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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럴린 맥릿 다이어트 수기(초스압)
게시물ID : diet_541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늘걷기
추천 : 5
조회수 : 1536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4/08/04 13:20:58

- 언니들아 안녕? 난 태럴린이라고 해. 
난 어려서부터 성격이 외향적이어서 거의 맨날 수영장, 운동장, 자전거, 롤러브레이드, 춤 등 주로 야외 활동을 즐겼어. 
하...내가 이런 성격 고대로 자랐으면 좋았을텐데. 
그게 그리 오래가진 못했지. 왜냐구? 
초등학교때 아이오와로 이사를 가면서 왕따를 당했거든. 
심하게. 친구들은 내가 옷입는 방식, 말투 하나하나 미워했고 학교생활은 너무 힘들었어. 
이게 내 인생의 첫번째 불행이었지. 
그렇게 외향적이였던 내가 TV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잦아졌어. 
밖에 나가 함께 놀 친구가 없었으니까... 
어쩌다 친구 생일파티에 초대되었을때도, 즐겁고 재미있어야 할 파티에 내 뒷담화를 듣고... 따돌림을 받았어. 
그래서 항상 파티에서 돌아올 때는 토할 때까지 울었던 내 모습이 기억나...
다시 생각해보면 내가 뭘 잘못했다기 보다는, 그 나이 또래 애들이 원래 아무나 으레 한명 골라서 괴롭히곤 하는데 그 타겟이 운이 나쁘게도 나였던 거지. 
초등학교 5학년 땐 자살하고 싶었어. 
그 얘기를 부모님께 했더니, 그때부터 부모님은 내가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다 하게 해주셨어. 
중학교가 시작하기 전 여름, 나는 운동도 거의 안했고 건강하지 않은 음식을 많이 먹어서 다른 애들보다 살이 조금 많이 쪘었지만 부모님은 크게 신경쓰진 않았어. 
어릴 때는 통통했다가도 나이가 들면서 점점 여러 활동을 하면서 살이 빠질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중학교때에는 초등학교때처럼 왕따당하지 않기 위해서 새로운 친구들을 열심히 사귀었어. 
파티도 여기저기 열심히 다니고. 
그러다보니 더 많은 패스트푸드 음식도 먹게 되었지. 
매 주말마다 생일 파티에서 케익, 사탕, 피자, 팝콘 그리고 청량음료를 먹고, 친구와 함께 걷다 주유소에가 사탕을 사먹는 건 일상이었어. 
토요일 저녁마다 영화를 보고나선 팝콘과 사탕을 먹었구, 도넛츠와 음료수는 매주 일요일 교회에서 받아먹고...
이런 식으로 나는 온갖 정크푸드를 섭렵하게 되고 과식은 습관이 되써. 
그때는 그렇게 먹는게 행복한 건줄 알았는데, 고등학교 갈 때가 되니 다시 외모로 인한 불행이 나를 엄습했어...
 나도 다른 여자애들처럼 이쁘게 고등학교를 시작하고 싶었는데 (미국에서는 청소년 생활 중 가장 화려한 생활이 고등학교 시절임) 하루는 엄마가 이쁜 옷 사라고 용돈을 두둑히 줬는데 아무 것도 살 수가 없는거야...
지폐 한장도 쓸 수가 없었어. 
그 정도로 너무나 돼지가 된 나 자신에게 충격받아서 펑펑 울었어. 
내가 이렇게 될 때까지 나를 내버려둔 엄마를 원망했고, 내 삶은 거기서 끝난 거 같았어. 
엄마는 내 짜증 다 받아주시면서 같이 올바른 식습관과 운동계획을 세워주셨고 나는 정말 굳게 다짐하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살을 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지.
드디어 고등학교 첫 수업날, 학교를 들어서는 순간 모든 여자애들은 핫팬츠, 타이트한 나시, 여름 원피스를 입고 학교에 왔고, 나는 내가 입고 온 꼬라지를 내려다보니까 추리닝바지에 헐렁한 티셔츠…
그 순간 내 자존감은 급추락했어.
