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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껨 탐구생활
게시물ID : humordata_5394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_-)
추천 : 3
조회수 : 3422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09/09/12 16:50:13
그림이 뜨지 않으면 아래 링크를 누르세요. ^_^ 원래 글 보러 가기 *출처: 딴지일보

[게임] 야껨 탐구생활

2009.09.08 화요일

 시작


어느 한가로운 일요일 오후. 면이 불은 짜장면을 배 터지게 먹고 인터넷을 들락대던 호빵은 문득 한 게시물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다. 호빵은 TV 앞에서 플스를 하던 팥고물에게 대뜸 말을 걸었다.

호빵: 야 너 야근병동이란 미연시 아냐? 그림이 꽤 이쁜데?

팥고물: (썩소를 지으며) 야근병동이란 야껨은 알지만 야근병동이란 미연시는 몰라.

호빵: 헐 뭔소리야. 두 개가 서로 다른 게임이냐?

팥고물: 글쎄다... 하루에도 세개씩 주기적으로 뿜어대는 일본 미소녀게임 세계에서 기존 작품과 동일한 이름의 미연시가 나왔다고 해도 놀라운 일은 아니지. (계속 GTA 중)

호빵: 아니 혼자 뭔소리를 하는 거래. 야 임마 여기 좀 쳐다봐 야! 야!

팥고물: (들은 척도 안 하며) 어 이새끼들 비겁하게 다구리 까고 있네. 이런 씹쌔들.
호빵:  야 팥고물 요것 좀 보래두!

호빵은 팥고물의 등을 발로 툭툭 쳤다. 덕분에 갱들에게 둘러싸여 강렬한 최후를 맞은 팥고물은 분노의 욕질을 하며 조이패드를 내던졌다. 팥고물은 씨근덕거리며 호빵의 모니터를 들여다봤다.

팥고물: 야이 병신아 이런 구시대적 유물 야껨 가지고 지금 내 플레이를 방해해? 무진장 오래된 게임이잖아 넌 이것도 모르냐?

호빵: 헐 그래? 근데 너 아깐 모른담서.

팥고물: 씨바 니가 미연시니 뭐니 국 끓여먹고 남은 다시마 껍데기같은 소릴 하니까 그렇지. 야근병동이 미연시? 왜 GTA가 학습용 게임이라고 하지 그래?

호빵: 아니 보통 이런 게임을 미연시라고 하잖아.

팥고물: 아 그래? (한심하다는 투로) 병원에서 간호사 강간하고 납치해다가 노예처럼 굴리는 걸 요샌 연애라고 부르나 보지?

호빵: 어...야근병동이 그런 내용이냐? 와 좀 쎄네. 그럼 왜 게시판에선 이걸더러 미연시라고 하는 건데?

팥고물: 뭐 굳이 말하자면 호부호형을 하지 못하는 홍길동 같은 맘이랄까? 야껨 하는 걸 떳떳하게 말하지 못하는 일부 한심한 족속들 때문이지. 일명 키빠 달빠 등등.




위- 키빠를 만들어낸 게임 카논 아래- 달빠를 만들어낸 게임 월희


호빵: 씨바 어차피 게임인데 떳떳하지 못할 건 뭐냐? 요즘은 야동보는 게 취미라는 놈들도 많은데.

팥고물: 얌마 야동 보는 놈들과 야껨을 하는 놈들은 애초에 성향이 틀리지. 야동은 누구나 호기심에 볼 수도 있고 접하기도 쉽고 원하는 목적을 쉽게 달성할 수 있잖냐. 야동을 하루에 몇 시간씩 쳐보는 인간은 극히 드물어. 반대로 야껨을 하나의 게임으로 봤을 때, 너만 해도 와우에 몇 시간씩 푹 빠져서 하잖아? 야껨을 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선 그건 걍 게임이고 에로씬은 하나의 보상에 불과해. 퀘스트 달성에 의한 보상. 근데 그 보상처럼 껴있는 에로씬 때문에 그 게임이 야껨이라고 불리면 마치 게임 자체가 비하되는 느낌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꼬인 놈들이 있거든.

호빵: 아니 그래봤자 야한 건 야한 건데 그게 뭐 어떻다고 그래?

