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새정치연합)의 7·30 재·보궐선거 결과는 이 한마디로 요약될 수 있다. 외부적 요인이 아닌 권은희(사진)로 대표되는 내부 공천잡음이 치명적 영향으로 작용하면서 예상 밖의 완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은 총 15곳의 선거구 중 4곳을 얻는데 그쳤다. 특히 '텃밭'인 호남(순천·곡성) 지역까지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에게 내준 건 아물기 힘든 상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보선 초기만 하더라도 유리한 쪽은 새정치연합이었다. 세월호 침몰사고, 박근혜정부의 잇단 인사 실패,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검거 실패 및 부실 수사 논란 등 집권 여당에 악재가 될 요소들이 연이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패배를 자초했다. 무엇보다도 잇단 '공천 파동'의 영향이 컸다는 지적이 많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당초 광주 광산을에 공천을 신청한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돌연 서울 동작을에 전략공천했다. 이에 서울 동작을 공천신청자들은 물론 486출신 등 당내 인사들도 강하게 반발했다.
급기야 공천을 신청했던 허동준 전 민주당 동작을 지역위원장이 기동민 후보의 '공천 수락' 회견 현장인 국회 정론관에서 일부 당직자와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연출됐고, 많은 유권자들은 이런 불안정한 모습에 등을 돌려버렸다.
여기에 두 대표는 당내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정원 댓글사건의 수사외압 의혹을 폭로했던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광주 광산을 공천을 강행했다.
권 전 과장은 사표가 수리된 지난달 30일 기자들에게 보낸 고별인사에서 "재보선 출마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박은 못을 한 달도 안 돼 빼버린 셈이 됐다. 또 애초부터 외압 의혹 폭로를 정치적 성격으로 몰고 간 새누리당에 명분만 더해주며 안팎에서 "이런 게 새정치냐"는 논란이 일어났다.
선거가 끝난 뒤 정치권에서는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권은희에 집착하다 다 잃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선거 막바지에 수도권 전선에 비상이 걸리자 당 지도부는 다시 정의당과 야권 후보 단일화에 집착하는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세월호특별법 처리 등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여당 심판론으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이른바 '세월호 프레임'이 참사와 직접 관련이 없는 유권자들에게서 '피로감'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