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담시티 대구의 음식이 최악이라는 거 누구나 안다.
하지만 멀리까지 다녀오려면 장난 아닌 교통비 때문에 할 수 없이 참고 먹어주는 것이다.
각설하고...
어느 맛대가리 없는(겨우 참아줄 만한) 식당에서 냉면 먹고 있는데 일단의 할배들이 들어왔다.
60대 후반에서 80대로 보이고 12명 쯤...
예상대로 없는 냉면맛을 더 떨어뜨리는 할배들이었다.
그래도 거금 8000원이 아까워서 참고 먹고 있는데, 역시나 시덥잖은 시사 이야기로 식당이 떠들썩하다.
인사청문회에 나온 장관 후보자들의 과거 범죄(범죄 맞다. 형사처벌 대상들이다) 이야기 나오니까
다들 이구동성으로 대통령이 답답하다고 말한다.
댓통령한테 답답하다고 할 정도면 진짜 장족의 발전을 한 셈이다.
그런데 문참극 이야기가 나올 즘에 어떤 할배가 그런다.
"나도 그 동영상 전체 나온거 봤는데 말이야. 교회에서 종교적으로는 그런 얘기 좀 할 수도 있는 건데 야당이 난리를 피는거 같더라구."
그리고 나머지 할배들 다 "그럼그럼"하며 맞장구 친다.
여기서 입맛이 싹 떨어졌다.
입닦고 일어서며 한마디 했다.
"누가 교회에서 말이죠. 할부지들 돌아가신 어머니나 부인을 두고 동네 남자들 모두에게 가랭이 벌린 년이라고 하면 우짜시겄어요?
교회에서 종교적으루다가 그런 얘기 좀 할수도 있응께 참으셔야겠쥬?"
아직도 사태파악 못하고 벙쪄있는 할배들 뒤로 하고 만원짜리를 카운터 아줌마에게 던지고
"잔돈은 됐슈. 보태서 쫌 맛나게 만들든지 주방장 짜르고 퇴직금에 보태든지 맘대루 하슈~ 냉면맛이나 주변분위기나 진짜 X같네."
아~ 진주로 다시 이사가야겠다. 인심은 X같아도 냉면맛 만큼은 좋거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