팥고물: 그야 그렇지. 하지만 떳떳하게 말하지 못하는 족속들은 게임 자체에 대해서 보다는 한 캐릭터에 애정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야. 지나칠 정도로 편협한 애정. 그렇기 때문에 그 캐릭터는 야껨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작품성 있는 게임에 나오는 것이며, 또 자기는 섹스하는 모습이 보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다 라고 주장하고 싶은 거지. 그래서 이 미연시라는 말이 등장하는 거고. 일종의 보기 좋은 포장지지.

호빵: 그럼 왜 그 많은 말 중에 미연시라고 하는 거냐?

팥고물: 사실 야껨을 미연시로 돌려 말하는 행위 자체는 꽤 오래된 관습이야. 하이텔 VT시절, 피씨통신 소모임 게임게시판에 공략이나 정보를 주고받을 당시까지 거슬러 올라가거든. 그땐 게시판 지기의 눈을 피하거나 소모임 외부 사람들의 눈에서 감춰야 할 필요가 있어 야껨을 미연시라 돌려 말했어. 하지만 웹이 뜨면서부터 너도 들어 봤을 와레즈가 등장을 했고, 거기서 야껨을 자연스레 공유하면서부터 더는 게시판지기나 외부 사람들 눈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지. 첨부터 회원제를 하거나 맘에 안 드는 새낀 벤해버리면 그만이거든. 그러다 Key나 Type Moon에서 나오는 게임을 하는 놈들이 ‘우리가 하는 건 야껨이 아니라 미연시다’ 라고 온갖 게시판에 주장하면서 마치 그게 정론인 양 퍼지고 있는 실정이지. 야껨이라는 대놓고 19금 느낌이 팍팍 풍기는 말 보단 미연시 쪽이 훨 그럴싸하게 보이니까. 그렇다고 미연시라는 장르가 아예 없는 장르냐? 그건 아니고. 실제로 도키메키 메모리얼이나 에베루즈는 상당히 잘 만든 수작 미연시 게임들이지.



각 수치에 따라 다양한 이벤트가 발생하는 도키메키 메모리얼.

호빵: 언젠 미연시란 말 자체가 틀린 말이라며.

팥고물: 얌마 내가 언제? 야껨을 통틀어 미연시라고 말하는 것이 잘못됐다고 한거지.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미소녀가 나오고 그 미소녀와 연애를 할 수 있는 게임. 이런 게임 장르가 존재하긴 해. 좀 다른 거지만 여걸이 되자 라는 미소녀주식시뮬레이션도 있고. 단,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비쥬얼노벨이나 어드벤쳐라는 장르가 뻔히 존재하는데 그걸 시뮬레이션 하나로 통합하는 말 자체가 웃긴 것이지.



잦은 이사에도 아직 남아있는 센티멘탈 그래피티 CD와 책받침.
연애 어드벤쳐 게임이다.

호빵: 아 어렵네. 이해가 될 듯 말 듯 알쏭달쏭하다.

팥고물: 어휴 됐고, 예를 하나 들어주마. 너 소년탐정김전일 알지. 만약 그 만화가 게임으로 나왔는데 게임 방식이 니가 김전일이 되서 살인사건을 풀어나가는 거야. 고립된 저택 안에서 사람들이 증언하는 걸 들으면서 증거를 수집하지. 그러면서 특히 결정적인 증거를 얻을 때마다 서비스컷으로다 미유키가 홀랑 벗은 그림이 나온다 치자. 그럼 이 게임 장르는 뭐겠냐?

호빵: 어... 그래도 추리물이겠지?

팥고물: 그럼 다른 예 하나 더 들어서, 여자를 막 스토커 마냥 따라다니다가 기회를 봐서 강간하려는 게임이 있어. 뭐 이건 실제로 있는 게임이고 강간루트 말고도 고백루트가 있긴 하지만 아무튼 그럼 이건 장르가 뭘까? 이게 미연시겠어?

호빵: 헐. 별별 게임이 다 있네. 거야 당연히 미연시가 아니지.

팥고물: 그래. 미친놈이 아니고서야 저걸 미소녀와 연애하는 걸로 보진 않는 거지. 좀 다른 말이기도 하지만, 이 미연시라는 말을 아무 게임에다가 막 가져다 쓰면 안 될 이유가 바로 그거거든. 자칫하다가는 아 이런 게 연애구나 하고 믿는 또라이들이 생겨. 암만 야동이니 야껨이니 성 판타지라고 해도 그을 선은 그어야 하지 않겠냐? 그러니 더더욱 야껨을 미연시라고 불러선 안 되는 거고. 따지고 보면 별 거 아닌 단어라지만 알고 쓰잔 말이지.



