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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도쿄'에 대한 어설픈 이해
게시물ID : readers_53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볍진이
추천 : 0
조회수 : 17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12/04 22:44:16

현실세계의 그

 처음 시작부터 그는 졸고 있다. 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기분 좋은 날씨의 한낮이라지만 이런 날은 생사의 경계가 풀려서 죽음의 공포가 희박해 자칫 자실하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한다. 그렇게 나른한 몸을 이끌고 걸어가며 지나치는 노랫소리는 수라수라수라장(아수라장의 수라장)’이라고 들린다. 그의 이년동안 휴가는 겨우 육 일. 귀가는 새벽 세시, 하루 수면시간은 서너 시간, 이런 일주일 동안의 업무를 투르 드 프랑스 못지않게 가혹하다고 비유한다. 또한 그의 원한은 마리아나 해구보다 깊다고 한다. 여기가 이미 저세상은 아니냐는 생각까지도 한다. 이 모든 것에서 그의 노곤함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그는 이러한 문제를 사회적인 구조의 문제로로 돌리고 있다. 불평등, 불합리를 느끼지만 나라에서 의지를 박탈해가 무력감에 항의를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모든 것에서 그는 현재 현실세계에 대해 매우 불만족하다고 볼 수 있다.

 

사도 도쿄

 준코의 말에 따르면 이곳은 보험도 없고 은행도 없다. 또한 병에 걸릴 걱정도 없고 죽을 걱정도 없고 돈 때문에 힘든 일도 없다. 이곳의 자본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책에 자세한 설명이 없지만 이 대목을 보면 사도 도쿄란 공간은 아마 경제적인 부분에서 만큼은 걱정이 없는 이상적 공간으로 보인다.

 이곳의 또 다른 규칙은 죽은 자가 저승에서 주민등록을 해야 비로소 특정한 시대의 특정한 장소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죽은 날부터 일주일 간 유예기간이 주어지고 그 일주일동안 등록을 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현재 있는 그 자리로 등록된다고 한다. 등록을 하면 죽은 자는 그 시대의 그 장소에 고정된다. 물론 시간은 그대로 가고 시대도 변하긴 하지만 고정된다는 것은 다른 시대를 선택을 한 사람들과 교류를 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설정은 잘 이해가 가지 않지만 아마 사후세계의 제약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로 인해 엇갈린 사람들도 생기고(우에노씨와 어머니) 주인공도 자신의 즐거웠던 시절 중 어느 시대로 갈지 고민을 한다. 또한 이걸로 주인공은 이곳에 대한 회의감이 생긴다.

 

사도 도쿄와 그

 그는 갑자기 죽었다. 심지어 자기가 죽었다는 것도 깨닫지 못한다. 주변 상황이 평소와 달라진 것을 느꼈지만 금세 적응한다. 과거의 모습이란 것을 깨닫고 예전 기억을 떠올려 준코라는 여자를 찾아간다. 그는 그녀를 만나 그가 죽었다는 것도 깨닫게 됨과 동시에 여기가 사도 도쿄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데 그는 사후세계가 자신이 상상했던 것과 다르고 단지 그리운 시절의 도쿄그 자체라는 것에 놀라워하고 당황스러워할 뿐 자신이 죽었다는 것에는 별로 큰 감흥이 없다. 이것은 그가 깨달을 틈도 없이 죽어버려 죽음이 별로 크게 안 와 닿았을 수도 있겠지만 현실세계는 그에게 별로 큰 미련이 남지 않았다는 것으로 보인다. 현실세계에서의 고단함이 그를 이렇게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돈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말에 그는 빚을 떠올리고 자본주의의 피안에 닿았다고 생각한다. ‘피안이라고 표현할 만큼 그는 사도 도쿄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현실세계에서 돈에 대한 걱정이 그의 어깨를 얼마나 짓눌렀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사도 도쿄의 규칙을 알게 된 후의 반응은 달랐다. 시간을 잘 못 짚어 쓸쓸히 남편을 기다리는 우에노씨를 보며 정해진 시대를 살아야 된다는 것에 융통성 없음을 느낀다. 그리고 자신이 갈 시대를 정하면서 고민을 하는데 결국은 이곳도 현실세계의 해결책이 안 됨을 깨닫는다 그의 현실세계는 단지 돈이나 경제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결국 희망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다 한 여자를 만났는데 소생을 돕겠다고 나서지만 그는 돌아갈지를 망설인다. 망설인다기보다는 자신의 소생에 대한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지는 않는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현실세계의 미련이 크게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그 여자의 얼굴에서 딸아이의 얼굴을 연상하고 설득력에 감동해 결단을 내린다. 그렇게 그는 다시 살아난다.

 

재기동의 현실세계의 그

 확률은 3%미만이었지만 그는 완벽하게 재기동에 성공한다. 그래서 다시 살아났지만 사도 도쿄에서 일어났던 일은 전혀 기억이 안 떠오른다. 하지만 현실세계에 대한 그의 생각도 조금은 변했다. 물론 이승의 악몽이라던지 빚이 다시 덮쳐왔지만 다시 살아나 행운이 따라올 것 같기도 하고 달콤한 전망이라고도 한다. 다시 살아난 사람들이 대게 그렇듯 삶의 소중함을 깨닫고 와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사후세계의 허무함을 깨달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는 아마 지금 상황에 대한 희망을 얻은 건 아닐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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