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 친구들 중 80%는 성형 수술 및 시술을 했다. 가장 기본 적인 것은 쌍꺼풀. 그 다음이 코, 그 다음이 보톡스나 필러 시술이다. 하지만 난 그 틈에서 수술이나 시술 없이 용감하게 잘 버티고 있으나, 그래서일까. 내 싸이월드는 모두 전체공개인데 유독 내게 "보톡스 할인" "성형수술 지원" "새로 태어나세요" 등등의 쪽지가 많이오는 것은 그냥 기분탓이겠지. 근데 그 중 새로태어나라는 쪽지는 스팸이 아니라 어쩐지 진심어린 걱정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나는 쌍꺼풀이 없다. 콧대도 높지 않다. 얼굴도 갸름하지 않다. 그렇다고 날씬하지도 않다. 게다가 키도 작다. 공부도 잘하지 못하고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며 성격이 좋지도 못하다. .............. 쓰다보니 눈가에 국지성호우가 내렸습니다. 예전에 아는 분의 부탁으로 짧은 드라마를 찍은 적이 있었다. 그때 난 그냥 엑스트라에 불과했는데, 갑자기 촬영 전날 여주인공이 대본을 보고는 역할이 너무 변태같다는 이유로 잠수를 타는 바람에 내가 여주인공 역을 하게된 적이 있었다. 나는 그냥 평소대로 행동했던 것 뿐인데 그때있던 감독님과 주위 배우들이 박수를 쳐주며 연기를 너무 잘한다고 칭찬해주며 하는말 "송이씨 이제 얼굴만 고치면 배우해도 되겠어." 하지만 난 그들의 진심어린 충고에도 얼굴을 고치지 않아서 배우가 되지 못했다. 그때 고쳤으면 지금쯤 장동건의 아기를 낳을 수 있었을텐데. 고소영 망할년. 대학교를 휴학하고 한창 계약직으로 회사 면접을 보러 다니던 때, 이상하게도 면접 보는 족족 떨어지는 것이었다. 집에와서 엄마에게 하소연을 하니, "엄마 친구한테 잘하는 성형외과 소개받아놨어. 상담받으러 가자." 난 엄마에게 어떻게 내게 그런말을 할 수 있냐며 따졌지만 냉정한 우리 엄마는. "니가 솔직히 예쁜얼굴은 아니지. 인간처럼은 생겼으니까 쌍꺼풀만하면 사람흉내는 낼 수 있을거임." 하지만 난 그때 제임스딘에 빠져 반항은 청춘의 심벌이라는 모토를 고수하며 당당히 내 눈을 지켜냈다. 그때 쌍꺼풀 수술했으면 지금쯤 삼성에 취직해서 양준혁이랑 결혼하는건데. 그렇게 모든 유혹과 역경을 뿌리치고 당당히 살아오던 어느날 외출준비를 하는 나를 빤히 바라보던 오빠가 말했다. "난 못생긴 애들이 집밖에 나가는게 싫거든?" "뭔소리야?" "나가지 말고 집에 있으라고." 난 그때 처음으로 오빠 말을 들었다. 오빠는 내게 말을 잘듣는다며 칭찬해주며 그래도 못쳐다볼 정도는 아니니 자신감을 갖으라고 위로해주었는데, 그 말이 너무나 고마워서 그날 저녁, 오빠의 밥을 수북하게 퍼주며 침을 뱉었습니다. 오빠는 밥을 먹다말고 웃으며 "오늘따라 밥에 윤기가 흐르는게 맛있네?"라며 내게 다정하게 아따따뚜겐을 날렸다. (* 재미를 위한 허구임을 밝히긴 개뿔 정말 그러고 싶었음) 집으로 돌아오는 어두운 골목길. 술취한 남자가 비틀거리며 내게 다가왔다. 골목에 마주한 것은 낯선 남자와 나, 그리고 하나의 가로등 불빛. 그 불빛 아래 마주선 나와 낯선남자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리고 유유히 내곁을 스쳐지나가며 내뱉는 그 남자의 낮은 목소리. "멀리서 봤을때는 예뻤는데..." 뒤이어 멀어지며 들리던, 유난히 밤길을 가득 메우던 침뱉는 소리... 그것은 평소에 그 남자가 담배를 많이 폈기 때문이겠지. 집에 돌아온 나는 화장실 뽀얀 조명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며 이만하면 괜찮지 애써 위로하며 눈물을 삼킨다. 그렇게 삼킨 눈물이 이번 여름 비가 되어 내릴 줄 알았더라면 진작에 성형수술을 할 걸 그랬나보다. 수재민 여러분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