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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금 한 닢
게시물ID : lol_2397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노이에스
추천 : 3
조회수 : 45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5/23 21:02:56

 

 

내가 솔랭에서 본 일이다.

 

베테랑 유저 하나가 고객센터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솔랭짜리 플래티넘을 내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랭이 못 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운영자의 입을 쳐다본다.

 

운영자는 유저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전적을 두들겨 보고

 

"좋소."

 

하고 내어 준다. 그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문의을 받아서 가슴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1:1문의을 찾아 들어갔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그 랭크을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플래티넘이오니까?" 하고 묻는다.

 

운영자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랭을 어디서 대리받았어?" 

 

 유저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버스타고 올라왔단 말이냐?"

 

"누가 그렇게 큰 점수를 버스태웁니까? 트롤러는 안 만나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유저는 손을 내밀었다. 운영자는 웃으면서

 

"좋소."

 

하고 던져 주었다.

 

그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랭크가 떨어지지나 않았나 보는 것이다. 거친 손가락이 키보드 위로 랭크를 확인할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골목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벽돌담 밑에 쪼그리고 앉아서

 

전적을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많이 도와 줍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손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리폿하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대리받은 것이 아닙니다. 버스타서 얻은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에게 대리를 해줍니까?

 

버스 한 번을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1인분 해 주시는 분도 백에 한 분이 쉽지 않습니다. 저는 한 번 한 번

 

얻은 승리에서 몇 포인트씩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포인트 100점을 승급전과 바꾸었습니다. 이러기를 여섯 번을 하여

 

겨우 이 귀한 '플래티넘' 을 찍게 되었습니다. 이 랭을 찍느라고 여섯 달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랭을 만들었단 말이오? 그 랭으로 무얼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 랭 한 개가 갖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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