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역사관을 드러내 파문을 불러왔던 KBS < 뉴스9 > 보도가 중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달 출범한 3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도 정부 비판 보도에는 어김없이 중징계가 예고되고 있다.
방통심의위 산하 방송심의소위원회(소위원장 김성묵)는 21일 임시 위원회에서 KBS < 뉴스9 > 보도에 대해 여권 추천 위원 3인의 요구에 따라 '의견진술'을 듣기로 결정했다. 소위원회는 행정지도로 제재수위를 결정할 때는 의견진술 기회를 주지 않지만 법정제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이 기회를 줘야 한다.
KBS < 뉴스9 > 은 지난 6월 13일 톱뉴스로 < [단독] 문창극 "일 식민지배는 하나님 뜻" 발언 파문 > 과 < 문창극 "게으르고 자립심 부족…민족 DNA" > 에서 "교회 장로인 문 후보자가 교회 강연에서 일제의 식민 지배와 이어진 남북 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란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단독보도했다.
KBS < 뉴스9 > 6월11일자 리포트
또한 6월13일 < 일 언론, '문창극 발언' 주요 뉴스…우익 '옹호' > 에서 문 후보자의 발언에 대한 일본 언론 보도와 여론을 전했다. 이에 대해 KBS < 뉴스9 > 이 방송심의규정 제9조1·2항 공정성, 제14조 객관성, 제20조1항 명예훼손을 위반했다며 민원을 제기한 민원인은 "KBS < 뉴스9 > 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강연한 내용의 전반적인 내용이나 맥락을 감안하지 않고 국민의 역사 인식과 정서에 반하는 일부 발언만 편집함으로써 시청자를 오도하고 문 후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의견진술을 하고도 행정지도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KBS 보도에 대한 여당 추천 위원들의 발언에서 중징계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 고대석 위원은 "문 후보자의 강연에는 우리 민족에게 시련이 있었고 극복했다는 맥락이 있는데 발언의 극히 일부분인 시련만을 발췌해서 보도했기 때문에 발언 자체가 심하게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함귀용 위원은 "20세기 대한민국과 하느님의 구원의 역사에 대해 강의해 달라고 제가 요청을 받았어도 이러한 맥락으로 이야기했을 것"이라면서 "KBS가 동영상을 교묘하게 편집해서 문창극의 역사관을 매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김성묵 소위원장 역시 "KBS 보도가 나온 뒤에는 문창극 후보자가 변명하기가 상당히 힘들겠다고 생각했지만 그 이후에 강연 동영상 전체를 봤더니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야당 추천 위원 2인은 '문제없음'을 의견을 냈지만 다수결에 밀렸다. 박신서 위원은 "듣는 사람에게 오도된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기독복음주의로만 취급하기에는 문 후보자의 역사관과 가치관 전체에 문제가 있다"면서 "공직자의 소신이나 역사관을 검증하는 것이 언론의 의무이고 이를 판단하는 것은 시청자의 역할인데 이런 보도를 했다고 여론조작이라고 하는 것은 시청자의 수준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낙인 상임위원도 "KBS 보도는 국무총리 후보자의 역사관이 무엇인지 발언을 검증하자는 취지였다"면서 "문 후보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인터뷰를 요청하지만 문 후보자가 거부하고 청문회에서 이야기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