 점심시간엔 모든 애들이 날 보고 혐오감을 느끼는 것 같아 겨우 점심을 목구멍으로 넘겼고. 
더 혼란스러운건 뭔지 알아? 
나랑 똑같은 음식을 먹는 주변의 여자애들은 다 하나같이 날씬쟁이였다는거… 
얘들은 피자, 콜라, 쿠키, 빵을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데 나만 뭐가 문제였던건지;;; 
신진대사와 몸무게는 개인차가 있다고 들은 적이 있었지만 더 정확한 정보가 필요했어. 
그래서 엄마랑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나는 정상이라고 해서;; 
딱히 음식 가려먹고 운동하는거 외엔 할게 없었어. 
그래서 원래 계획대로 건강한 음식을 먹고 열심히 운동해야지, 생각하고 말았지. 
 근데 살다보니 그 마음가짐대로 잘 안되더라. 
고등학교 생활이 워낙 바쁘다보니 제가 건강한 음식을 먹는것보다 더 중요한 일들이 많이 생겼어. 
치여 살다 보니까 언제부턴가 난 다시 패스트푸드를 먹고 있었고, 편의점에서 아침을 해결했고, 냉동피자에 인스턴트 음식들을 달고 살고 있었어. 
더욱더 헐렁한 추리닝 바지와 한 치수 더 큰 셔츠로 제 살을 가릴 뿐이었지. 
쳐묵쳐묵하면서도 “내일부터 다이어트 해야지”라고 말하는 건 항상 빼놓지 않고 말야. 
친구들은 나보고 죽어도 살 못뺄거라고 했어. 
그래도 난 애써 괜찮다고 했어. 
몸무게가 많이 나가도 자신과 자신의 몸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많이 봤으니까. 
아마도 나또한 그런 부류의 사람이겠거니, 했지. 
지금 생각해보면 내 나쁜 식생활에 나 스스로가 준 자기합리화였다는걸 깨달았지만.ㅠㅠㅋ.  
11학년(고2)때 연극부를 하면서 내 인생에 또 다른 불행이 다가왔어.
 바로 ‘술’…! 애들이랑 어울리면서 술을 입에 대기 시작한 건 내 인생에서 최악의 결정이었다고 말할 수 있어. 
만약 누가 나한테 과거로 돌아가서 한가지를 바꿔주겠다고 한다면 망설임 없이 술을 마셨던 거라고 할거같아… 
평일에는 그래도 열심히 동아리활동하고 학교 다녔는데, 주말마다 나는 질풍노도의 10대로 변했어; 
계속 잠만 자다가 야식을 먹거나 아침까지 파티를 하거나 토할 정도로 술을 마시는 생활을 반복했어. 
하지만 웃긴 건 뭔지 알아? 
나는 여전히 저는 헐렁한 추리닝 바지에 헐렁한 셔츠를 입었는데 같이 놀던 내 친구들은 핫팬츠에 민소매 티셔츠를 입었다는 거야… 
똑같은 음식을 똑같이 먹어도 나만 더 살찌는 애였던 거야.ㅠ
 하루는 아침에 일어나 딱 거울을 봤는데, 그 안에 돼지가 한 마리 서있었어. 
고등학교 입학 전에, 쇼핑몰에서 빈손으로 돌아오며 울면서 다짐했던 내가 불현듯 떠올랐어. 
“내일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할꺼야,”나한테는 이 말이 최대의 적이었어. 
항상 건강에 나쁜 음식을 먹을 때마다 이 말을 했었고 바지 단추가 잠기질 않을 때마다 이 말을 했어. 
내 맘이 스스로 편하고 싶을 때마다, 내 잘못된 행동들을 합리화해야 할 때마다 난 이 말을 썼던거야. 
그 순간 나는, 친구들을 다 잃더라도 어젯밤같은 음주파티는 그만해야된다는걸 깨달았어. 
좋은 애들이었지만, 내 건강에는 전혀 도움되지 않는 친구들이었고, 그 친구들이 나쁜 의도는 아니었어도, 나는 내 건강이 더 중요했으니까. 
