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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짬짬히 써본 판타지 소설..
게시물ID : readers_53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키세르
추천 : 2
조회수 : 20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12/04 23:09:51

오유과거에 제출하려 했으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하여 제출하지 못한 놈입니다.

그냥 읽어봐주시고, 읽을만 한지 판단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시작합니다.

///////////

맑은 하늘과 눈부시게 내리쬐는 태양의 빛.

그 빛이 환하게 비추고 있는 공간은 조그만 성의 한자락이다.

그곳에는 축 쳐져서 누워있는 남자와 그를 쳐다보고 있는 여자,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몇사람이 있었다.

"이래서 뭐 배우기나 하겠어? 얼마 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이렇게 지쳐버리면 어쩌자는 거야?"

"너무 그러지 말아요. 잠깐만 숨 돌리고 다시 시작하면 안될까요?"

"그만 둘수도 없잖아? 시간은 오늘 딱 하루 뿐인데, 니가 그만두자는 말은 하지 않을테니.."

"큭큭큭.. 알아주시니 고맙군요."

"고마울것은 없어. 내 이름이 걸린 약속이니 지키지 않으면 찝찝해서 어쩔 수 없을 뿐이야."

"네네. 후~"

남자는 손에 쥐고 있던 기다란 검으로 바닥을 짚으며 천천히 일어났다.

그의 이름은 키리, 이 성에서 잠시 머무르고 있는 지나가던 방랑자였다.

그리고 키리의 앞에 서있는 여자는 스린이라는 이름을 가진 레드 드래곤이 폴리모프한 모습이다.

잠시 이 둘이 어째서 이런 모습으로 있는지에 대한 말을 하자면....

.......

"진짜, 뭐 하고 놀만한게 없네. 대결자도 없고, 사건도 없고, 심심해 죽겠네."

키리는 성의 시장을 이리저리 두리번대며 혼자 중얼거렸다.

그는 혼자서 여행을 하고 있는 방랑자였고, 여기저기서 대결을 해보고 싶어하는 싸움꾼이였다.

그렇다고 그가 싸움을 그렇게 손에 꼽히게 잘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결투를 즐기며 자신의 실력을 높이고자 하는 의미였다.

이런 작은 성에서는 그를 압도할 실력자를 찾기 힘들었지만, 큰 성에서는 어렵지 않게 결투자를 찾을수 있었다.

그런데도 그가 이런 작은성에 머물고 있는 이유는 그 스스로가 정한 한가지 이상한 룰 때문이였다. 그게 무엇인가 하면...

'최소한 한명정도와는 대결을 한 후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

이상하게도 이곳에서는 대결할 만한 사람을 찾지 못했다. 왜인지조차 알수도 없었다.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스린을 만나게 되었다. 그저 지나갈뿐이였는데, 웬지 모를 이끌림에 말을 걸게 되었고 결투가 진행되었다.

대결을 하기전에 스린은 키리에게 한가지 제안을 했다.

"만약 니가 나와 대결하면서 5분을 버텨낸다면 너의 한가지 소망을 이루어주겠다."

"응? 왜 그런 번거로움을 자초하는거죠?"

"그냥, 나도 너처럼 대결을 즐기는 입장이고 니가 나를 만족시켜줄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고, 보답해줄 용의가 있기 때문이랄까?"

"음.. 자존심 상하지만 그런 말을 하는만큼 강할테고, 강한사람과 대결한다는건 내게도 즐거우니 응해야겠군요."

"그럼 결정된걸로 하고, 시작해볼까?"

스린은 허리춤에 매어져 있던 레이피어를 왼손으로 잡아 꺼내었다.

'스르릉'하는 영롱한 소리와 함께 레이피어의 검신이 자태를 뽐내며 등장했다.

일반적인 레이피어와는 다르게 검신은 매우 투명했다. 반대쪽이 비춰질만큼..

스린은 꺼내든 레이피어를 늘어뜨릴뿐, 결투할 생각이 없는것처럼 그저 키리를 지그시 쳐다보기만 했다.

