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영화를 본 고시생입니다.
요즘 날씨는 너-무 좋은데 공부는 안되고,
기분 전환은 하고 싶은데 친구들을 만나자니 만나기 전+후의 타격이 너무 크고,
혼자 영화 한 편 봐야겠다 해서 저녁에 DVD를 빌리러 갔습니다.
멜로를 보자니 기분 전환은 커녕 고시생 마음이 한층 싱숭생숭해질 것 같고,
코미디를 보자니 어떤 작품이 재밌는지 모르겠고,
감동코드를 보자니 너무 여운이 오래가면 어쩌나 싶어서
액션영화를 고르다가 전쟁영화를 골라왔어요.
이름하야 "고지전".
간만에 보는 영화인데 제대로 보고 싶어서
몽키tv님께서 보내주신 바나나라떼를 큰 머그컵에 두 개나 타고,
과자까지 한 봉지 꺼내서 자리를 잡았지요.
영화는 대체적으로 좋았지만, 영화평을 쓰려는 글이 아니기에 생략하겠습니다.
그냥 감사하고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서요.
자의든 타의든, 기피하려는 시도를 했든 아니든,
(소위 말하는) 빡센 부대든 덜 빡센 부대든, 어려운 보직이든 덜 어려운 보직이든,
한창 젊고 아름다울 나이에
다시 돌아오지 않을 청춘의 결코 적지 않은 날들을
군대에서 군인으로 지낸다는 것이 얼마나 큰 희생이 필요한 일인지 알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국방의 의무를 다했던, 다하는, 다할 여러분들의 노고 덕분에
엄연히 종전이 아닌 휴전 상태임에도 항상 두 발 뻗고 자고 있음을 잊지 않을게요.
새벽 감성+오랜만에 영화 본 고시생 감성으로 쓴 글이라
제가 이 글을 날 밝아서 다시 보면 두 다리 뻥뻥 찰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꼭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