더 이상 걔들한테 “얼굴만 예쁜 친구, 날씬한 친구의 친한 친구”로는 절대 남기 싫었어.

 친구들이랑 연을 끊고 나서는 밤에는 거의 맨날 집에만 있었어. 
파티 나가서 놀고 싶을 때마다, 혼자서 연극 연습을 하면서 많이 추스릴 수 있었어. 
고등학교 마지막 학년은 진짜…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했거든. 
고등학교 졸업 전에 꼭 한번 “Dark of the Moon” 이라는 연극의 주인공을 맡고 싶었는데, 진짜 열심히 연습해서 그 배역을 따낼 수 있었어!!! 
 근데 이건 진짜 나한테 엄청 큰 무대였어. 
전교생들이랑, 동네 주민들이랑, 연극심사위원들 다 모아놓고 그 앞에서 연기를 해야되는 거였거든.
 무대위에서 난 내 모든걸 쏟아내 보여줬구, 진짜 후회없이 연습한걸 다 잘 해냈어. 
그리고 나서 이어진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엄청 긍정적이었어.
 다들 내 연기에 깜짝 놀랐다고 극찬해줬고… 
근데…그 다음에 나온 말이 뭔지 알아…?  
내가 이 배역을 하기에 몸이 ‘너무 크다’고 하는거야…하. ㅠ
 내 몸뚱이가 너무 크다고…
그 말을 듣는데 갑자기 심장이 쿵하고 떨어지는 거 같더라…
나는 그때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멘붕 온거 들키지 않으려고 엄청 태연한 척 했어. 
그러고서 탈의실로 돌아와서는 무대의상을 갈아입지도 않고 샤워기를 틀어놓고 물을 맞으면서 펑펑 울었어. 
너무 말도 안되게 속상하고… 화가 나고…
내 자신이 최악의 루저인거 같고… 
비맞은 새앙쥐 꼬라지로 그렇게 펑펑 울고…
난 그때 이를 갈았어. 
‘아, 이 치욕을 계기로 내가 진짜 이제 보란듯이 살빼고 건강한 삶을 살고 말리라. 두고봐.’  
근데 웃긴 게…사람이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더라…?ㅋ
 한 이틀 지나고 나니까 그때의 그 독기도 사라지고, 곧바로 원래의 내 나쁜 식습관으로 돌아오더라구.
 그렇게 수모를 당하고도, 엄청난 동기부여로 버프를 받았는데도 나란 인간은 정신상태가 썩었는지...
정신 못차리더라고? 하하…  
그렇게 내 다이어트 결심은 또 다시 자기 비하와 자존감 하락만을 남기고 흐지부지 됐고, 연극은 한동안 그만뒀어. 
그래도 밴드는 계속 했어. 
거기서 만난 드러머 남자애를 좋아했었는데, 진짜 충격적이게도;;;걔도 나를 좋아한다고 하더라구.(…왜 나를?;;;)
내 인생의 모든 남자애들은 나를 여자 인간 친구로만 봤었기 때문에ㅠㅠ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좀 당황스러웠어. 
어쨌든 이때부터 우리는 사귀기 시작해서…
꽤 자주 만났던거 같애. 얘랑 사귀면서 밴드도 관뒀어. 
아니 근데 이 ㅅㄲ가…고등학교를 졸업하기 한 두달 전 쯤부터 나랑 거리를 두는거야;;; 
(언니들도 한번쯤 이런 엿같은 상황 겪어봤을거야, 뭔지 알지?) 내가 문자를 보내면 얘는 “ㅇㅋ”, “ㅋㅋ”, “ㅇㅇ” 이렇게만 답장하고…
뭐 내가 찌질해 보일수도 있겠지만 그때 난 그냥 직감적으로 아, 얘랑은 잘 안되고 있구나, 그런 의미로 받아들였어. 
얘가 이렇게 나오니까 난 우리 관계가 자신이 없더라고…
불안하고 속상한 걸 견디기가 힘들었어. 