키리는 자신의 애검 네오 시라드를 꺼내들고 스린을 마주 보았다.

주변은 구경꾼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고 있었다. 둘은 그렇게 마주보기만 할뿐, 서로에게 덤벼들지 않고 있었다.

사람들이 지겨워할 즈음, 키리는 검을 곧추 세워 한바퀴를 휭 둘렀다. 위압적인 모습이었지만, 스린은 반응하지 않았다.

무릎을 굽히고 검이 스린을 향하게 한뒤, 키리는 무릎이 펴지는 반동과 속도를 이용하여 스린에게로 향했다.

그 와중에 소량의 마력을 검에 주입하여 전류가 약간 흐르게 하였다.

검에 전류가 흐르게 되면 맞대었을때, 상대는 의외의 짜릿함에 약간 주춤하게 된다.

전류는 눈에 띄지 않을정도로 약하게 흐르는데다, 움직이는 와중이므로 파악하기가 어렵게 된다.

키리가 여러번의 결투를 하면서 상대방의 강함을 알기위해 터득한, 애용하는 선제공격법이다.

스린은 다가오는 키리를 보고서는 검을 들고 키리를 향하게 하더니 기합을 내뱉었다.

"합"

'팡'하는 소리와 함께 검과 일직선으로 이어진 대기가 잠시 뒤틀렸다.

'응? 저건 무슨 공격이지? 처음 보는건데...'

자신만의 선제공격법으로 튕겨져가던 키리는 처음보는 공격법에 당황했다.

상대는 마법인데 반해, 자신은 몸으로 대항해야 한다면 이미 손해보는 장사다. 압도적으로 강하지 않다면, 무조건 후자가 손해다.

느끼는 즉시 행동하고 피해야 손해를 최소로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그는 행동을 했다.

사력을 다해 검을 내리 꽂았고, 닿았다 생각하는 순간에 검의 반동을 이용하여 공중으로 떠오르며 검을 휘둘러 원을 그렸다.

키리에 적중되지 못한 스린의 공격은 바닥에 꽂히며, '펑'하는 소리를 내며 작은 구덩이를 만들어버렸다.

공중에서 반격을 시도하던 키리는 마력을 더 주입하며 전력을 높였다. 상대를 좀더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원심력에 자신의 힘을 조금 더 보태 자연스럽게 휘둘렀다.

그곳에는 스린이 서있었고, 이 공격은 레이피어로 막기엔 무리가 있을것이다. 키리는 그렇게 생각했다.

스린은 피하지 않고 레이피어를 들어 키리의 공격을 막으려 했다. 둘의 검이 맞대어지는 순간..

콰앙!

그렇게 크지도 않은 소리였지만, 대기의 여파는 컸다.

순간적인 대기의 파동으로 인해 주변엔 강풍이 일어 주변사람들을 밀어버렸다. 이미 사람들과의 거리가 있었지만 더 멀어졌다.

그리고 스린의 발밑은 약간 꺼져버렸다. 스린이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하여 충격을 대지로 넘겨버린것이다.

말로는 쉽지만 직접적으로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 할만큼 대단한 기술이다.

어지간한 공격정도는 자신이 피해를 받지 않고 반격의 기회를 잡을만큼 중요한 기술이기도 하다.

그런 기술을 스린은 그저 평범하게 펼쳐보였다. 스린은 꽤나 강한 강자였다. 연이은 키리의 공격을 그저 어렵지 않게 막아냈다.

그러다가 레이피어가 갑자기 흔들렸다. 여기저기 공격을 해대던 키리는 갑자기 덥쳐오는 공격을 파악하려 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공격해오는 기운은 정면이 아닌 후방측과 좌우측이였다. 이건 심상치 않다.

검의 길이가 있는 만큼 찌르기보다는 베기 위주로 공격하고 있던 키리는 반동을 이용하여 검을 공중으로 쳐올리고 맨손이 되었다.

그러고나서는 오히려 스린에게로 달려들었다. 무모하지만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했다.

