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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 난 깨닫고 말았다. 이 나라가 썩어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게시물ID : sisa_5395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스토리쟁이
추천 : 4
조회수 : 744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7/27 01:2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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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다.
광고였다.
​실제와 '포장'이 다른 광고.
제품 안전을 위해 충전했다는 질소 광고는 내용물 보다 질소가 많아도 되는 면죄부가 됐고
노인 복지를 위하겠다는 광고는 노인을 등한시해도 되는 권력을 선물했고,
​다 살리겠다는 광고는 모든 것을 숨길 수 있는 여지를 제공했고
'얘가 유병언이다'라는 ​광고는 사인이 대충이어도 된다는 전례를 남겼고
​​한표를 위해서는 과거가 세탁돼야 한다는 전략을 낳았으며
사람을 죽여도 '반공'이란 포장으로 영웅이 되는 국사책을 탄생시켰으니...
누구라도 광고를 훌륭히 전개할 수 있다면 누구라도 선인이 될 수 있다는 '상식'이 각인 되고 말았다.
고작 10년 만에...
​누구처럼 광고를 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 어떤 상식적인 행위를 해도 비상식이 되는 훌륭한 나라가 되게 했다.
나라는 팔아 먹었어도 신분이 높으면 모든 게 용서되는 나라... 가 너네 나라.
여기서 말하는 광고는 '언론'이다.
 
'민심'을 가늠하는 잣대가 어느 나라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언론'이었으며 언론(=여론)의 힘은 나라를 업데이트 할 만큼 참으로 위대한 힘이다. (물론 다운그레이드도 있었지)
그런 만큼 언론의 소임이 중요하다는 것은 시대를 따질 필요도 없는 '상식'이다.
누구라도 왜곡했다가는 언론으로 인정받지 못했음을 역사는 심판했지만
이상하게도 그때보다 더 풍부한 정보가 넘치는 이 세상이 어쩌다 아무렇게나 왜곡해도 진실이 되는 세상이 됐는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여론을 휘어잡아야하고 휘어잡아버린 지금 너네 나라 기득권의 그 놀라운 선구안과 능력에 혀를 내두를 밖에...
 
민심을 길어올려 충분히 희석해 진실만을 말해야하는 언론이, 길어올리기는 커녕, 희석하기는 커녕 바로 앞의 이익을 위해 썩은 물인 줄 알면서 검증없이 내보내고 있으며 받아들일 때도 여과가 없게 뇌를 비우게 만들었으니 참으로 그 능력에 찬사! 참으로 그 파워에 찬사!를 보낸다.
'상식'이 대체불가능한 물질이었던 시대가 참으로 그립게 됐다.
썩은 기업이 광고를 훌륭하게 하면 훌륭한 기업이 되는 나라, 너네 나라 대한민국.
썩은 인물이 언론을 요리하면 맛드러진 음식이 되는 나라, 너네 나라.
불행하고 불쌍하다.
주저앉을 순 없으나 옛날처럼 거리를 뛰쳐나갈 훌륭한 허벅지마저 잃어버린 나의 세대는 비오는 날을 골라 비겁하게 혼잣말 중얼거리며 막걸리에 읍소하고 있다.
그것이 더 슬프다.
그리고 참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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