꽤 오랜 시간 서로 쌩까다가 결국 헤어지기로 했구. 
그래서 졸업 무도회 때는, 결국 남자친구가 아닌 내 베프랑 가게 됐어. 
와…그때는 그까짓 민소매 드레스 한번 입는게 어찌나 용기가 안나던지;;ㅋㅋㅋ
나도 내 자신이 추한걸 아니깐…그래도 나중에 커서 ‘아, 졸업무도회 갈껄’ 하는 후회가 남을까봐…
병신같은거 알면서도 그 끔찍한 드레스를 꾸역꾸역 입고서 무도회에 갔어.
그렇게 졸업식날이 다가왔는데, 남들한텐 생애 가장 빛나는 순간어야 할 졸업날이 나한텐 인생 최저점을 찍은 날이었어.
 날씨가 유난히 푹푹 찌는 날이었는데, 나는 짧은 반팔, 반바지도 입지 못했고 그런 내 자신이 너무 싫었어… 
졸업장을 받으러 걸어가기도 싫었고…왜냐면 얼마전 졸업식 리허설날, 내 인생 최악의 수모를 겪었거든.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두렵고 무서워.)  
그 날, 락커룸에서 옷을 갈아입고 렌즈를 끼는데 갑자기 눈이 바늘이 막 찌르는 것처럼 타는 듯이 따가운 거야.
 패닉상태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거기 같이 있던 50명 남짓 되는 여자애들 중에, 내게 어디 아프냐고 묻거나 걱정해주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더라.
 걱정은 커녕…내 뒤에서 날 비웃는 웃음소리들을 들었어.
 한 20분쯤 지났을까…다들 나가고, 텅빈 락커룸에 나 혼자 남아서 앞이 보일 때까지 물로 계속 눈을 씻어냈어. 
알고보니까 가방 속에서 웬 향수가 가방 속에서 새서 렌즈통 안에 들어간 거더라구. 
그것 때문에 그날은 하루종일 눈이 아파서 눈을 감고 지냈어. 
그리구 저녁때 쯤에 다시 락커룸에서 옷을 갈아입는데…
나한테 남겨진 쪽지 하나를 발견했어.
 ‘하루 종일 눈감고 살아보니까 어때? 이제 우리 기분 좀 알아줬음 좋겠네? 니가 우리 앞에서 옷 갈아 입을때 마다 우리가 딱 그 심정이거든. 눈 닫고 싶어져.’ 
 누가 이걸 썼는지 단번에 난 알 수 있었어…
항상 멀찌기서 쑥덕거리면서 나를 비웃던 여자애들 무리가 있었거든. 
알고보니, 걔들이 나 모르게 내 식염수병(렌즈 닦는거)에 향수를 채워넣은 거더라...  
그 쪽지를 읽고 난 한참을 침대 속에서 혼자 절규하면서… 
며칠간 학교에도 가지 않았어. 
고작 고등학교 생활 이틀정도 남겨놓고 말야. 
그러니까 졸업장을 받으러 나가는 것도 부모님을 위한 거였지,
난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렇게 학교를 떠났어.  
졸업 후에도 나는 마음의 상처를 계속 안고 살았어. 
첫사랑의 상처는 누구에게나 다 아픈 것이지만, 내 경우에는 더 심했어. 
보통 실연을 겪고나면 친구에게 기대거나,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풀잖아. 
하지만 나는 실연 후에 내 주변을 돌아보니 친구들은 다 떠나가 아무도 남지 않았고, 음식도 내 공허함을 채워주지 못했어. 
음식을 먹을수록 오히려 '더 뚱뚱해진다는 강박과 불안감'만 더 심해져갔어. 불안증세는 정말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만큼 극도로 심각해져서, 시도때도 없이 나를 괴롭히고 짓눌렀어. 
하루는 슈퍼마켓을 지나가다가 갑자기 토할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면서 엉엉 운 적도 있어. 
내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되어가는건지 너무 혼란스러웠어. 
그런 발작적인 불안증세는 어떤거냐면, 마치 내 몸을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조종하고 있는 기분이었어.  