스린을 공격하고 있던 방향인만큼 힘도 들지 않고, 속도또한 줄지 않았다.

상대가 검으로 공격한다고 해도 팔목에 채워진 시라나드로 방어가 가능하다. 그뒤에 너클로 공격을 해보겠다는 생각이였다.

너클에 약간의 마력을 주입해서 전류를 흐르게 하였다. 단순한 주먹지르기지만 전류를 방출하는것도 가능했기에 시도가능한 공격이다.

두가지의 방법을 떠올리고 행동에 옮겼지만, 스린은 의외로 방어를 택했다.

공중으로 뛰어올라 네오 시라드를 땅으로 내리쳐버렸다.

그 방향의 끝에는 키리가 오는중이였으니 잘못했다간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격이 되어버린다.

이런 연계되는 공격이 이어지는걸 보니 스린이나 키리나 강자였다. 둘중 하나가 약했다면 연계될 필요도 없이 승패는 결정된다.

키리는 몸을 뒤틀어 공중을 쳐다본후 검을 향해 전류를 방출했다.

새로운 전력을 머금은 네오 시라드는 빛나며 자체회전을 시작했다. 그러고는 스린에게로 쏘아져갔다.

그 속도는 내려친것에 비할바 없이 빨랐으므로 스린은 미처 피하지 못했다.

바늘처럼 쏘아져오는 그것을 내리칠수도 없었으므로 몸을 뒤틀었으나, 어깨를 관통당하고 말았다.

"크윽.."

어깨를 움켜쥐며 스린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키리는 언제 회수했는지도 모르게 네오 시라드를 손에 거머쥐고 있었다.

스린이 어느새 리커버리를 시전했는지 어깨의 상처는 이미 아물어 있었다.

"너, 꽤 하네? 더 이상 해봤자 의미는 없겠고, 이번 공격을 막으면 네가 이긴거다."

대답조차 듣지 않고, 스린은 공격준비를 했다.

그녀는 레이피어를 허리춤에 집어넣고 마법을 준비하고 있었다.

'무슨 마법일까?'

키리는 긴장한채로 검을 움켜쥐고 있었다.

스린의 주변은 마나의 파동으로 인해 대기가 요동치고 있었고 주변 건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순간 스린의 두 눈은 반짝였고, 그녀의 두 손에서는 붉은 기운이 뿜어져나왔다.

그 붉은 기운은 키리의 주변으로 모여들었고, 한순간에 폭사되었다. 헬파이어였던 것이다.

대인전에서 극강의 위력을 발휘한다는 헬파이어가 시전되었다.

막아야하는 키리로서는 죽을맛이였다. 설마하니 상대가 헬파이어를 쓸줄은 몰랐던것이다.

구경조차 하기 어려운 마법인데다, 실제적으로 상대해본적이 두번밖에 없었다.

한번은 겨우 막아내었고, 다른 한번은 결투여서 죽지는 않았지만 하마터면 죽을뻔 했었다.

발사되는게 아닌 시전자가 지정한 위치에서 폭발하기 때문에 정확한 타이밍을 잡기도 힘들다.

헬파이어임을 알게 된 순간, 그는 배리어쉴드를 최대한으로 펼치며 양손으로 검의 끝과 끝을 잡은채로 내밀었다.

헬파이어를 단순히 막기만 하면 그 충격을 고스란히 받아야 하므로 어림없다. 힘을 흘려주어야 그나마 버틸만 하다.

배리어쉴드로 어느정도의 폭발력을 막아주고, 검을 이용해 기운을 공중으로 흩어버려야 한다.

그것이 키리가 생각한 헬파이어를 견디는 방법이였다. 물론 어느정도의 피해는 감수해야 하겠지만..

더블스펠을 시전할수 있다면 배리어쉴드를 2중으로 펼칠수 있겠지만, 페어나이트에 불과한 키리에겐 어림없는 소리였다.

