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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군생활 (인사과 계원 썰) #7
게시물ID : humorbest_5389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적중문제
추천 : 13
조회수 : 2087회
댓글수 : 1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10/04 04:19:00
원본글 작성시간 : 2012/10/03 23:04:27

생각보다 계원 생활해보신 분이 많군요 ㅎ

 

 

 

상병을 달고 정말 모든 업무 파악이 되면서 하루하루가 편한 군생활이 이어질 쯤

 

또 어김없이 나에게 위기가 닥쳐왔음. 그건 바로

 

부!  대!  일!  지!

 

하루하루 있었던 중대 모든 일을 기록해 놓은 책임.

 

하지 않았던 일도 필요하면 기록하고 했던 일이여도 기록 할 필요없으면 쓰지 않는 군대의 모든 가라의 총 집합체임.

 

이게 책으로 되어 있어서 한달에 한권 이런식으로 보관되어 있음.

 

상급부대에서 감사를 나오면 찾는게 이거임. 만약 하루하루 꼭 기입되어 할 사항이 기록되지 않으면 진짜 JOT 되는 거임.

 

근데 이게 책이 아닌 전산으로 바뀐다는 거임.

 

전산으로 바뀌어서 여단에 보고할때도 예전에는 책 몇권 바리바리 싸들고 갈필요없이 전산으로 보고 하라는 거임.

 

내가 이 사건을 위기라고 말했는데 (위기=위험+기회) 난 기회라고 생각했음.

 

여단에 하루 파견 가서 교육을 받았는데 내가 보기엔 개 껌이였음.

 

하지만 모든 군생활이 능력대로 잘하기만 하면 나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져 피곤해짐.

 

복귀해서 행보관님이 얼마냐 걸릴것 같냐고 물어봄.

 

2주 정도 걸릴 것 같다는 말에 행보관님은 천천히 보름안에 끝내라고 말하심. (하루 늘어남, 감사함)

 

전산화 된 부대일지는 당직사관 근무 서는 간부들의 싸인도 전산화로 기입해야함.

 

부대 돌아다니면서 싸인을 종이에 받고 그걸 스캔을 떠서 원하는 부분에 복사를 함.

 

너무 자세히 말하면 재미없어 할까봐 대충 말하겠음.

 

그니까 보름동안 시간이 주어졌지만 나는 3일만에 전산화를 끝냄.

 

하루 더 놀고 5일째 되는 날 행보관님께 전부 다 끝냈다고 보고함.

 

근데 전산화만 되면 매일 손으로 쓰는 불편함이 없어져서 좋을 줄만 알았는데

 

전혀 엉뚱한 데서 일이 터짐.

 

당직서는 간부들이 컴을 잘 못하니 내가 하는 상황이 생겨버림.

 

인사계원은 오전 9시~18시 까지만 작성을 하고 18시~다음날 9시는 당직사관이 작성을 해야 하는데

 

이걸 못하는 거임.

 

물론 젊은 장교들은 어떻게든 자기가 하려고 했는데 부사관들은 그게 아니였음. ㅠㅠ

 

상병되어서 나도 소대 관리도 해야하고 애들 챙겨야 하는데 이 개같은 전산 부대일지때문에

 

계속 행정반에 묶여버림. 밑에 후임이 정말 개고생했음. 아직도 미안함.

 

나이 좀 드신 부사관은 아예 시도조차 안하는 모습을 보면서 첨엔 너무 짜증이 났음.

 

하지만 난 군생활 하다가 힘이 들거나 짜증이 날땐 항상 인사과에 있었던 때를 생각함.

 

담배 한대 피면서 예전 생각을 하면 지금 있는 일은 아무것도 아님.

 

어차피 할거 빨리 하자는 식으로 함.  쉽게 말해서 개 딱까리 업무를 많이 봄.

 

이런 식으로 시간이 지나자 간부도 나도 그냥 서로 별 말 없으면 내가 그날 부대일지를 썼음.

 

그러니 간부도 나에 대한 믿음이라고 할까? 그냥 맡겨버림.