졸업하고 나서 어느 여름날, 내 구남친이 다른 여자애들이랑 노는 사진이 페북에 뜬걸 봤어. 
그때까지도 사실 구남친은 나한테 계속 문자로 어장관리하면서 우리가 다시 사귈수도 있을거란 희망고문을 하고 있었거든...
그 사진들을 본 순간 역겨움이 올라왔어. 하지만 다른 때처럼 울음을 터트리는 대신, 이번엔 아이팟을 들고 집을 뛰쳐나왔어. 
2시간 정도를 음악을 들으며 빠르게 걸었어. 
그러면서 나를 둘러싼 세상을 찬찬히 훑어봤어. 
그렇게 걷다보니 신기하게도 조금은 위로가 되더라. 
기운도 나고, 불안감도 덜해졌어. 
그러고나서 다시 집에 돌아왔을때는 기분이 훨씬 더 괜찮아졌구. 
그날 저녁 가족들이랑 다같이 한 상에 둘러앉아서 아주 오랜만에 건강한 저녁식사를 했어. 
엄마한테 삶은 브로콜리, 연어, 현미밥을 해달라고 부탁했어. 
그리구 밤에 다같이 영화를 봤어. 불안증세따위는 없었어.  그 때, 나는 그제야 깨달은거야...
그 어떤 약도 치료해주지 못했던 내 마음의 병, 불안감을 낫게 해주는 것은 몸을 움직이는 '운동'이라는걸... 
운동은 그 뿐만 아니라 식욕 절제에도 큰 도움이 되었어. 
덕분에 조금씩 천천히, 내 식습관은 변하기 시작했어. 
운동이라는걸 살을 빼기위해 '억지루 꾸역꾸역 하는 고행'이 아니라,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힐링 방법'으로 받아들이려고 마음먹고, 내 몸이 운동이라는 '습관'에 익숙해질 수 있게 노력했어.  
그렇게 졸업식과 그 이후로 내 인생의 암흑기를 보내고 나서야 비로소, 난 내가 그토록 바라고 원했던 삶의 '밸런스'라는걸 점점 찾아가게 된거야.
 건강한 음식을 먹고, 오랜 걷기운동을 시작한지 딱 한달 째, 30일만에 정확히 13kg가 빠졌어.
 그 당시 내가 먹은 건 아침으로 오트밀과 계란, 점심으로는 야채가득 들어간 랩샌드위치랑 스프, 저녁은 엄마가 해주는 집밥을 먹었어. 
운동은 매일매일 2시간씩 빠르게 걸었어. 
이것들은 사실 별것 아닌 일상의 변화일 뿐이었고, 내 삶은 여전히 그대로였지만 이 사소한 변화들이 내 몸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다줬어. 
그리고 그걸 다른 사람들이 알아보기 시작했어. 
많은 사람들이 나를 칭찬하고, 응원해주기 시작했고 그런 칭찬들로부터 난 더욱 더 탄력받아서 계속 건강한 습관들을 꾸준히 밀고 나갈 수 있었어. 
그렇게 오랜 시간 끝에 마침내, 꽤 오랫동안 내가 잃어버렸던 '나 자신을 컨트롤하는 능력'을 다시 찾게 되었어. 
그 기분은 정말이지 이루 말 할 수 없이 행복한거야...  
근데 혹시 눈치챘니? 나한테 한가지 엄청난 약점이 있다는 사실을 ㅋㅋ
 지난 내 다사다난했던 다이어트 시도와 실패의 반복을 보면서 느꼈겠지만, 나는 '개버릇 남못주는' 약점이 있어...
자꾸 옛날 나쁜 버릇들로 돌아가고 마는거..
하지만 걱정마! 다행히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으로 돌아갔다는 얘기는 아니니까. 
이번엔 '건강하지 못한 관계'가 나를 붙잡았어. 내가 살을 빼고서, 구남친이랑 다시 사귀게 된거야...
 난 그 애와 다시 사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너무 행복해서 과거에 내가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 따위는 중요하지도 않았어.  
