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용기가 없어서 익명을 빌려 씁니다.
타지에서 식료품점을 운영하고 있어요.
원래는 배달 안하는데요, 가끔 부업때문에 한참 떨어진 동네에 갈때,
그 근처에 사는 거동이 불편한 손님들을 위해 배달을 하기도 합니다.
오늘도 배달 갔는데, 으리으리한 집에 사는 분이더라구여...
이분이 좀 자랑을 많이 합니다. 이전서부터 같은 레퍼토릴 많이 들었어요
하버드 의과랑 서울대 의과 나온거랑, 자기 가족들이 다 의사에 스탠포드 의과 교수라느니...
집안에 가족들이랑 웃으면서 찍은 사진도 많고요.
그 집도 사실 이 아저씨 겨울 날때만 지내는 집입니다.
여름엔 날씨가 선선한 북쪽으로 올라가 지내신다네여.
책장에 여행 안내용 책자도 많이 꽃혀있더라고요...
거기에 대하면 우리 가족은 이날 이때까지 넷이서 함께 찍은 가족 사진도 없는데...
어디 가족끼리 여행 한번 제대로 해본 적이 한번도 없는데 나오면서 눈물 나더라구여.
엄마 아빠 탓 하려는건 아녜요. 정말 좋은 분들이세여.
자식들 먹여 살리려고 일하시는거니까...
나는 내 미래 걱정 때문에 어렵게 학비 마련해서 공부하고 있는데, 곧 동생 대학 입학도 얼마 안남았는데...
외국인이라서 장학금 혜택도 제대로 받을 수가 없어요.
근데 그 아저씨는 모두가 어렵게 살던 한국 전쟁 이후에 의사 공부 어렵지 않게 마치고 어태 돈 걱정 없이 사셨다고 하니까...
사는데 돈이 중요하지 않다잖아여. 근데 살면서 돈이 제일 중요할 때가 너무 많은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