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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내남편 갑상선암 걸렸다.
게시물ID : gomin_7099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트렌드넷
추천 : 2
조회수 : 603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3/05/27 00:07:19

오늘 오랜만에 본 네가 반가워서 인사하면서 태어난지 얼마 안된 니 애기 안고있길래 애도 볼겸 갔다. 


내가 애 이쁘다고 칭찬해주는데 페북에서 봤다고, 너가 먼저 내 남편얘기 꺼내더라? 


그래서 괜찮다고 잘 있다고 그러니까 고작 한다는 말이 


-그래 갑상선암은 아무것도 아니야. 보험금 타고 좋겠네


.... 너가 뭘안다고 그리 말할 자격이나 있냐?


사실이지. 갑상선암은 어디가서 암이라고 명함도 못내미는건. 


의학계열 공부한 네 입장에선 그거 그냥 간단히 적출하고 약만 먹으면 되는거잖아 그치?


하지만 조금만 더 친절하게, 상처가 안되게 말해줄 순 없었냐 


우리는 그것때문에 얼마나 애가 타고 있는지 눈꼽만큼이라도 생각해보지... 꼭 그렇게 말해야 했냐


그래. 니 입장에서 '고작 그것' 이겠지. 돈많은 부모 만나서 유학도 가고. 결혼해서 애도 낳고. 


근데 우리는, 우리 둘다 아무것도 없어서 지금은 친정에 살고 있고 


남편 학비도 아버님이 못 주셔서 남편이 직접 벌어서 학교다니고 우리 생활비하고 


애들은 갈수록 크고 있고, 빨리 졸업해서 취직해야겠는데 이대로는 유학이고 뭐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계획은 엉망이 되서 앞으로 어떻게 뭘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나이도 26밖에 안됐는데 암이란게 안믿겨져


나로써는 남편이 아픈데 젖먹이 아이와 20개월 아이를 혼자 어떻게 봐야할지 잘 모르겠어.


돈도 안대주실꺼면서 무작정 유학가라고 하시는 시댁도 짜증나고, 


빨리 돈벌어서 기초수급자도 벗어나고, 부모님께 돈도 드리고, 나도 포기했던 공부도 하고싶은데 


아직까진 하나도 모르겠어 


남의 일이라고 쉽게 얘기하지마 


솔직히 이런 상황 모르고라도, 당장 니 옆에 있는 니 와이프가 갑상선 암  걸렸다고 하면 


니 와이프한테도 그거 아무것도 아니니까 보험금이나 챙기자 이럴래? 


맨 첨엔 너무 당황해서 원래 이런사람이 아니니까 그런 의도로 얘기한건 아니겠지 하고 이해하려고 했는데


이건 도저히 아닌거 같애 


그리고, 너희 동생이 편입하는건 편입하는거고 


내 남편이 편입이 가능한지 알아보려고 하는거는 설레발치는거야? 


그래 니 말대로 설레발로, 그대로 끝날것 같다 기분좋지? 그치?


정 안되면 음식점에서 일하면서 일배워서 기술이라도 쌓아서 우리 먹여살릴꺼라고 하는 남편 말 듣고 가슴이 미어지는데


너는 뭐가 그렇게 쉽냐 


너는 뭐가 그렇게 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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