그래 나도 알아 내가 한심하다는 거. 
하지만 이게 나인걸…  그 해에 꾸준히 내 살은 빠졌어. 
대학교에 와서는 6km가 넘는 통학 거리를 꾸준히 걸어다녔어.  
좋은 대학 동기들도 사귀었어.
 매일 열심히 공부했고 하루의 끝에는 항상 남자친구를 만났어.  
마치 한 시도 서로 뗄레야 뗄 수 없는 자석 한 쌍마냥 늘 함께 붙어다녔지. 
그런 관계는 정말이지 건강하지 못한 관계였어.  
우리가 밖에 있을 때, 남친은 내가 사람들로부터 받는 시선을 의식하기 시작했어. 
 그는 그런 시선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았고, 
점점 위기의식을 키워갔어. 
그건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어. 
그 애는 우리 관계에서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내기 시작했어. 
 ‘콘텍트렌즈 끼지 않기’, ‘화장하지 않기’, ‘다른 남자한테 시선 주지 않기’ 같은 말도 안 되는 규칙들이었어.  
내가 남친과 같이 있을 때 행여나 어떤 남자가 나한테 다가와 인사라도 할라치면, 남친은 내 손을 부러트릴 기세로 꽉 잡았어. 
 경고 신호였지.  
몇 달이 흐르고, 남친은 점점 더 괴팍해져 갔고, 더 많은 규칙들이 생겨났어. 
 내가 남친과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으면, 나는 그 대가로 폰에 저장된 남자 사진을 지우게 했고, 페이스북도 하지 못하게 했어.  
나는 그 때 까지도 계속 살을 빼겠다는 목표에 매우 동기부여 되어 있었어.  
내가 멋진 몸매라는 목표를 달성하면 결국에는 내 남자친구도 기뻐할 거라 생각했으니까.  
난 우리 관계를 객관적으로 직시하지 못하고 있었던 거지.  
웃긴 건, 그가 나를 홀대하면 할수록 나는 그 애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서 더 노력했다는 거야.  
그런 패턴이 일상이 되어버려서 무감각해졌어.  
지금 돌이켜보면 그게 비정상적이었다는걸 왜 그 때는 깨닫지 못했는지 나도 이해가 안가. 
 남친은 점점 더 공격적으로 변했고, 화가 날 때면 내 물건을 부수기도 했어. 
하루는 우리가 내 차 안에 앉아있었어. 
 그 때 내 폰 배터리가 나갔었는데, 남친은 내가 뭔가를 숨기고 있다고 생각했고,  화를 참지 못하고 내 차 앞유리를 주먹으로 쳐서 깨부수었어. (난 사람 주먹으로 차 유리가 깨지는게 가능한지 상상도 못했어.)  
부모님께는 골프공에 맞아서 차창이 깨졌다고 거짓말을 했어.  
그런 거짓말들을 점점 더 잦아졌고, 난 내가 얼마나 엇나가고 있는지 감도 못 잡았어. 
 남친은 툭하면 내 폰을 집어던졌고, 몸매가 드러나는 옷들은 다 찢어버렸어. 
 그럼에도 난 그 때까지도 이 애가 비정상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그 땐 너무 불안하고 겁이 나서 ‘내가 이런 대우를 받는게 부당한거 아닐까?’라는 이성적인 판단조차 하지 못했어.
 감정적인 폭력, 언어 폭력 이후에 남은 것은 신체적 폭력이지? 
그래. 그 애는 나를 때리기 시작했어.  
더 심각한 문제는, 나는 맞아가면서도 그 애와 함께이고 싶어했다는 거야. 
그 애한테 사랑받고 싶었어.  
걔가 아무리 나를 때려고, 벽에 밀어붙여고, 머리채를 잡아당겨도, 난 여전히 그 애와 같이 있고 싶었어. 
 예전에 페이스북에서 그 애가 다른 여자와 함께 찍은 사진을 봤던 그 때, 우리 관계는 끝났어야 했어.  
하지만 나는 항상 우리 관계에 문제가 있을 때 나 자신을 탓했어. 