나이트와 매지션의 혼합이라고 할수 있는 페어나이트는 마법력이 있어 몇가지의 마법은 사용이 가능하지만,

리치 이상에서나 가능한 더블스펠은 절대 불가능하였다. 나이트계열의 정점이라는 나이트 메어가 아니라면 말이다.

그렇게 더블스펠이 불가능한 페어나이트로서는 헬파이어에 대항할만한 방법이 전무한상태였고, 키리 또한 조언을 들을수도 없었다.

그래서 스스로 이런저런 방법을 생각해보았고, 여러 마법들을 겪어보면서 차근차근 정리해나갔다.

여러차례의 싸움끝에 강구해본 방법이긴 하지만 실제적으로 행동에 옮겨본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손과 팔목은 시라나드로 보호되고 있어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 그걸 믿고 그 방법을 생각한것이기도 하고..

꽝!!!

선제공격때의 폭발음과는 다른 폭발음이 울렸다. 먼지가 흐트러져 보이지가 않는다. 결과는 어떻게 돼었을까?

스린이나 주변에 모여있던 사람들은 결과가 궁금했다.

대결인만큼 목숨을 빼앗지는 않는게 규칙이고, 스린도 마지막 공격이라고 선언했기에 그저 서서 결과를 기다렸다.

먼지가 잘 가라앉지 않자, 스린은 답답한 마음에 바람을 일으켜 먼지를 걷어버렸다.

헬파이어를 시전하는 사람인만큼 그런정도는 쉽게 할 수 있었다.

먼지가 걷히고 키리의 모습이 드러났다.

옷이 너덜너덜해지고 여기저기가 상처투성이긴 했지만 그는 서 있었다. 비록 검을 땅에 꽂아 버티기는 했지만..

"헉헉.. 겨우겨우.. 버텼네요...."

"쩝. 이걸 막아내다니, 너 꽤 하네?"

"헉헉.. 감사.....하군요...."

"힐!"

스린은 키리의 힘들어하는 모습에 답답했던지, 키리에게 힐을 시전해주었다.

"응? 힐 한번에 체력이 꽤나 회복돼네? 이거 장난 아닌데?"

"뭘 혼자 궁시렁거리고 있나?"

"아.. 아닙니다. 회복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됐어. 사람죽이는거 취미도 아닌데다 니가 이긴거니까 별 상관없어."

"예? 제가 이기다뇨? 전 간신히 버틴건데.. 제가 진거죠..."

"잊었어? 방금의 그 공격이 내 마지막 공격이었고, 막는다면 니가 이긴거라고 했잖아."

"그랬던가요? 음....웬지 찝찝한 기분이네."

"찝찝하긴 뭐가 찝찝해. 상대방이 인정했으면 그냥 넘어가고, 이제 니가 원하는 소망을 하나 말해봐."

"뭐,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야... 그럼 제가 원하는건....."

"얼토당토 않은거 말하면 당장 죽여버린다."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하하~ 제가 바라는건 가르침일 뿐이니까요."

"뭐? 뭘 가르쳐달라는건데?"

"그냥, 당신의 싸우는 방식에 대한것이요."

"어려운건 아닌데, 오래 해주진 못하고 오늘 하루...어떠냐?"

"음, 그정도만 해도 제게 도움이 될꺼 같네요. 그렇게 하죠. 훗~"

....

그렇게 키리는 스린에게 스린의 공격방법에 대한 가르침을 받게 되었는데, 그게 생각보다 훨씬 고난이도라서 키리는 허덕이고 있었다.

이제 겨우 세시간 남짓밖에 되지 않았는데, 키리는 녹초가 되어간다. 그럴때마다 스린은 힐로써 다시 일으켰다.

그렇게 일어난것이 벌써 다섯번째이다.

"이래서 오늘 하루 버틸수 있겠어? 쯧, 이렇게 허약해서야 원..."

"어려운것일수록 해냈을때의 쾌감은 짜릿하죠. 전 그게 좋아서 오히려 이런게 더 좋습니다. 후훗~"

"허약한 놈이 무슨 개소리냐? 웃기는 소리 그만하고 계속 해야지?"

