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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명연설] 대통령후보경선 출정식 연설영상 (연설문포함)
게시물ID : sisa_3936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갤놋흐★
추천 : 6
조회수 : 118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5/23 01:10:11

故 노무현 대통령이 2002년 대선 민주당 후보경선출마를 선언하는 연설입니다.
영상 중간에 나오는 구절(2:27부터)은 몇년동안 계속해서 인터넷 게시판에서 회자될만큼 명연설로 평가되곤 하죠.

사회적신뢰구축 - 부정한 과거에 대한 바른 청산 - 지역주의 타파 - 유권자중심으로의 정치구도 재편 - 권력의 분할 등으로 대표되는
평소 노 대통령의 정치철학이 고루 담겨있는 명연설이라고 하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진지하게 연설하다가 연설내용과 지지자들의 박수소리가 겹쳐서 난처해하는듯한 표정이 참 좋더라고요.
하던 연설을 끊고 "박수하고 이게... 조절이 안되가지고..." 하면서 한템포 쉬어가는 것도 노짱이니까 하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6:50)



어느 때인가부터 제가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제게 무엇을 했느냐고 묻지 않고, ‘무엇을 하겠느냐, 비전을 내놓으라고 했습니다. 비전을 생각해봤습니다. 제 마음에 가장 드는 비전, 그것은 전두환 대통령이 5공 때 내놓았던 <정의로운 사회>였습니다. 노태우 대통령이 내놓았던 <보통사람의 시대>도 상당히 매력 있는 비전이었습니다. <신한국, 세계화, 정보화, 개혁!> 문민정부의 비전도 참 좋았습니다. 저는 국민의 정부의 비전은 달달 외웁니다. <민주주의, 시장경제, 생산적 복지, 남북화해, 노사협력, 지식기반사회> 저도 그렇게 말하면 됩니다. 저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말할 때 제 가슴은 공허합니다. 그 말을 누가 못하냐. 누가 무슨 말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가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오늘 아침에 저는 유종근 전북지사가 지으신 유종근의 신국가론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신뢰, 협동이라는 이 사회적 자본을 한국이 제대로 구축하느냐 못하느냐에 한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 앞으로의 사회에 있어서의 생산성은 생산요소의 투입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술혁신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토대가 되는 사회적 신뢰를 어떻게 구축해가느냐, 거기에 달려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써놓았습니다. 제가 정말 하고 싶었던 얘기가 쓰여 있어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문제는 그 사회적 신뢰를 우리가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이냐.

 

조선 건국 이래로 600년 동안 우리는 권력에 맞서서 권력을 한 번도 바꿔보지 못했습니다. 비록 그것이 정의라 할지라도 비록 그것이 진리라 할지라도 권력이 싫어하는 말을 했던 사람은, 또는 진리를 내세워서 권력에 저항했던 사람들은 전부 죽임을 당했고 그 자손들까지 멸문지화를 당했다. 패가망신했다. 600년 동안 한국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권력에 줄을 서서 손바닥을 비비고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그저 밥이나 먹고 살고 싶으면 세상에서 어떤 부정이 저질러져도 어떤 불의가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어도 강자가 부당하게 약자를 짓밟고 있어도 모른척하고 고개 숙이고 외면했어요. 눈감고 귀를 막고 비굴한 삶을 사는 사람만이 목숨을 부지하면서 밥이라도 먹고 살 수 있던 우리 600년의 역사. 제 어머니가 제게 남겨주었던, 제 가훈은, ‘야 이놈아! 모난 돌이 정 맞는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눈치 보며 살아라!’ 80년대 시위하다가 감옥 간, 우리의 정의롭고 혈기 넘치는 우리 젊은 아이들에게 그 어머니들이 간곡히간곡히 타일렀던 그들의 가훈 역시 야 이놈아!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그만둬라. 너는 뒤로 빠져라!’ 이 비겁한 교훈을 가르쳐야 했던 우리 600년의 역사, 이 역사를 청산해야합니다. 권력에 맞서서 당당하게 권력을 한번 쟁취하는 우리의 역사가 이루어져야만이 이제 비로소 우리 젊은이들이 떳떳하게 정의를 이야기할 수 있고, 떳떳하게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 수 있다.

 

저는 민주당의 후보가 되는 순간 국민들에게 정계재편을 제안할 것입니다. 지금의 이 정치구도로서는 싸움밖에 할 것이 없습니다. 지역끼리 싸우니까 국회의원들도 국회에 가면 지역끼리 싸워야 합니다. 싸우지 않는 국회의원은 자기 고향에서 인기가 떨어집니다. 정치가 제대로 되려면 지역구도를 해체하고 이념과 정책에 의해서 당을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제대로 된 정치를 할 수 없는 이 왜곡된 정치구도를 헐어버리고 국민을 위해서 진정한 정치를 할 수 있는, 정책에 의해서 당당하게 경쟁하고 인물에 의해서 평가받는 정상적 정치를 만들어가는 정계의 재편입니다. 따라서 이것은 역사의 순리에 맞습니다. 이 정계 개편은 맨날 권력이 하던 정계개편과는 달리 뒷방에서 겁주고 돈 주고 쑥덕쑥덕하면서 밤중에 야반도주하듯이 보따리 싸들고 이 당 저 당으로 도망가는, 그와 같은 정계개편이 아니라 당당하게 국민들에게 제안하고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그리고 그 국민들의 심판을 받아서 지역의 유권자들이 명령하는 대로 국회의원들이 당당히 자기가 갈 곳을 찾아가는, 정정당당한 정계개편이 될 것입니다.

 

많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남북대화와 화해를 지지하는데, 이회창 총재는 사사건건 남북대화를 반대하는 냉전주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슴을 칠 일입니다. 한 날 하루라도 한나라당에서 이회창 총재와 함께 한다는 것이 고통스러운 많은 개혁적 정치인들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명분과 기회가 주어지고 국민의 지지가 모아진다고 하면 왜 움직일 수 없겠습니까. 그들은 이제... 참 박수하고 이게 조절을 잘 못해가지고 힘이 드네... (박수와 함성) 정계 개편 하면서 지방자치 선거 치르고 정계개편 완성하면서 대통령 선거 치르고 20032월 새정부가 출범할 때에는 우리 민주당이 여대 국회로서 안정된 정치적 토대 위에서 이제 본격적인 개혁을, 그리고 본격적인 남북대화를 진행해나갈 수 있는 그런 정당으로 그런 정권으로 새롭게 출발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

 

1년 전에도 했고, 올해도 하고, 내년에도 해야 하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집에 청소하듯이 조금씩조금씩 개량해야 되는 일이라면 저는 모든 것을 총리에게 맡겨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은 아직 과거에 주먹으로 해결하던 우리 사회의 많은 갈등해소와 조정을 문제를 직접 관장해야 합니다.

 

행정개혁과 재정개혁이라는 이 중요한 문제, 그리고 전략적 사업과제... 이런 문제만 전념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권력을 나누는, 수직적 피라미드가 아니라 수평적 네트워크로서 상호토론과 협력을 통해서 민주적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새로운 정치 모델을 한번 만들어 보이겠습니다.

 

그동안 제가 여러 차례,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서겠다고 그렇게 선언을 했더랬는데, 아직 공식이 아니라고 보는가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 공식선언 하냐고 자꾸 묻길래, 공식/안공식이 어딨냐고 그랬더니, 공식으로 해야 신문에 써준대요. 그래서 오늘 제 오늘 이 얘기를,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서는 공식선언으로 받아들여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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