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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 바디스, 인간의 외로움을 그리다
게시물ID : movie_115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시우처럼
추천 : 3
조회수 : 132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5/24 00:37:29
 

 

웜 바디스 OST  I Wanna Hold Your Hand

 

윔 바디스, 한국어로 번역하면 따뜻한 육신들이 되는건가?

어제 윔 바디스를 보았다. 원래는 극장에서 개봉 했을 때 바로 달려가 보고 싶었지만

남정네 혼자서 로맨틱 영화를 본다는 건, 참으로 비참한 일어어서  결국 마음을 접었어야만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집에서 보면 남 눈치 안봐도 되고,  

커플들의 화기애애한 모습도 아니 볼 수 있으니, 

이거시야말로 삼겹살에 상추 싸먹는 겪이 아닌가

 

영화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하나 밝혀둘 것이 있는데 나는 무서운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장안에서 화제였던 '워킹데드'도 보다 말았고, 레지던트 이블이니, '28일뒤'나 '28주 뒤' 이런것도 보질 않았다.

 

그래, 믿지 않겠지만 차라리 난 귀신이 좋다.  

좀비는 잔인하다. 게다가 좀비 영화는 살이 튀고 뼈가 뽀사진다.  

와그작 거리며 시체를 물어뜯는 헐리우드 엑스트라들의 혼신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안 돼, 여기서 나가야겠어!' 를 외치며 떨리는 손으로 화면을 꺼버리곤 했던 것이다.  

 

 

보아라 귀신은 얼마나 순수하고 아름다운가

 

 

그런 내가 버젓이도 좀비영화인 이 영화에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예고편에서 봤던 영화의 내용이 무서운 것과는 거리가 있어보였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무려, 좀비도 연애한데엽 뿌뿌 'ㅅ', 와 같은 것들이어서 

실로 완전 무결하게 뇌하수체를 이완한 상태로 영화를 보고 있었는데

 

이건 뭐지...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잖슴? 

 

 

깜놀시키지마, 로맨스 영화 주제에

 

 

초반에 달려드는 여자 좀비님의 깜직한 도발에 목뒤의 털이 가르륵 곤두섰다.

이런 님이 십할이요 바람이 구할이라. 욕이 튀어나오는 주둥아리를 간신히 틀어잡고

이렇게 넋놓고 있다가는 또 당하고 말아. 나는 서둘러 긴장감을 몸 전체에 일깨웠다. 

 

무엇보다도. 아직 본편은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부터 이러면 어쩌자는거야?

그래. 진정으로 무섭고 공포스러운 것은 아직 다가오지도 않았으니까.  

좀비가 커플되는 내용은 나오지도 않았잖아? 

 

영화 내용은 이렇다.

좀비가 되어버린 R이 인간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지.

 

... 

 

이건 뭥미? 이젠 좀비한테까지 뒤쳐지는건가? 

세상의 반은 여자라는데. 네놈이 하나를 가져가면 그만큼 슬퍼하는 남자가 생긴다는 걸 왜 모르니...  

님하.. 부디 자비좀여... 

 

뭐, 자세한 내용은 내가 스포티지를 타지 않았으므로 밝히지 않겠다. 

 

 

스포티지는 역시 파오색!

 

 

물론 내용을 차근차근 따지고 들자면 엉성한 부분도 있고, 리얼리티가 떨어지는 부분도 분명히 존재하긴 한다.  

하지만 인물들의 매력이 철철 넘치고, 깔고가는 설정 자체가 유니크한 덕택에 마이너스 부분이 상당부분 채워지는 느낌이다. 

 

 


니콜라스 홀트. 나를 좀비만도 못한 인간으로 만들어버리다니... 증오하겠소 너란 좀비...

테레사 팔머. 트와일라잇하게 생겼지만 전혀 무관한 사람이다


에널리 팁튼. 이 여자, 웃는 입술이 오리 같다. 그런데... 귀엽다?

 

 

그런데 이 영화, 마지막에 가까워지자 좀비새끼. 여자 뺏어가는 나쁜새끼. 라는 메세지 뿐만이 아니라

또 다른 의미가 살짝 보이는 것 같다.

 

살짝 의미에 부여부여 열매를 첨가하자면

좀비라는 것들이 어쩌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과 맞닺드리만 그 누구도 서로를 알아주지 않고,

그저 기계적으로 자신이 해야할 일을 할 뿐인 21c의 썩어버린 시체들...

이것은 얼마나 우리의 모습과 닮았는가.

 

그리고 영화는 말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이라고. 서로에 대한 이해라고.

차갑기만 한 우리에 마음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 넣는 것은 바로

다름 아닌 우리의 따뜻한 육신들이다.

 

사람이 사람의 심장을 뛰게한다.

누군가의 눈빛이 나에게 살아갈 의미를 만들어준다.

 

영화를 보고 나니, 어린 왕자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사람들은 어디에 있어? 사막에서는 조금 외롭구나 .. "

" 사람들 속에서도 외롭기는 마찬가지야 "

 

 

인간은 언제나 혼자지만 그렇기에 인간은 인간이 그립다. 

나를 알아주는 누군가를 찾기 위한 여행.  

그리고 마침내 그 여행의 끝에서 심장이 뜨거워질 수 있는,  

인생은 그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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