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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팬픽] 변신의 여왕은 낭만을 꿈꾸는가 1부 3화
게시물ID : pony_539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라케
추천 : 4
조회수 : 86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10/12 14:48:17
변신의 여왕은 낭만을 꿈꾸는가 


1부

1화 2화









“아바마마는 가끔 너무 어려운 말씀을 해.”

크리살리스는 뾰루퉁한 표정으로 중얼거렸고 왕자는 싱긋 웃어보였다.

“아바마마는 그냥 네가 통치자의 면모가 있는지를 보고 싶어 하셨던거야.”

“왕은 오빠가 될 거잖아?”

현왕이 살아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분명 반역에 가까운 행위지만 그것이 용서되는 나이였고 직위였기에, 왕자는 굳이 공주를 다그치진 않았다. 왕자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 말 하면 아바마마가 싫어하실 거야.”

“흥, 어차피 맞는 말이잖아?”

왕자는 실없이 웃어보았지만 내심 쓴웃음을 지었다. 그것은 그렇게 맞는 말은 아니었다. 분명 전통을 따지자면 그가 왕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 기정사실이었겠지만, 그의 아버지, 왕은 자신의 통치 철학에 맞지 않는 자를 자신의 후왕에 올릴 리가 없는 자였고 자신은 그 아버지의 통치철학에 맞지 않았다.

어린 자신의 여동생은 아직 깨닫지 못했지만 이미 그들의 형제 사이에는 왕의 눈에 들기 위한 알력이 팽배해지고 있었다. 둘째 왕자는 자신의 형 동생들에 대한 악담을 여기저기 뿌리고 다니는 것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고 셋째 왕자는 그런 둘째왕자를 귀족원 모임에서 신랄하게 비판했다.

동생들에 비해 소탈한 첫째 왕자였고, 장자이기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알려진 첫째 왕자 주위엔 늘 가신들과 그를 따르는 추종자들이 있었지만 정작 첫째 왕자 본인은 왕이 될 거라고 쉽게 생각하진 않았다.

그의 추종자들도 이미 몇몇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의 주위에는 이미 너무 늦어버려 줄을 갈아탈 수 없는 자들이나 정세도 제대로 읽을 줄 모르는 자들이 득시글거렸고 그런 그였기에 이미 실질적인 왕권 투쟁에선 밀릴 데로 밀린 것이 사실이었다. 왕이 물론 전통을 중히 여겨 자신에게 왕위를 물려줄 가능성도 분명 있긴 했지만 방금 전 왕의 물음으로 왕자는 확신했다.

자신에게 왕권이 물려질 일은 결코 없었다. 공주에게 그런 질문을 한 것은 공주의 생각을 떠보려 한 점도 있었겠지만 더 큰 의미는 분명 자신에 대한 통고였을 것이다. 대외적인 후계자인 자신이 바로 앞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으로 ‘여성’인 공주에게 왕위를 물려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저런 말을 했다는 사실은, 의미에 있어선, 뻔한 것이었다.

왕자는 공주를 보고 피식 웃음 지었다. 그래, 차라리 저 야심만만한 자신의 동생들 보다는 이 아이가 여왕이 되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어차피 자기야 왕에게 미운털이 톡톡히 박혔으니 말이다.

“오빠, 오빠?”

“어... 왜?”

“‘어... 왜?’ 냐니? 벌써 몇 번을 불렀는 줄 알기나 해?”

크리살리스는 단단히 삐친 듯 매서운 눈으로 왕자를 노려보았다. 왕자는 그냥 눈을 피할 뿐이었다. 그런 모습의 공주를 보는 것이 재미는 있었지만 공주가 심하게 삐치면 왕자도 도리가 없기에 순순히 사과했다.

“미안. 잠시 딴생각을 했어.”

“딴생각? 무슨 생각인데?”

결코 왕자는 공주에게 ‘왕이 과연 누가될까’ 같은 소리는 할 수 없었다. 그런 이야기는 보통 역한 피냄새가 풍기는 더러운 이야기로 귀결되기 마련이었고 왕자는 공주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고픈 마음이 없었다.

위선이라고 해도 상관없었다. 왕자는 그런 소리를 듣는다 해서 딱히 큰 충격을 느낄만큼 어리지도 않았고 위선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화를 낼 정도로 그렇게 자기기만 적인 자도 아니었다. 분명 그것은 위선이었다.

위선이라해도 들려주고 싶지 않단 마음은 진실이었기에 왕자는 말을 돌리기로 했다.

“포니들을 알아?”

“포니? 응, 당연히 알지. 우리랑 비슷하게 생긴 생물들 아냐? 페가수스랑 어스포니, 유니콘이 있다면서? 들은 적 있어!”

아마 그 정보의 출처는 유모가 읽어주는 동화였을 것이다.

“그리고 세 종족은 늘 싸우고, 그렇지?”

“응. 평생 그치지 않을 싸움을 한다고. 그렇게 들었어. 히히히.”

공주는 자신이 아는 이야기가 나오는 게 기분이 좋은 듯 배시시 웃어보았다. 왕자도 웃었지만, 곧 다시 운을 땠다.

“하지만 최근에, 그들은 통일을 이룩했어. 세 부족은 통합에 성공해냈고 통일국가를 건립했지. 국명은 ‘이퀘스트리아.’ 멋들어지지?”

“어...... 정말 있는 종족이었어?”

“그럼. 엄연히 존재하는 종족이야.”

“히이, 그렇구나. 그러면 이제 싸울 일 없겠네? 히히, 다행이다.”

“사실, 그게 문제야.”

“응?”

“지금 우리들은 모두 그 나라를 걱정하고 있어.”

“왜? 다시 싸울까봐?”

“아니, 그들이 우리를 침략해 올까봐.”

“왜?”

왕자는 그것이 국가가 탄생했을 때의 당연한 귀결이라고 말하진 않았다.

“피는 마시면 마실수록 갈증이 돋거든.”
















//




다음화 예고

이퀘스트리아를 침공한 체인질링들에게 어느 끔찍한 사건이 일어나고 말았으니,

병사들이 차례차례, 직위를 불문하고 목을 긁으며 괴사해버린 것이다.

이런 괴악한 사건을 그저 눈 뜨고 지켜만 볼 수는 없는 바,

체인질링 본국은 추리에선 타의 투종을 불허하는 명탐정 라비린스를 소환한다.

수사를 마친 라비린스는 외쳤다

"이건 스토리를 쓰기가 귀찮았던 어느 작가가 하늘에 물을 뿌려 십자가에 시체를 메단거야!"

전혀 상관없는 추리를 내놓은 라비린스와 이 사건의 진상은 과연?!








헛소리, 헛소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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