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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과제 폐해 없애는 방법 2차 글.
게시물ID : gomin_7085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대우회장
추천 : 5
조회수 : 65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5/26 01:42:08

아 제가 쓴 글이 베오베 간 것도 모르고, 묻힌 줄 알고

유머자료 게시판에 똑같은 글 다시 올렸다가, 베오베 간거 뒤늦게 확인하고 두번째 글 지웠습니다 ㅜㅜ 중복 죄송 ㅜㅜ


제 글이 이렇게나 반응이 좋을 줄이야!

제 글을 읽고 많은 분들이 댓글 달아주셨는데요, 댓글 중에서 피드백 들어갑니다.


1. 근데 트롤러가 과반수일 경우엔 어떻게되나요?.

2. 조장이 씨발롬일 경우에는 어떻게 하나요??

3. 굉장히 좋은 방법같긴 한데 조장이 열심히 안할 경우는 어떻게 되나요?


세가지 모두 같은 대답으로 처리하겠다.

핵심을 잘 짚으셨습니다. 이 방법의 중요한 점은 조장의 역량입니다.

트롤러가 과반수라도, 조장만 중심을 잘 잡으면 조는 잘 돌아갑니다. 열심히 한 조원에게 점수를 배분해 줄 수 있죠.

그런데 조장이 X발놈이거나 조장이 열심히 안한다면? 그 조는 와해됩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의견이 있었는데요,


예상되는 단점 

1.조장의 권한이 크다.
2.조원들 사이의 친분이 있을 경우, 오히려 1명이 죽어라 일해서 다 하고서 점수는 다 뺏겨먹을 수도 있다.
점수 배분이 다수결에 의한 것이므로.

맞는 말입니다. 결국 핵심은 조장이죠. 일단 두가지로 나누어 답변드리겠습니다.


1. 교수님은 호구가 아니다.

 교수님이 조장을 군필남자 복학생 위주로 뽑는다고 했죠. 일단 거기에서 트롤러들은 많이 필터링됩니다.

그리고 교수님은 항상 조장을 체크합니다. 조장을 견제하는건 교수님이죠. 교수님이 괜히 조장에게 출첵 권한을 준 게 아닙니다.

이야기를 해도 조장과 주로 이야기하고, 그만큼의 책임감을 부여합니다. 조장이 엇나가기 힘들죠.

조장이 막상 출석 잘 안하고 열심히 안하는 경우 있습니다. 그러면 교수님이 단번에 조장을 바꿉니다. 그 조에서 열심히 하는 놈으로요.

교수님도 누가 성실하고 성실하지 않은지 정도는 파악가능합니다.


이런 글을 쓴 분이 계셨는데요, 아주 이례적으로 이러한 '불공정 담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조장만 제대로 정신 잡혀있으면 이런 일은 방지되지만, 조장까지 가담한다면? 통제 불가능이겠죠?

4년제 대학에서 이런 일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만약 있다면, 앞서 말했듯이 교수님의 '보이는 손'이 개입해야 하죠.

저는 이 수업에서 실제로 조장이 멍청 또는 게을러서 피해입은 조원들 보았습니다. 그거까지 교수님이 어떻게 할 수는 없고,

자기 운에 맡겨야 하는 부분도 있죠. 실제로 사회에서도 운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도 하고...(변명같나요 ㅋㅋㅋ)

조가 파탄나서 다른 조로 나눠진 경우도 보았구요, 경우의 수는 다양합니다.


-> 한줄 요약 : 조장이 막나가가면 교수님이 알아서 감독한다.


2. 조장의 출첵 권한.

조장의 출첵 권한은. 어떻게 보면 '겉치레'입니다. 한학기 동안 누가 빠지고 누가 안빠지는지, 누가 늦게 오는지 교수님은 결국 다 압니다.

학생들을 관심있게 지켜보기만 한다면요. 조장에게 '조원들 다 왔냐?'라고 물어보는 것은, 일종의 겉치레입니다.

지각한 애들 알지만 그냥 봐주겠다는 뜻이기도 하고, 조원들에게 '조장 말 잘들어라.'는 메시지를 심어주는 것이기도 하죠.

그리고 이 수업 특성상 출석점수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은 교수님이 융통성있게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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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제가 들은 문학입문 수업을 들으신 분도 댓글을 다셨더라구요.

'조장이 병신이면 끝'이라고...음, 듣고보니 그런거 같기도 하고...

