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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픽] 천년의 밤 - #00. Prologue
게시물ID : humorbest_5374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inkadence
추천 : 10
조회수 : 445회
댓글수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10/01 22:50:47
원본글 작성시간 : 2012/10/01 19:28:40

"이걸로 마지막이다, 디스코드."


나의 외침에 조화의 원소가 다시 빛나기 시작한다.

나에겐 더없이 따뜻하고 믿음직한 빛이지만 마주하고 있는 자에겐 끝없는 나락의 빛. 디스코드의 두 눈이 공포로 물들어간다.


"히익! 그거 저리 치우지 못해! 잘못했어, 잘못했다구!"


바닥에 머리를 처박은채 용서를 구걸하는 그 모습에 의기양양해진 루나가 외쳤다.


"어리석은 것! 이미 용서를 구걸할 때는 지났도다! 순순히 봉인 당해 그 죄를 뉘우치며 통곡할지어다!"

"…봉인?"


디스코드의 머리가 천천히 올라오며 바닥과 마주하던 얼굴이 드러났다. 그 얼굴에 드러난 표정은 사악해 보일만큼 천진한 웃음이었다. 저 웃음에 얼마나 많은 백성들이 혼돈의 구렁텅이로 빠졌었는가. 돌연 그가 배를 잡고 바닥을 구르기 시작했다.


"보옹인? 으하하하! 아이고, 배야!"


예상하던 것과 다른 그 모습을 본 루나가 고함 칠 새도 없이, 어느새 디스코드는 우리를 양옆에 끼고 서로 다른 흉측한 팔로 목을 휘어감아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다. 저항할 새도 없이 끌어당겨진 루나와 나는 디스코드의 숨결을 바로 지척에서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어디 한 번 해봐. 봉인을 하겠다는 소리는 날 없애지 못한다는 소리지? 그럼 그 봉인은 언젠가 깨지게 되겠군. 안 그래? 갑자기 그 봉인이라는 것에 관심이 들기 시작했어. 이거 잘하면 바로 눈앞에서 깨뜨리고 기지개 켤 수도 있겠는걸? 하하하하!"

"이놈!"


도발에 격분한 루나가 앞발을 치켜들었지만 언제나처럼 디스코드는 눈 깜짝 할 사이에 저만치에서 광대놀음을 하고있었다. 덕분에 루나는 애꿎은 땅만 파헤친 꼴이 되었다. 디스코드의 말이 계속 되었다.


"그 봉인이라는 건 달걀 모양일까? 아니면 푹신푹신한 침대처럼 생겼나? 오, 이런! 그럴 줄 알았으면 침대를 꾸밀 장식들을 좀 사두는 건데!"


손에서 달걀이 나왔다 어께너머로 던져져 폭발하고 온몸을 던져 침대에서 자는 시늉을 하는 디스코드의 익살은 소름끼칠만큼 과장되게 보였다. 나는 흥분해 당장이라도 뛰쳐나가려는 루나를 제지하고 디스코드에게 한발 내딛었다. 그러자 디스코드는 하던 행동을 멈추고 자신의 배를 양손으로 가리켰다. 거기엔 언제 달았는지 축제 때 쓰이는 큼지막한 과녁이 매달려있었다.

여전히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띄운 채, 디스코드가 말했다.


"바로 여기야. 맞춰봐."


이 이상은 무리라는 듯, 루나 역시 한발 앞으로 와 내 곁에 서서 거친 숨을 씩씩거렸다. 나와 루나의 시선이 교차하고 우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조화의 요소의 힘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다시는 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구나, 디스코드."


나의 말을 끝으로 루나와 공명하는 조화의 힘이 앞으로 쏘아졌다.

그러자 디스코드는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듯 피하려했지만 이미 때는 늦은 뒤였다. 그의 바람대로, 조화의 힘은 과녁의 중앙을 정확히 관통하고 있었다.

그 순간, 디스코드는 발끝부터 서서히 돌로 변하기 시작했다. 디스코드의 절규가 울려퍼졌다.


"이런, 젠장! 돌이라니! 석화라니! 이건 반칙이잖아!"


루나는 네놈의 자만이 부른 당연한 말로로다, 라며 소리쳤지만 디스코드의 절규 쪽이 더 커서 잘 들리지 않았다.

전혀 조화롭지 못한 그 몸의 절반가량이 돌로 변했을 즈음, 디스코드는 소리치는 것을 멈추고 팔짱을 낀 채 수염을 쓰다듬었다.


"흠. 뭐… 이것도 그리 나쁘진 않네."


그 말을 들은 루나의 어이없다는 듯 혀를 차는 소리가 들린다. 어느새 가슴팍까지 돌로 변한 디스코드가 우리를 노려보며 씨익 미소지었다. 순간 등골을 타고 오한이 달렸다.

장난기 가득한, 그래서 더욱 소름끼치는 목소리로, 디스코드는 작게 읆조렸다.


"다음번엔 그 돌맹이들부터 못쓰게 만들어야겠군."


그럼 내 동상은 교육자료로 써줘, 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디스코드는 완전히 돌이 되었다. 익살스러운 미소는 그대로인 채. 그 모습에 승리했다는 기분조차 같이 봉인 당해버렸는지 왠지모를 불안과 허탈함만이 가슴을 가득 메웠다.

나와 같은 기분일까, 루나 역시 싸움이 끝났음에도 쉬이 진정하지 못했다.

나는 루나의 어께에 발굽을 얹었다. 흥분으로 가득한 루나의 얼굴이 나를 향했고, 나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이제 싸움은 끝났어, 루나.

루나의 얼굴이 피곤과 허탈함으로 물들어갔다. 그리고 그 속엔 언제부터 자리했는지 모를 슬픔도 자리하고 있었다.


"그래, 언니. 우선은 해야할 일이 있지…."


고개를 늘어뜨린 채 힘없이 멀어지는 루나의 뒷모습을 보니 나 역시 슬픔이 밀려왔지만 그걸 내비칠 수는 없었다. 나와 루나를 바라보는 백성들의 눈이 있는한….

그래. 언니로서 동생에 대한 연민도 표현할 수 없다. 기둥이 흔들리면 지붕까지 흔들리기 마련이니까.

단지 쓸쓸한 격려, 위로의 몇 마디나 건낼 수 있을 뿐.

그것이 통치자로서의 각오, 앞으로의 삶이다.

나와 루나의 삶….


"하지만 루나…."


널 사랑하는 마음은 언제나와 같다는 것을 알아주렴.


'셀레스티아 공주로서가 아닌 너의 언니 티아로서….'



천년의 밤 -  Prologue

-end



-------

예.

기억하시는 분, 아니, 보신 분이나 있으련가 모르겠지만 이것이 제가 잠깐 언급했던 팬픽입니다.

현재 전체적인 구도는 다 잡아놨다고 해도 아직 부분부분 구멍이 많아 그것들을 메꾸면서 진행할 것 같습니다.

일단 연재는 주말에 못해도 한 단락 정도는 올리려고 합니다.(이거 쓰는데만 한 시간이 걸렸네요;)


혹시나 궁금해하실지도 모르는 브로니들을 위해 줄거리는 위에서 나온 바와 같이

알리콘 자매가 디스코드를 봉인한 시점부터 MLP 시즌1정도까지의 팬픽입니다.

물론 팬픽이니만큼 본편의 내용은 양념정도로 잡았으며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s1 e1까지의 이야기가 주가 될 예정입니다.(예. 아마도요...)


그럼 투비컨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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