 

아침 조회는 무조건 열외였고 구보는 상병달고 해본 적이 없음. (우리 부대는 아침마다 2KM정도 산을 탐)

 

이 때부터 배가 나오기 시작했음. 매일 하는게 먹고 싸고 컴  먹고 싸고 컴 이였으니.

 

애들 구보 나가면 간부에게 화면을 보여주면서 마지막 확인을 받고 예전에 스캔해놓았던 자신의 싸인을 하게 함.

 

그러면 그 간부는 웃으면서 퇴근을 함.

 

이런식으로 남은 군생활 동안 펑크났던 적이 한번도 없음.

 

간부들 사이에서 소문이 퍼짐. 부대 일지 전산화 되서 너무 좋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에게 부대 일지를 맡긴게 미안했던 지 몇몇 부사관들이 주말에 맛난 걸 많이 사줌.

 

내가 있던 데가 옥천이였는데 냉면이 끝내줌. 간부 재량하에 목욕 외출도 몇번 했고 나갈때마다

 

맛있는 걸 많이 얻어먹음.

 

군 생활이 행복했음. 나름 인정도 받고 커버쳐주는 간부들도 많고 짬도 이제 좀 되니 일 할 맛이 나는 거임.

 

이 때 나는 사고를 침.

 

20~21시 외각 근무를 나가게 됨.

 

참모는 원래 외각 보다는 상황근무를 많이 서게 되는 편인데 그날은 다른 소대 사수자리가 빵꾸가 나 내가 외각 근무를 나가 게 됨.

 

다른 소대 후임 부사수와 근무를 나가게 되니 이게 또 다른 재미였음.

 

너희 소대 분위기는 어떠냐 이런식으로 노가리 많이 깜.

 

내가 근무 나간 초소가 최 외각이여서 담배를 필려고 했음.

 

보통 담배를 필때 한명이 망보고 한명이 다피면 나머지 한명이 핌.

 

하지만 담배는 같이 펴야 맛있는 거라는 나의 생각에 그냥 같이 피자고 부사수에게 말함.

 

총도 내려놓고 둘이 앉아서 노가리 까면서 담배를 핌.

 

대충 눈치 채신 분도 있겠지만 순찰 나온 간부에게 걸림.

 

정말 짤없이 입에 물고 있는 모습을 걸림.

 

진짜 중 하사 였으면 정말 어떻게 쇼부라도 치겠지만 원사 진급을 앞둔 상사였음.

 

"오~ 담배 맛있냐? 쫌 있따 보자~"

 

진짜 성기 됐다 라는 심정이였음. 복귀 하니 21시 점호시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그래도 점호시간 빡세서 힘들었는데 개념없는 상병이 초소에서 담배를 피고 오니 분대장은 어이없어 함.

 

당직사관은 호출하여 진술서를 쓰게 함. 정말 있는데로 썼음. 내 죄를 100% 인정했음.

 

당직사관은 중사였는데 어쩔 수 없이 다음날 아침에 행보관님과 중대장님께 보고 한다고 했음.

 

이야기가 다 끝났는데 당직사관이 나에게 무슨 할말이 있는지 계속 우물쭈물 했음.

 

갑자기 나에게 담배를 피자고 함.

 

"OOO상병아,  이렇게 너 사고 쳐서 기분 안좋은거 알겠는데 오늘 나 부대일지 좀 써주면 안되겠냐?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우~~ 개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자식이 사람인지 동물인지 참 ................ 이게 할말임??

 

하지만 쿨한 나는 알겠다고 대답함.

 

부대일지 쓰면서 'OOO상병 초소에서 흡연을 하다 OOO상사에게 적발됨' 라는 문구를 기입할 땐

 

가슴이 참 아팠음.

 

드! 디! 어!   다음 날이 됐음.

 

어김없이 아침에 바로 행보관님에게 호출이 됨.

 

"이거 사실이냐?"         "............... 예 죄송합니다 사실입니다"

 

"알았다 중대장님이 결정하실거다"

 

영창 갈 마음은 먹었고 어제 그 부사수 불러서 미안하다고 말했음

 

중대장님이 오셨고 정말 나는 중대 내에 있는 모든 간부 및 병사들 있는데서

 

개욕을 먹음. 정말 서러울 정도로 개 욕을 먹음

 

그런데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징계까지는 안가게 되었음.

