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입니다(아니,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주위에서 평하기를 '걸신들린 녀석' '약탈자' 등등의 악명을 붙여줄 정도로 먹성이 좋습니다. 물론 그에 비례해서 체중도 불어난다는게 가장 큰 문제지만(...) 여하튼, 게 중에서도 삼각김밥만큼 바리에이션이 많고 먹기에도 간편하고 비교적 저렴한 식품은 없더군요(편의점 기간을 잘 이용하면 개당 500원까지 내려가니...) 그런고로 이번에는 삼각김밥 단평 시리즈!
물론 우리의 큰사발 시리즈 형님들께서 계시긴 하지만 그분들은 뜨거운물이 필요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계십니다 게다가 환경호르몬 파동까지.(신경안쓰고 먹을 사람은 먹지만) 자 그럼 서론은 슬슬 접고...시작하겠습니다
1. 참치 마요네즈
어느 편의점을 가던지 삼각김밥의 기본 중 기본, 이분을 빼놓고 삼각김밥을 논한다는 것은 어불성설, 바삭한 김 안에 백반, 그 안에 고소한(때에 따라서는 느끼할 수도 있지만) 참치와 마요네즈의 믹스가 씹혀서 입 안에 녹아들어가면 그야말로 천하일품! 느끼함을 덜어줄 무언가를 곁들인다면 더욱 좋다! 다만 LG25의 경우 짭잘함을 넘어서 매우 짤 경우가 있으니 구운 김에 맛소금이 얼마나 뿌려져 있는지 반드시 육안으로 확인하자!
2. 김치 참치
참치 시리즈 그 두번째, 삼각김밥계의 백전노장이다. 마요네즈가 느끼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의식했는지 앞을 다투어 내놓은 시리즈로써, 마요네즈의 풍부한 맛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마요네즈보다 평가가 낮으나, 비교적 산뜻하고 깔끔하다는 점에서는 일단 성공한 케이스. 다만 이번에도 우리의 자랑스러운 LG25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데...왜 마요네즈를 베이스로 한 다음 김치를 섞은거냐...무슨 의도냐! LG!
3. 전주비빔밥
언제부터인가 혜성처럼 등장한 거물, 매콤하게 조미된 밥과 약간씩 섞여들어간 씹히는 맛이 있는 정체불명의 나물, 그리고 중심에는 짭짤달달한 간장 쇠고기 볶음(?)이 버티고 있어 삼각편대를 이룬다.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삼각 김밥. 어느 편의점이건 고른 퀄리티를 보여주는 몇 안되는 김밥이기도 하다. 안심하고(...) 먹자.
4. 떡갈비
백반 중간에 떡갈비를 넣은 매우 고급스러운 축에 속하는 김밥. 역시나 약간 비싸긴 하지만 200원 정도의 추가 출혈을 각오하고 먹을만한 가치는 있다.(하지만 간혹 출혈을 감당키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이 있다.....본인처럼) 일단 맛은 좋지만. 어째서인지 모르게 다른 김밥들보다 매우 빽빽해서 물 없이 먹기에는 조금 곤란하며 자칫 중간의 떡갈비가 접착력 부족으로 빠져나가는 대참사(!)가 벌어지기도 한다...조심하자, 피눈물을 흘리게 될 것이다. 생각보다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존재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카레라던지...
5. 오므라이스
정체불명의 괴작, 일주일간 시판에 들어갔다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더니(프로토 타입) 요즘에 들어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시험삼아(아마 500원 할인이 아니었으면 손도 안댔을 것이다) 하나 먹어봤는데... '우웃! 이건...' 처음 캐찹맛의 시큼한 밥에 스폰지 씹는듯한 느낌을 주던 지단에서 많이 벗어난 느낌을 준다! 의외로 지단도 부드러워졌고 캐찹범벅이던 밥에 조금이나마 햄과 고기가 들어있다. 나름대로 신경써서 버전 업한 케이스, 개발팀이 득의 만만한 표정으로 '어떠냐!' 라고 외치는 듯한 포스가 풍겨나온다.
6. 고추장 볶음
오즉 매콤함으로 승부하는 단순무식한 일면을 보이는 시리즈, 그런데 솔직히 먹다보면 가장 부실한 볼륨을 자랑하는 것 같아서 예전과 다르게 기파하고 있는 중이다. 게다가 참치 마요네즈보다 더 짜다. 지나치게 짜다.
7. 김치볶음
가끔 김치가 사각사각 씹히기도 하지만(.....가끔이라고?) 기본적으로 매콤새콤하다, 삼각김밥은 어차피 오래 먹다 보면 쉽게 물린다는 점을 상기해본다면 나쁘지 않을 선택이다. 인기가 좋은 편이다. 중심에 들어찬 김치가 나름대로 풍미를(.....) 주의할 것은 김치볶음은 회사마다 현격하게 다르다, 백반에 김치볶음이 들어간 타입, 밥과 김치볶음이 섞여 있는 타입. 개인적으로 후자가 더 나아보이는데... 선택은 여러분의 몫이다.
8. 동교동 낙지볶음
....이름부터 뭔가 괴상망측한 포스가 흘러나오지 않는가? 일단 이건 페밀리 마트 전용이다. 이 김밥의 가장 큰 문제는...낙지가 없다! 라는 것, 명색이 낙지볶음이지만 뭔가 비릿매콤해서 데우지 않을 상황에서 먹으면 기분나쁘기 그지 없는 중앙의 고추장 비슷한 소스와 대충 쓰다남은 고추장으로 조미한듯이 빨간색도, 하얀색도 아닌 실로 어중간한 색을 띄는 밥. 가끔 기분나쁘게 늘어지는 콩나물! 실로 최악이 아니라 할 수 없다. 가판대에 이 김밥밖에 없다면 왠만해서는 컵라면이나 센드위치쪽으로 눈을 돌리길 권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