최근 또다시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은 Illusion사의 게임 미행 2.
실제로 몇 년 전 미행을 따라했다가 쇠고랑을 찬 놈들이 있었다.


호빵: 오케 알았어. 야 근데 나 아까부터 궁금한 게 있다.

팥고물: (고개를 끄덕이며) 뭔데?

호빵: 너 임마 아까부터 야껨야껨 하는데 야겜 이라고 해야 하는 거 아니냐?

팥고물: (피식 웃으며) 그거야 야겜보다 야껨이 느낌이 확 오니까. 자장면과 짜장면의 차이처럼 말야. 물론 야겜 야한 게임 에로게 에로게임 19금게임 성인용 게임 등등으로 불러도 좋고 흔히들 에로게라고 하긴 하지만 난 앞으로도 야껨이라고 부를란다. 넌 니 맘대로 부르던가.

호빵: 어 그럼 나도 야껨이라고 부르지 뭐.

팥고물: 그래 그럼 난 다시 플스나 할란다.

호빵: 야 팥고물 잠깐만. 또 궁금한 게 있다!

팥고물: 아주 그냥 뽕을 뽑는구나. 또 뭐냐?

호빵: 너 말하는 거 들어보니까 야껨을 한 두개 한 건 아닌거 같은데 넌 그럼 야껨을 왜 하냐?

팥고물: (어이없다는 듯) 뭘 질문같지도 않은 질문을 하고 그래. 넌 그럼 와우 왜 하냐? 스타는 왜 하냐?

호빵: 거야 재밌으니까.

팥고물: 야껨도 똑같지. 재밌으니까 하는 거라고. 나야 요즘은 시들해져서 야껨을 안 한 지 몇 년 됐지만 아무튼 간에 재밌거던. 비록 게임상으로지만 내 맘에 드는 여자에게 작업을 걸어서 성공한다는 게 짜릿하잖아? 뭐 야한 그림, 그러니까 CG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그게 다라면 차라리 야애니나 야동을 보는 게 낫지. 일명 뽕빨물이라고 별 스토리도 없이 각종 체위의 CG가 줄줄이 이어지는 야껨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어쨌거나 볼려면 직접 플레이는 해야 한다고. 가끔 보면 특정 야껨더러 스토리가 너무 길고 빨리 진도가 안나가 씬 보기가 어렵다고 불평하는 놈들이 있는데, 그런 놈들은 그냥 야애니를 보던가 야동을 보라고 하고 싶어. 특히 야애니의 경우 야껨을 원작으로 해서 나온 것들도 많거든. 니가 첨에 말한 야근병동도 애니가 있고 바이블블랙이라거나 대악사 등등. 그도 아니면 CG만 뽑아놓은 게시물을 찾아보던가.

호빵: 어 그러니까 야껨이라고 해서 시작부터 홀랑홀랑 벗는 건 아니다 이거네.

팥고물: 그렇지. 정 그렇게 씬 많은 걸 원한다면 코스튬게임이긴 하지만 아예 스토리도 뭣도 없는 인공소녀를 하던가, 앞서 말한 대악사, 또는 둥지 짓는 드래곤, 코코로, 가녀린 그녀 같은 걸 하면 되겠지.

호빵: 흠. 그럼 처음 야껨을 해볼려는 사람은 뭐부터 하면 좋을까?

팥고물: 얼~ 왜 직접 해보게?

호빵: 어 뭐 니 말 듣다 보니까 재밌어 보여서. 그니까 함 추천해봐.

팥고물: 그럼 일단 동급생부터 해봐. 뭐니뭐니해도 야껨의 스타트는 동급생으로 끊어야지. 야껨이 범람하는 지금까지도 명작이라 불리는 건 이유가 있는 법이거든.
호빵: 동급생은 나도 들어본 게임이다! 근데 이거 완전 옛날 도스게임 아냐? 영 구릴 거 같은데?

팥고물: 구리다니! 동급생은 그룹 여자 캐릭터들의 기본이 되면서 교과서가 됬던 게임이야. 게임 속에 다양한 스타일의 여자들이 존재하지. 안경소녀, 소꿉친구, 옆집 유부녀, 담임교사에 양호선생, 동네 누나 심지어는 친구 여친까지. 거기다 그 당시 게임으로는 상당히 수려한 그래픽이고 시스템적으로도 빠지지 않고. 그야말로 야껨의 거장 Elf사의 이름을 한국에 드높인 게임이라고. 지금이야 Elf사 보단 Leaf사나 Alice Soft를 더 많이 알겠지만 그래도 Elf사는 한때 최고였어. 다만 그 후에 자사 게임을 리메이크하거나 윈도우판으로 재발매 하는 등의 제살까먹기를 하면서 사골엘프 등으로 불리긴 했지만 말이다. 뭐 야껨 중 최초로 백프로 한글화된 게임도 동급생이고.