심지어 그 애의 잘못까지도 말이야.
 나는 이런 관계에 중독된 사람처럼 걷잡을 수 없이 되어버려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바로잡아야 할 지 알 수 없었어.  
하루는 눈에 시퍼렇게 멍이 든 채로 집에 들어갔어.  
다른 건 몰라도 멍든 눈은 부모님께 둘러댈 길이 없잖아? 
의자에 부딪혔다는 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둘러댔어.
 부모님은 비명을 지르시면서 제발 이제 거짓말을 그만해 줄 수 없겠냐고 비셨어.  
나도 도저히 어찌 할 수 없어서 여태까지의 사실을 다 말씀드렸어. 
내가 속으로만 끙끙 앓아온 것들을 다 꺼내보여드렸어. 
 부모님이 나에게 화내실까봐 그게 난 제일 두려웠어. 
 하지만 화내는 대신 부모님은 내가 이 모든 상황을 제대로 돌려놓을 수 있게 조언해 주셨어. 
 관계를 지속시키는 건 사랑과 존중이지, ‘두려움’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야. 
 나는 그 애와 모든 연락을 끊었어.  
난 내 폰 번호를 바꿨고, 우리 아버지는 혹시라도 그 애가 내게 연락하려고 했다간 가만 두지 않겠다고 말하셨어.
 한 달 후, 나는 일할 기회를 얻어서 여름 동안 다른 도시로 떠나게 되었어.
 나 자신을 되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고, 평생 잊지 못할 좋은 기억들과, 평생 함께 해 줄 소중한 친구들을 그 해 여름에 만났어. 
 계속 건강한 식단을 유지했고, 활기차게 살았어.  
거기서는 나를 존중해주는 새로운 남자친구를 만났고, 진정한 의미에서의 ‘건강한 삶’을 시작할 수 있었어.  
남들과의 관계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나 자신과 내 건강에 많은 관심을 쏟는 방법을 배웠어.  
요리와 사진찍기에 재미를 붙였어.
 그리고 ‘살 빼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물어오는 사람들에게 내가 알게된 사실들을 공유하기 시작했어. 
나는 지금 2년 째 남자친구와 행복하게 잘 사귀고 있고,  내 꿈과 미래를 누구보다 진심으로 응원해 주는 이 친구 덕분에 나는 살아갈 힘과 응원을 듬뿍 얻어.  
지금 사는 도시에서 내 삶은 정말 행복해.
 멋진 사람들과 건강한 음식들이 풍부하고, 걷기 좋은 예쁜 길과 쇼핑할 멋진 곳도 너무 많아. 
요즘에는 건강 요리책을 쓰고 있어.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이 더 건강하고 즐거워졌으면 좋겠어.  

[가장 아름다운 시절의 너, 어떤 다이어트를 하고 있니?] 

가방에 양배추만 싸들고 다니면서 TV나 잡지에 나오는 모델, 아이돌처럼 40kg 몸매를 가졌다고 치자. 
 30초를 위한 런웨이 워킹이나 CF촬영에는 적합한 몸이 될 수 도 있겠지.  
하지만 평생 영양 부족으로 인한 질병 혹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너의 소중한 청춘을 병원에서 허비해야 한다면,  그런 몸매를 만드는 게 그렇게 가치있는 일일까?  
비키니를 입기 위해 2주만에 9kg을 감량하고 건강을 망친다면 그게 무슨 의미겠어.  
나는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이 주는 즐거움’을 위해서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가지고 다이어트에 임할 수 있기를 바라. 
나같은 경우는 살아가기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체중이 되기 까지 1년이 넘게 걸렸어.  
수많은 여성들이 살을 빼야 된다는 강박관념 아래에서 살아.
 하지만 굶지 않고도 날씬해질 수 있는 방법은 반드시 있어.  
여성들이 미디어가 만들어낸 건강하지 못한 왜곡된 미의 기준에 현혹되지 않고  건강한 생각과 관념으로부터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다면 좋겠어.





출처 ㅡ 다이어트 어플 d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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