"바라는 바입니다. 그럼 다시 한번 더 부탁드립니다."

키리는 그렇게 무모하게만 보이는 수련방식을 계속 하고 있었다. 이제까지 키리가 수련해온 방식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어려워 보이는것에 더 집착으로 보일만큼 매달리는 그였다. 자칫하다간 정신병자로 보일만큼..

사실 그런만큼 그의 실력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고 있었다. 고생한만큼 얻는다고 했던가? 키리는 결과가 좋으니 더욱 박차를 가했다.

그렇게 다섯번을 쓰러지고도 일곱번을 더 쓰러지고 나서야 스린의 가르침과 키리의 수련은 끝을 맺었다.

수련이 끝난후 키리는 스린에게 뒤풀이를 제안했고, 스린은 키리의 행동거지가 마음에 들어 수락을 했다.

둘은 번화가보다는 조용한 곳의 한적한 펍을 가기로 했다. 괜한 귀찮은 일에 말려들고 싶은 기분은 아니였기 때문이다.

같이 지낸 시간은 단 하루밖에 되지 않았지만, 둘은 서로 자유로움과 강함을 추구하는게 닮아서 말이 수월하게 이어졌기 때문이다.

"넌 왜 이렇게 돌아다니며 결투를 하는거지?"

"별다른 이유는 없어요. 그냥 이런게 즐거워서 하고 있는것 뿐입니다. 당신은요?"

"이하동문!"

".....어디까지 가시나요?"

"정해진 목적지는 없어. 그냥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여행하고 있지. 너는 어디까지 가냐?"

"저도 뭐, 정해진 곳은 없어요. 결투할곳이 있다면 어디든지 갈 의향이 있으니까요."

"그래? 그럼 너 나랑 싸움하러 돌아다닐래?"

"네? .....음...."

"할래? 말래? 빨랑 정해!"

"기한은 어떻게 하실건가요?"

"1년."

"좋습니다.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좋아, 그럼 나도 잘 부탁하고 오늘은 시원하게 마셔보자. 오늘 내가 사도록 하지."

"건배!"

 

 

여기는 세상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천상계의 심처다.

"라이툰, 당신은 어째서 그런 한심한 짓을 하는거죠? 당신은 천상계의 변방을 수호하는 수호천사 중 1인입니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루한걸 어떡합니까? 좀이 쑤신단 말입니다."

"어찌됐던 당신은 천상계의 법도를 어긴 죄로 징계 조치 되었습니다. 인간계로 내려가 6개월간 중간자 역할을 수행하시기 바랍니다."

"응? 무슨...그런 가벼운 일로 6개월간이나 징계가 되는겁니까?"

"당신이 이제까지 해온 행동들을 벌써 잊으신겁니까!"

"아니, 뭐.. 그렇다고 화 낼 일은 아니시잖습니까... 징계 접수하고 받아들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지금 당장 인간계로 이동하시기 바랍니다. 단, 드래곤족과의 다툼은 절대 금지입니다. 이유는 알고 계시겠죠?"

"네, 중간자 역할을 하는 존재들끼리의 다툼은 인간세계에 큰 악영향을 미칠수 있으므로 절대 금지입니다. 숙지하고 있습니다."

"숙지했다고 하여 다가 아닙니다. 당신은 알고 있는 지식도 무시해버리고 당신이 내키는대로 행동하는 인물입니다."

"앞으로 알고 있는대로 행동하겠습니다. 마음 내키는대로 행동하지 않겠습니다."

"그렇다면 지체할것 없이 지금 당장 인간계로 내려가시길 바랍니다. 동반할 수 있는 물품은 당신의 애병인 쥬드렉만 허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받아들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전 이만.."

"...."

그렇게 라이툰에게 징계조치를 전달하기 위하여 라이툰을 천상계의 심처로 소환한 전령천사는 라이툰을 남겨둔채로 사라졌다.

라이툰이 왜 이런 상황에 직면했는지를 설명해 보자면....

