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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vestory_185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iss.green★
추천 : 23
조회수 : 671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05/09/14 12:23:49
전 올해 스무살인 여자입니다.
미혼이구요. 그런데 엄마가 되었어요^^
제가 3년전에 봉사활동을 하다 만난 여자아이가 있었어요.
열살짜리 꼬마가 동생 두명과 셋이서 살아가고 있더라구요-
그 모습이 너무 대견하고 마음이 아파서
그때부터 조금씩 도와주기 시작했지요.
생활비도 조금 보태주고 집안일도 조금씩 해주고
학교에서 부모님들 오시라고 할 땐 제가 부모님 대신 가주곤 했어요.
지금은 각각 13살, 9살, 7살이 되었지요.
저에겐 언니 혹은 누나라고 부르면서 얼마나 잘 따르는지 몰라요.
그런데 어제 맏이에게 전화가 왔어요.
"언니~ 나 수진인데 잠깐 우리집에 와봐~"
무슨일일까 궁금해하며 달려간 저에게
아이들이 꼬깃꼬깃하게 접힌 종이들를 내밀더라구요.
"이게 뭐야?"
"펴봐^ㅡ^"
그래서 맏이것 부터 차례대로 펴봤지요..
"언니 난 언니가 있어서 얼마나 든든한지 몰라. 나 이번에 반장 됐어!! 고마워 사랑해."
둘째것..
"언니! 사랑해!"
이제 7살, 막내것..
어찌나 삐뚤삐뚤한지..^^
"누나가 우리 엄마 해죠"
순간 뭔가가 복받치더군요..
예전에 한번 막내가 저에게 엄마라고 불렀었는데
맏이가 "엄마 아니야 누나야!"라며 제 눈치 보고 다그친적이 있었는데
그래도 막내는 제가 엄마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나봐요.
제가 막내 쪽지를 보고 막 우니까
막내가 제 눈치를 살피면서 이러더군요
"누나- 엄마 하기 싫어?"
"아니.. 왜 싫겠어^^"
이렇게 해서 엄마가 되었어요.
막내가 너무 좋아하더군요..
바로
"엄마!! 이제 누나 아니고 엄마라고 불러도 되지?"라며 좋아하는데
어찌나 눈물이 나는지..
물론 나중에 크면.. 더 큰 상처가 될 지도 모르지만
우선은 아무데도 의지할곳이 없는 아이들에게
엄마 비슷한 존재라도 된다는데 의의를 두기로 했어요.
이제 더 많이 도와주기로 했어요.
그동안은 한다고는 했지만 그래도 가끔씩 귀찮으면 며칠씩 안둘러볼때도 있고 그랬거든요-
이제 막내에겐 둘도 없는 엄마가 되었으니 더 많이, 더 정성껏 아이들을 돌봐야겠어요^^
오늘도 아이들을 만나기로 했답니다^^
오늘은 13살 수진이의 첫 여자속옷을 사주러 가기로 했어요.
괜히 제가 다 뿌듯해요^^
속옷을 사고 나면 같이 쇼핑도 하고 맛난 저녁도 먹으라고
아빠가 무려 "카드"도 쥐어주고 가셨답니다.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잘해보려구요.
그냥 이런일이 생겨보고 나니 오유에 올리고 싶어서^^;;;
지루한 글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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