여튼, 이 제도의 개선방안은 여러분의 생각에 맡기겠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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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업의 중간고사, 기말고사 이야기를 간단히 하자면.

교수님은 시험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음.

"중간고사, 기말고사 모두 주관식 논술형.

논제는 7개 중에 3개를 뽑아서 쓰면 된다.

오픈북 테스트다.

손으로 쓰지 않아도 된다."

나는 듣다가 순간 응? 했음. 손으로 안써도 된다고?

그럼 타자기라도 가져와서 쓰란 말인가?

"컴퓨터로 쳐서 프린트해서 가져와도 된다.

시험시간은 6시간. 시험장을 이탈해도 된다.

도서관에 가서 치던, 집에 가서 컴퓨터로 치든 상관 안한다.

마감 시간까지만 강의실로 돌아와서 답안지를 내면 된다."

엉? 나는 귀를 의심했음.

오픈북 테스트는 그렇다 쳐도 시험장을 이탈해도 된다고?

집에 가서 해와도 된다고?

나는 패닉. 모두들 웅성웅성.

무슨 무한도전 미션도 아니고 시험문제가 당일 아침에 주어지면,

우리는 발빠르게 도서관으로 가거나, 노트북 인터넷을 뒤지거나 해서

답을 쓰면 되는거임. 컨닝 이런것도 없음.

근데 충격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음.

'배껴도 된다. 심지어 제출하는 답안에 여려명 이름 적어도 된다.

그러면 여러명이 같은 답안을 제출하는 것으로 하겠다."

???????응?????


교수님은 덧붙이셨음.

'문학은 결국 사람과의 소통이다. 좋은 답안을 쓰는 것도 능력이지만,

좋은 답안을 읽고 감정해내는 안목도 그사람의 능력이다.

또한 좋은 답안을 쓴 사람에게 잘 사바사바해서 묻어가는 것도 자기 인간관계 능력이다.

심지어 답안 하나도 안쓰고 친한 사람들한테 묻어가도 된다. 친분도 능력이다.

그리고 시험문제는 하나같이 혼자서는 쓰지 못할 정도로 어렵고 양이 많다.

혼자서는 절대로 다 못쓴다. 협동해라. 다같이 답안지를 만들어라.'


이제 다들 이해가 감?

시험 당일. 우리는 조별로 답안을 만들고, 다른 조의 답안을 교환하기 시작했음.

그러니까 내야 하는 답안이 10개 중 4개라면,

우리 조에서 2개를 만들고, 상대편 2개와 교환해서 4개를 제출하면 되는 거였음.

아니면 1개만 만들고 다른 세 조와 교환해도 됨.

(수업 들은지 오래되서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이런 식임..)


요약: 시험 당일은 답을 작성하는 시간이 아니라 답을 서로 읽고 교환하는 '마켓'이 되었다.


이게 재밌는 건, 교수님 말처럼 '안목'도 중요함. 우리 조에서 답안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우리 조가 4개 답안을 모두 쓰는 것을 불가능. 다른 조의 것과 교환해야 하는데,

어느 조가 잘 쓴건지 판단하는게 중요했음. 

그래서 우리는 마약 거래하는 사람처럼 서로 곁눈질하며 상대편 조장의 번호를 알아내고,

조장끼리 몰래 만나 서로 쓴 답안 읽어보고(베끼지 못하게 프린트해서. 프린트하면 10장이 넘으므로 타이핑해서 베끼기 힘듦)

서로 답안이 마음에 들면 거래 성립. 그냥 각자의 답안지에 상대편 조원 이름만 추가해주면 끝. 여러개 프린트할 필요도 없음.


그러다 보니 서로 갖은 눈치싸움과 권모술수가 난무함. 아주 재미있었음.

우리 조가 쓴 게 퀄리티가 좋았던지 서로 가져가려고 하고, 우리는 어느쪽이 좋은지 택하는 '갑'이 됌.

이쪽 조꺼 쓰려다가 더 좋은 조 나타나서 바꾸기도 하고.

앞서 말했듯이 조가 파탄나서 불쌍해 보이는 애 구제해 주려고 개 이름 추가하기도 함. 어차피 이름만 추가하면 그만이니까.


결론 : 학점도 잘 받았고, 잊지 못할 수업이 됨. 그 뒤로도 교수님과 연락함. 아주 재밌는 교수님임.

교수님에 대해 더 쓰고 싶지만 프라이버시 침해이므로 여기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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