 

내가 가지고 있던 4박 5일 포상 하나 짤리게 되었고 일주일동안 완전군장하라는 명이 떨어짐.

 

여기서 진풍경이 벌어짐.

 

9시에 항상 군장을 싸서 중대건물을 하염없이 계속 돌았음. 이 때 처음으로 금연해야겠다는 생각도 함.

 

근데 1시간 이상 계속 도는 일이 없었음. 왜냐하면 내가 해야 할 일이 생겨버림. 이게 계원임.

 

아무리 사고를 치고 일을 못하는 상황이 생겨도 누가 해 주는 게 아님.

 

솔직히 몸으로 하는 작업은 하다가 누가 한명 빠지면 다른 한명이 채워지지만 계원 일은 채워지고 자시고 이런게 아님.

 

그 일이 대대에 보고 해야 하기 때문에 행보관님이 들어와서 작업을 하라고 함.

 

군장을 벗고 작업을 시작한 지 5분 됬나?       

 

중대장이 들어오더니 나를 보며 화를 냄.

 

"너!!!!!!!!!!!  누가 벗으랬어?????????????????????????????      내 말이 말 같지 않아!!!!!!!!!!!!!!!!!!!!!!!!1"

 

그랬다. 나는 그때부터 일주일동안 군장을 메고 컴퓨터 앞에 서서 작업을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앉지도 못해 서지도 못해  엉거주춤한 자세로 키보드를 두들기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다들 불쌍하다고 말을 해줌.(허리 미친듯이 아픔 ㅠㅠㅠㅠㅠ)

 

쪽팔렸지만 중대장이 나에게 이렇게 하는 이유도 알 것만 같았음. 아무래도 형평성에 어긋나게 했기 때문에

 

사람들 보라고 이렇게 한것 같았음. (실제로 근무 중 담배피다 걸리면 4박 5일 영창이였음) 

 

실제로도 일주일 지나고 내가 생각했던 것같이 중대장이 고생했다면서 말을 해줌.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평소처럼 돌아오기는 개뿔!!

 

타소대 병장들이 비꼬기 시작했음.

 

"오 역시 인사계원이라 사고 쳐도 영창은 커녕 군기교육대도 안가네~"

 

물론 같이 담배피면서 농담처럼 말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조금 중대원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많았음.

 

그랬음. 실제로도 난 부대 안에서는 정말 편했지만 그만큼 나를 간부들이 부대 밖으로 보내려고 하지 않았음.

 

인사계원인데 휴가 외박을 자주 못 나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래서 사람들이 군대에서는 중간만 가라는 말을 참 뼈져리게 느꼈음.

 

물론 외박같은 경우에는 행보관님께 말하면 바로 보내주시겠지만

 

담배 사건도 있고 그래서 혼자 그냥 자중했음.

 

 

나 인사계원은 보통 작업을 할때 한글 프로그램을 많이 썼음.

 

혹시 인사계나 다른 계원을 하고 싶은 미필들에게 한가지 미리 말해드림.

 

다른 계원들도 그럴 지 모르겠지만 나는 작업을 할때 마우스를 안씀.

 

마우스는 부팅하고 한글 파일 처음에 누를 때 그 때 빼고는 전혀 안 씀.

 

안 쓰는게 아니라 못 쓰는게 맞는말임.  처음에 인사과에서 선임에게 나의 컴 실력이 뽀록 난 후

 

개 갈굼을 먹으면서 한글을 배웠음.  그 때 그 선임이 마우스 잡으면 실력이 늘지 않는다면서 마우스 선을 뽑아 버림.

 

그래서 어쩔수 없이 단축기를 외울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림.

 

워드마스터가 됨.  지금 생각하면 아주 고마움.

 

미필들 중에 정말 계원이 되고 싶고 가자마자 잘 하려면 지금 집에 있는 마우스를 빼고 한글 작업을 연습하길 바람.

 

 

 

한가지 문제 나감.

1111은 소총수 2111은 편성보급병  2811은 경차량 운전병

 

그렇다면   0000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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