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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엔 훈장, 항일운동가엔 좌파라며 안돼
게시물ID : humorbest_541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48323;두
추천 : 30
조회수 : 1060회
댓글수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08/15 09:47:32
원본글 작성시간 : 2004/08/14 14:49:09
보훈처 148명 포상-독립유공자 잣대 기울어
여운형·조동호등 좌익 이유 서훈 배제…‘친일파’엔 수여
유가족 “나라 구하는데 좌우 가릴틈 있었겠나” 한숨 
김예정(86·경기 고양시 일산구) 할머니는 죽기 전에 마지막 남은 소원이 하나 있다. 상하이 임시정부에서 사법부장과 사료편찬위원을 지낸 아버지(김한·1887~1931)가 ‘독립유공자’로 인정받는 일이다. 김한은 1923년 의열단 사건에 연루돼 7년 동안 옥고를 치른 뒤 중국으로 갔다가 1931년 6월 연해주에서 타계했다. 

그렇지만 김한은 지난 2002년 국가보훈처 독립유공자 심사에서 탈락했다. 20년대 말 조선공산당 재건준비위에 참여했다는 경력이 ‘결격’ 사유가 됐다. 김 할머니는 “망한 나라를 구하려는데 좌익과 우익을 가릴 틈이 어디 있었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가 친일 전력이 드러난 인사들에게 독립유공자라며 훈장을 달아주면서도, 조국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독립투사들에게는 구분도 애매한 ‘좌익 활동’에 몸담았다는 이유로 독립유공자 심사에서 탈락시키는 일이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국가보훈처가 13일 발표한 ‘순국선열 및 애국지사 정부포상’ 명단(148명)을 보면, 독립유공자 서훈 여부를 두고 사회의 관심이 집중됐던 몽양 여운형(1886~1947)과 유정 조동호(1892~1954)가 올해 다시 탈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훈처는 “몽양이 일제와 투쟁한 독립투사였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해방 이후 ‘근로인민당’ 당수로 활동하는 등 좌익활동을 한 것도 사실”이라며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을 피하려고 서훈 여부 결정을 내년으로 미뤘다”고 밝혔다. 언론인 출신으로 건국동맹에 참여해 7년이나 옥고를 치른 유정도 ‘근로인민당’ 참여 경력이 문제돼 같은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몽양은 올해로 두번째, 유정은 벌써 6번째 심사 탈락이다. 

또 올해 심사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해방 이후 진보당 당수를 지낸 죽산 조봉암(1898~1959), 3·1운동 뒤 만주 등에서 항일무장운동을 벌였던 김시현(1883∼1966), 광주학생운동을 주도한 장재성(1908∼1950) 등도 해방 전후 좌익활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독립유공자’ 서훈을 못 받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과거 좌익활동 경력 때문에 독립유공자 인정을 못 받는 독립투사들이 100여명에 이른다고 추정하고 있다. 

올해 심사에 참여한 한 교수는 “보훈처는 해마다 심사위원들에게 해방 전이라도 조선공산당 가입 전력이 있거나 해방 이후 어떤 좌익 활동에라도 몸담은 적이 있는 사람은 심사 대상에서 제외하라는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친일 전력이 드러난 독립유공자에 대해서는 서훈 박탈을 요구하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검토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지난 2월 뚜렷한 친일 행적이 확인된 독립유공자 20명 명단을 국가보훈처에 보내 서훈 취소 여부를 검토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국가보훈처는 이에 대한 검토 작업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 가운데 1938년 일제가 만든 전시통제기구 국민총력조선동맹 이사로 참여하고, 신문에 징병 격려문을 기고한 동아일보 창업주 김성수를 비롯해 송진우 윤치영 등 11명은 친일행위가 명백한 것으로 분류된 바 있다. 

이에 대해 보훈처 관계자는 “가족들의 거센 저항 때문에 명확하고 공식적인 친일 경력이 드러나지 않으면 서훈 박탈이 어렵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보훈처는 지난 1996년 한차례 서춘·김희선·박연서·장응진·정광조 등 5명의 친일 전력자에 대한 서훈을 박탈했을 뿐이다. 

김도훈 민족문제연구소 상임연구원은 “일제에 부역한 사람들이 ‘떳떳이’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고 있는 마당에 일제와 당당히 맞서 싸운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들을 언제까지 외면할지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email protected]


이런 나라가 무슨 민주주의고..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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