Elf사의 마스코트 엘프.
자사 게임 취작 오프닝에서 모종의 사건을 당한 뒤
오프닝에 등장하는 스타일이 바뀐다.


호빵: 한글화? 동급생이 한국에 정식으로 발매됐었어?

팥고물: 거야 당연히 아니지. 우리나라 추세로 볼 때 야껨정식유통이 말이 되는 소리냐? 하기사 정식유통 된 게 아주 없지는 않아. 해피팩토리라고 전문적으로 야껨 번역해서 유통시키는 회사도 있긴 하고 아니면 구매대행업체를 통해 일본어판을 살 수 있고. 근데 그건 최근 이야기이고 90년대만 하더라도 미연시가 아닌 야껨은 짤라먹을 거 다 짤라먹고 발매된 동급생2 정도나 정식유통이 됬지, 그것도 중간버그로 튕기지만. 여튼 대부분의 야껨은 불법적인 루트 밖에는 구할 길이 없었어. 물론 나도 아는 사람에게 부탁해 몇 개 산 적 있으니 이건 변명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러니까 내가 지금 말하는 한글화라는 것은 목마른 유저들이 스스로 팀을 결성해 한글패치를 만들어 배포시키는 걸 말하는 거야. 한글화 팀들에 대해 더 말하자면 길어지니 그건 다음번에 설명해주마. 근데 너 일어는 할 줄 아냐?

호빵: 어 음...오 오니짱 이타이요 다메!

팥고물: ...그런식으로 말하면 나는 4개국어를 하겠다. 건 됐고 앞서 한글화에 대해 말하긴 했지만, 한글화 된 야껨이 있다고 해도 결국 전체 야껨에 비하면 턱도 없는 비율이라 맘먹고 야껨 할 생각이 있다면 일본어부터 배워야 하는 게 현실이지. 뭐 나처럼 야껨을 하다보니까 자연스레 일본어를 하게 된 놈들도 있지만. 특히나 상업적인 의도가 아니라 팀의 취향에 맞는 야껨을 한글화 하는 경향이 크다 보니 영 별로인 야껨이 한글화되 있기도 하고, 반대로 진짜 괜찮은 야껨이 한글화가 안 되서 소수의 유저들만 플레이하기도 하고. 이럴 경우에는 정 하고 싶다면 클립후커라도 돌려서 번역을 해야 하는 답답함이 있지. 그조차 옛날 도스게임은 후커가 안 돌아가니 하기가 어렵고. 근데 쨌든 넌 그렇게까지 해서 할 생각은 없을 거 아냐. 그러니 이건 꼭 해봐야 한다 하는 명작 말고는 한글화 된 야껨 위주로 추천을 해주마. 그전에 우선 동급생부터 해 보시고.

호빵: 어... 듣다 보니까 동급생 말고도 앞으로 계속 야껨을 해보란 말 같다?

팥고물: 글쎄 그건 일단 동급생을 해 보고 난 후에 말하자. 근데 내 생각엔 니가 함 해보고 나면 오히려 다음 야껨 추천해달라고 조를 것 같은데? 뭣보다 얌마 이 글 제목이 야껨탐구생활이다. 요런 거창한 제목을 써놓고선 안 해본 놈이 없는 동급생 하나로 딸랑 끝낼 생각은 아니겠지?

호빵: 그것도 그렇네.

팥고물: 추가설명을 덧붙이자면, 앞으로 니가 할 야껨은 도스시절부터 시작해서 약 2000년도 초반에 나온 야껨까지야. 그 이상 가게 되면 너무 많기도 하거니와 이 글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추억의 야껨을 디비는 거니까 고 정도로 끊어놓자고.

호빵: 니가 그때 이후론 야껨을 안해본 게 아니고?

팥고물: (모른 척 담배를 피며) 짜샤 빨리 가서 동급생부터 해봐.

호빵: 오케 알았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이 화면

 ps. 다음 2회부터 진짜 리뷰가 올라온다.
자세한 것은 2회 동급생을 기다려 주시라!

 

호빵([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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