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너무 갑작스럽네요.
게시물ID : freeboard_5400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과메기의꿈
추천 : 4
조회수 : 52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1/09/26 15:24:29
안녕하세요. 때때마다 올라오는 슬픈 글의 주인공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만..

하아.. 너무 착잡하고 아쉽고 슬퍼서.. 오십세주 한잔 하면서 글을 올립니다.

미국에 와서 마음고생만 하시다 돌아가셨네요.

억울한게.. 정말 돌아가실 일도 아니었는데.. 위암 극초기라 당신이 병원 좀 미루고 아는 한의사분께 식이요법 지도받아서 증세 완화시켜보려고 하시다가..

너무 힘들어하셔서 결국 병원 날짜를 잡았는데.. 미국은 병원 한번 가려면 꼭 예약을 잡고 한참 기다려야 하죠.

그래서 바로 내일 병원 가시기로 했는데..

하루를 못 참으시고.. 힘들어서 먼저 가셨네요.

하아.. 정말이지.. 어떻게 이렇게 가십니까, 아빠..



아버지께선 언제나 굉장히 꽉 막힌 분이셨습니다.

지금까지도 기억나는게..

한국에 있을 때, 동생에게 집 앞의 낙옆을 쓸라고 하시고 회사에 가셨더랬죠.

동생은 낙옆 다 쓸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낄낄거리고 있었답니다.

근데 저희집 앞마당의 감나무가 꽤 크거든요..

돌아와보시니 낙옆은 원상복귀.

집안으로 달려들어오시며 동생한테 앞뒤 물어보지도 않고 포풍싸대기.. 핫핫핫..

하아..

참 많이 맞았고..

같이 즐거웠던 기억보단 무섭고 꾸중들었던 기억이 더 많은 아버지였지만.. 아빠였지만..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






정말 이렇게 가실 줄은 몰랐습니다.

저는 타주에서 대학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가끔 올라와볼 때 마다 아버지께서 많이 힘들어하셔서 항상 화를 내며 빨리 병원 가지 왜 가족들 힘들게 하냐고 투정만 부렸죠.


바보같이..


어떻게 이렇게 말도 안 하고 가냐고요.

흐어어..


아버지..


가시기 전날 밤 늦게까지, 동생이 아버지 등을 쓸어드렸다고 합니다. 위암 걸린 분들은 등이 아프다네요..

조용히 잠드셔서 동생은 암말 안 하고 불 다 끄고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보니 싸늘하게..

.........




이 눈으로 보지도 못했네요.

몇 블럭 떨어진 곳에 있는 영안실에 안치되셔서 지금 부검 받고 계시겠죠.

세상에..

어떻게 누가 그렇게 갈 줄 알았냐고요.

한마디 말도 없이..

갈비탕 드시고 싶다고 하셔서 어머니께서 갈비탕도 끓여놨는데!!

그걸 내가 먹고 있고!! 씨발!!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저희 가족 비자가 복잡해서.. 특히 제가.. 상태변경을 한 지라..

학업에 군대에.. 한국에 돌아갈 수도 없고..

여기서 장례 치러야 하고..

아버지께서 가만히 누워 돌아가신 소파는 내 뒤에 있고..


하아.. 내일부터 마음 추스르고 경찰서며 장례식 해주는 곳이며 돌아다녀야 하겠네요.

철없고 앞날 안 보이는 동생이 걱정이고..

마음 약하신 어머니도 걱정이고..

학비에, 뭐에..

우리 집 서류에 카드는 다 아버지가 관리하셨는데.. 비밀번호도 다 안고 하늘로 가셨고..




정말..

하아..

어떻게 이럴 수는 없어요.. 진짜.. 이럴 수가 없어.. 죽을 리가 없고 수가 없고.............


한밤중에 질질 울면서 글을 씁니다..

혹시라도 읽어주신 분은 감사합니다..



아버지..

아빠.

많이 힘들었죠..

죄송해요..

편하게 쉬세요..

반드시 성공해서.

위에서 미소짓게 만들어 드릴게요.

동생, 엄마, 다 내가 책임지고 굶게 하지 않을거예요.

아빠.

사랑해요.

젠장.. 아빠한테 입으로 사랑한다고 해본 적은 있었나..

아빠..



아빠.........

그렇게 가는게 어딨어..

아빠.....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