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노컷뉴스 박종관 기자]서울 동작을의 승자는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였다. 30일 실시된 보궐선거에서 나경원 후보는 3만8,311표를 얻어 3만7,382표에 그친 정의당 노회찬 후보를 불과 929표 차이로 어렵게 누르고 3선 고지에 올랐다.
당초 노 후보가 승수수를 던진 단일화 제안에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가 사퇴하는 드라마틱한 결말에 '야권 연대'의 위력이 발휘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15개 선거구 가운데 두번째로 높은 46.8%의 투표율도 별 소용이 없었다.
나 후보는 지난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패배한 뒤 3년 만에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다.
특히 민심의 바로미터인 서울 지역의 유일한 선거구에서 배지를 달며 여당의 유일한 3선 이상 여성 의원이 됐다는 점에서 향후 여권의 차세대 여성 리더로서 발돋움할 기회까지 거머쥐었다.
나 후보의 대중적 인기와 당 지도부의 사력을 다한 지원이 주된 승리요인이겠지만 동작을의 개표 상황을 보면 숨은 공신도 찾을 수 있다.
바로 무효표이다. 선거인수 16만7,020명의 동작을 선거에서 무효표는 1,403표였다. 유권자수 15만9,974명의 광주 광산을 무효표 137표의 10배를 넘는다. 유권자 16만1,571명의 대전 대덕을에서도 무효표가 239표에 그친 것과 비교해도 유독 많은 숫자이다.
이런 점에 비춰 무효표의 상당수는 기동민 전 후보에 대한 지지표로 해석된다. 사전투표 시에는 현장에서 투표용지를 인쇄하기 때문에 사퇴한 후보의 이름이 빠져 있지만 본 투표의 투표용지에는 별다른 표시가 없다. 투표소 밖에 후보 사퇴를 알리는 공고문이 붙을 뿐이다.
정의당 천호선 후보의 사퇴로 역시 야권연대가 이뤄진 유권자수 24만2,639명의 경기 수원정(영통)에서도 무효표가 558표에 그친 것도 동작을 무효표의 대부분이 기 전 후보에 대한 지지표였다는 추론을 가능케 한다.
여기에 노동당 김종철 후보가 얻은 1,076표도 결과적으로 나 후보의 승리에 기여했다. 노 후보와 민주노동당에서 함께 활동한 김 후보가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선거 완주로 야권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은 노 후보의 길을 그대로 따라갔다는 점은 아이러니이기도 하지만 야권 입장에서는 더 뼈아픈 결과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노 후보가 내가 얻은 표보다 적은 표 차이로 진 것은 아쉽게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내가 노 후보를 지지했어도 내 표가 모두 노 후보 지지로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앞으로 이 지역구에서 더 노력해서 다음 선거에서는 더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