 눔바니에서 승리했을 때, 그때


아 그때

우린 정말 하나가 되었는데요. 그때의 미칠듯한 감격
잊지 못해요

저의 소중한 추억인걸요. 



저는 너무나도 부족하고 부족하며 얕고 얕은 인간이고 비겁한 사람이고, 너무나도 더럽고, 그리고 애잔한 사람이라 
제가 알게 모르게 그리고 저의 의지로 상처를 준 사람들이 있었을 겁니다.

하다못해

내 기분 자제 못하고 훈계하듯 명령한 팀원들에게도.

그 분들이 만약 읽는다면, 부디 우리 다시 만나지는 않더라도, 세월이 흐르고 흘러, 정말 작은 미소로라도 서로를 추억할 수 있길. 

 



 일단 떠나게 되면

제가 합격하기 전엔 

메르시를 잡지 않습니다. 

당당하게 합격해서, 나 자신에게 떳떳한 인생을 살고 나서야 

그녀를 향한 사랑을 다시 이어가려 합니다.



너와



함께한



추억들



기적이자 축복이었어.

그리고 너와 함께한 다른 사람들의 기억마저도




모두가 이제 지나서야 생각해보면

사랑스러운 세월이었다.




이만, 제가 약속했던 바를 어기고 가는 점, 작은 사과 말씀 드리고
물러나려 합니다.


내내 평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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