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너희들 마음 잘 알겠다. 그래도 그러지마라.
게시물ID : humorbest_5431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맥콜같은인간
추천 : 123
조회수 : 4349회
댓글수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10/10 20:59:08
원본글 작성시간 : 2012/10/10 20:49:54

 

 

 

 

나도 나이 먹을만큼 먹었고,

일베에서 오는 너희들 나이보다는 많다고 생각하니까

그래서 반말한다.

존중하니까, 무시하는거 아니니까 조금만 시간내서 들어주길 바란다.

 

 

너희 마음 안다.

나도 중고등학교 시절 힘들었고, 그래서 컴퓨터밖에 할게 없었고

성격 비뚤어지고 제멋대로 행동했다. 악플도 남기고 멀쩡하게 노는사람

놀려가면서 그렇게 하루하루 보냈다. 욕먹으면서 존재감을 느꼈다.

 

다른사람 의견에 반대되더라도, 내 의견만 맞으면 그건 세상의 진리였다.

자기중심적으로 살고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고 다녔다. 남에게 상처주는것이

죄로 느껴지지 않던 때가 있었다.

 

이 이야기를 하는 건.

 

물론 너희들이 그렇게 해서라도 스트레스를 푼다면야 그것도 아주 잠깐은

세상의 일부처럼 받아들이고 소소하게 넘어갈수도 있는 그런정도의 일일테다.

아름다울 수만은 없는게 세상이잖니. 그러나...

때로는 어떤사람에게 해서는 될 말과 그렇지 말아야 할 것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솔직히 말해 나는 노무현이라는 분에 대해서는 그다지 아는 바가 없다.

그러니 그건 이자리에서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김대중이라는 분은 너희들이 핵펭귄이니 빨갱이니 할 수 있는 분이 절대 아니다.

역사시간에 배웠다면 알겠지만 우리가 존경해야 할 인물들이 있잖니.

예를들어, 안창호 선생이나 안중근 선생같은 분들을 욕한다면 그것이 비상식으로

느껴지는 것처럼.

 

이념이나 정치를 이야기하려고 하는것이 아니다.

그래. 안다. 일왕에게 조문을 간 사진같은걸 올리면서 이 글을 조롱할거라는 것을.

예를들어 네가 감옥에 갔다고 치자. 감옥에서 너에게 숱한 고문을 하며 빨갱이라고

할 것이고, 인간 이하의 대접을 하며 네 멋진 머리를 민 뒤에 사형선고를 내렸다.

혹은 해외에 나가있는 너를 강제로 납치해 솜이불을 둘러 바다에 던지려고 한다.

그 모든 것들을, '네가 스스로 모든 죄를 인정하기만 하면 우리는 너에게 어떠한 위해도

가하지 않을 뿐더러 네가 잘 먹고 살 수 있는 지위와 돈을 주겠다' 라고 하는 상황에서

너는 무엇을 택하겠니?

 

솔직히 말해 나같아도 후자를 택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분은 그러지 않았다.

진짜 빨갱이였다고 해도, 진짜 북한의 지령을 받고 넘어온 사람이었다고 해도 그정도쯤 되면

모든것을 수긍했을텐데, 말년에 다리를 절어 지팡이를 짚고 걸어야 할 만큼 후유증이 남을 정도로

모질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민주정치를 이야기하셨던 분이다.

 

그런데 그 모든것이 북한의 사주를 받아 한 행동이다 라고 주장한다면....

 

충분히 상관관계가 있는 이야기라서 하는거다.

인생을 조금 더 살아보면 너에게 어떤 협박을 하거나, 위해를 가하려고 하는 무리가 한번쯤은 나올 것이다.

너는 조그마한 협박이나 위협에도 굴할 것이며, 정체성을 바꾸기 위해 만세라도 외칠 준비가 되어있을 것이다.

그것이 '너' 이기 때문에 조롱하는것이 아니다. 나도그렇고 우리 대부분이 그럴 것이기에.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의 그 모든것을 견디고 마침내는 자신을 위해한 자들까지 용서한 그 정신에.

 

너희들이 거기에 대고 빨갱이 핵펭귄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어떤 위대한 정신이나 정의를 부정하는 것이다.

몇십년의 독재정권과 군사정권에 항거해 살아남은 시대정신의 머리를 부정하는 것이다.

 

부탁이다.

놀리려거든 좀 덜 중요하고 사소한것들을 대상으로 하길 바란다.

혹은 그것이 너희들의 확고한 정치적 신념이라면, 인터넷을 뒤지기전에

동네에 한두개쯤 있는 도서관을 찾아가거나 동네 서점을 찾아가 한국정치사에 대해

읽어보길 바란다. 2차 3차 가공된 정보에 휘둘렸다면 제발 그랬다면.

 

나는 너희들이 하는 지금의 이 일들이 단지 지나가는 한순간의 철없음이라고.

그렇게 간절히 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