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세월호 사건이 터지고 모든 화살의 초점이 유병언과 구원파를 향하고 있는데요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고 봅니다.
만약에 삼성 핸드폰 배터리가 터지는 사고가 난다고 해도 이건희씨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문제의 본질을 엉뚱한 방향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죠.
여러 가지 이유로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봅니다만, 그 중에서도 '구원파 = 사이비종교'라는 이미지도 그 원인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저는 완벽한 무신론자이며 현재 구원파와 어떠한 관계도 아님을 밝힙니다. 단지 예전에 여자친구 때문에 이요한 계열 구원파 교회에 몇 번 가본적은 있습니다. 그래서 구원파에 대해 일반인?들보다는 조금 더 아는 무신론자 입장에서 글을 써봅니다.
사실 개신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은, 이단이라고 하면 JMS 또는 안상홍 증인회를 떠올립니다. JMS나 안상홍 증인회 둘 다 교주가 현생한 메시아라고 주장하며 신격화 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통일교 역시 이단인데 교세가 워낙 크니까 '성공한 사이비' 정도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죠.
구원파는 다릅니다.
우리 나라 구원파는 크게 3가지로 분류됩니다. 유병언 계열, 박옥수 계열, 이요한 계열입니다. 구원파는 교주들을 메시아라고 하지 않습니다.
이들 역시 일반적인 다른 개신교 종파들처럼 예수와 하나님을 믿을 뿐이지 교주를 믿지는 않습니다. 삼위일체설, 예수천국 불신지옥, (언젠간)심판의 날 등등 그냥 개신교와 거의 비슷한 교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이 이단으로 분류되는 이유는 단지 우리 나라에서 가장 큰 개신교 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에서 이단으로 분류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한기총에서 구원파를 이단으로 분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구원파의 핵심교리, '구원생일' 개념 때문입니다. 구원생일 = 하나님에게 죄 사함을 받은 날을 말합니다.
한기총에서 이 개념을 공격하기는 하는데, 솔직히 일반인 입장에서는 뭐가 문젠지 잘 모르겠습니다. 심지어 한기총 소속 일부 목사들은 천주교도 이단이라고 하는데요. 목사가 여신도에게 옷 벗으라면 벗어야 된다거나 헌금 강요하고 다니는, 한기총 소속 대형 교회들이 차라리 더 이단스러워 보이죠.
세월호 사건의 책임을 모두 사이비종교 구원파와 유병언에게 넘기려는 것은 말도 안되는 겁니다. 특정 대상에 분노를 쏟으며 마녀사냥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 문제의 본질은 우리 나라 시스템의 병신성에 있는 거에요.
시스템을 정비하지 못한 행정부. 그나마 있는 시스템도 못 돌린 해수부와 해경. 그런 행정부를 감시하지 못하는 언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