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남자친구가 있다.
그걸 알기에
혹여 그녀가 곤란해질까
사람들 앞에서 친한 척 하지 않았다.
더 가까워지지 않았다.
그녀를 줄 선물을 산 내 모습을 본
내 마음을 아는 몇몇 친구들은 등신이라 하였다.
상관 없었다. 그저 웃는 모습으로 만족할 수 있었기에
얼마 전에 잡은 그녀와의 약속에 신나있었다.
나는 단지 밥한끼 같이하고 싶었을 뿐,
다른 사심은 없었다.
하지만 어제 새벽 불현듯 늦게 끝나서 미안할거 같다는 그 말
괜찮다는 내 말에도 끝임없는 미안하다 는 그 말이
당신이 원하던 의도대로 내가 먼저 나서 약속을 취소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참 재미있게도 당신의 일정은 당신의 사과와 맞지 않았다.
화가났다.
그녀에게 화가 난게 아니다.
그녀에게 화를 내서도 안된다.
단지 나에게 관심이 없었을 뿐 이다.
그런 그녀의 웃음이 좋았던
등신소리를 들으면서도 선물을 사가던
그녀가 무슨 고기를 좋아할지, 가게는 어디로 가야할지
생각했던 내 모습들이 화가 나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