여기는 천상계와 마계의 경계가 되는 변방.

"차라리 마계에서 도발을 해 온다면 이렇게 지루하지는 않을텐데..."

"큰일날 소리 하십니다. 전쟁이 일어나길 바라시는겁니까?"

"그런건 아닌데, 너무 지루하잖아. 변하지 않는 저 배경을 바라보기만 하는게 넌 견딜만 하냐?"

"차라리 전쟁이 일어나는것보다야 그냥 이렇게 지루한게 훨씬 좋습니다. 게다가 전 수호천사도 아닌 일반병사지 않습니까?"

라이툰과 잡담을 하고 있는 인물은 라이툰과 한조를 이루어 변방경계태세를 담당하고 있는 천상계의 일반병사인 마큐이다.

천상계 소속이라고 해서 모두가 천사인것은 아니다. 천상계에서 천사가 되기 위해서는 총 스무단계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이 관문에 도전할 자격을 얻으려 한다고 해도 영혼상태로 태어난 천상계의 존재가 100년의 세월동안 각종 임무를 수행하고 수련하여야 한다.

마큐는 이제 태어난지 70년된 존재로 태어난지 400년이 넘은 라이툰에 비해서는 한참 어린 존재지만, 비슷한 또래에 비해서는 나름대로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 존재이다.

"엄살피우지마. 보통의 존재들은 100년 걸리는 관문 도전 자격을 넌 80년만에 도전할 수 있을만큼 실력이 좋잖아."

"그렇지 않습니다. 그저 운이 좋을 뿐입니다. 저보다 더 대단한 존재들이 수두룩한 곳에서 고작 그 만한것이 자랑이 될순 없습니다."

"겸손떨지마. 지금 천상계에 있는 150년 이하의 존재들 중에 널 이길수 있는 존재는 없어."

"겸손이 아닙니다. 라이툰, 당신은 최소 1,000년이 지나야 겨우 도전할 자격이 생기는 수호천사직을 250년만에 통과하지 않으셨습니까?"

"아, 그거? 나도 순전히 운이야.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거지."

"어떻게 되었던 당신같은 대단한 존재와 비교한다면 전 아주 초라한 존재일 뿐입니다."

"알았어. 쓸데없는 논쟁은 그만하자. 그나저나 뭐 즐길만한거 없나. 너무 지루한데...."

"전 그냥 이대로가 좋습니다. 평화로운 날이 좋습니다."

"재미없는 녀석..."

"칭찬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삐잉-

"응? 무슨 소리지?"

"글쎄요. 라이툰님께서 모르시는데 제가 알리가 없잖습니까?"

"그러네. 그럼 무슨일인지 확인하러 다녀와 볼까나?"

"근무이탈하시면 안됩니다. 저희는 쳐들어온 적을 막는 역할이지, 수색을 하는것이 아닙니다. 아시잖습니까?"

"알아. 너만 말하지 않으면 내가 다녀온것을 아무도 모르잖아. 지루하니까 잠깐만 다녀올께."

"그러다가 또 징계조치 당하시면 어쩌려고 그러십니까?"

"뭐, 하루이틀 그런것도 아닌데다가 어떻게 보면 차라리 징계조치 당하는게 여기 있는것보다 나아."

"그럼 알아서 하십시요. 제가 막아보려 해도 막을수 없는 존재이니 저도 방법이 없습니다. 이러는게 하루이틀도 아니고.."

"하하하, 알았어. 그럼 다녀올께."

"몸 조심히 다녀오십시요."

휙-

라이툰은 소리가 난 방향으로 질주했다.

일반적으로 천상계내에서는 천사라 할지라도 순간이동이 금지되어 있다.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비행이나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라이툰이 도착한 장소는 경계초소와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그곳은 미물들이 간혹 마계에서 길을 잃고 천상계로 넘어오기도 하는 곳이였다.

쉬익~ 쉬익~

"저 자식은 어떻게 여길 온거지? 미물도 아닌 녀석이 어쩔수 없이 온거같지는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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