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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오유에서 한 번 봤던 시예요.
게시물ID : gomin_7103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ake_care
추천 : 10
조회수 : 401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3/05/27 04:51:33
새벽 두 시, 세 시, 또는 네 시가 넘도록
잠 못 이루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들의 집을 나와 공원으로 간다면,

만일 백 명, 천 명, 또는 수만 명의 사람들이
하나의 물결처럼 공원에 모여
각자에게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면,

예를 들면 잠자다가 죽을까봐 잠들지 못하는 노인과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자와
따로 연애하는 남편
성적이 떨어질 것을 두려워하는 자식과
생활비가 걱정되는 아버지

사업에 문제가 있는 남자와
사랑에 운이 없는 여자
육체적인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과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사람…….

만일 그들 모두가 하나의 물결처럼
자신들의 집을 나온다면,
달빛이 그들의 발길을 비추고
그래서 그들이 공원에 모여
각자에게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면,

그렇게 되면 
인류는 더 살기 힘들어질까.
세상은 더 아름다운 곳이 될까.
사람들은 더 멋진 삶을 살게 될까.
아니면 더 외로워질까.

난 당신에게 묻고 싶다.
만일 그들 모두가 공원으로 와서
각자에게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면
태양이 다른 날보다 더 찬란해 보일까.
또 나는 당신에게 묻고 싶다.
그러면 그들이 서로를 껴안을까.

로렌스 티르노, <잠 못 이루는 사람들> (류시화 엮음, 지금 알고 있는 걸 그 때도 알았더라면)

 이 세상의 모든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이 그 어떤 고민도 없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예전에 사귀었던 연인이 그랬어.
 그 따뜻한 가슴에 안긴 채 토닥토닥거리는 손길에 몸을 맡겨 잠들면, 그 품에서 느껴지는 온기가 너무 좋아서 그 날 밤만큼은 그 모든 근심과 고민을 털고 잠들 수 있게 해줬었어.
 내가 갖고 있는 모든 걱정거리가 눈 녹듯이 녹아서 사라지는 그 느낌. 정말 그 느낌을 잊지 못해서 그 사람을 놓아줘야 할 때 조금은 많이 힘들었어. 마음은 잊어도 몸은 기억하는 그 느낌이 너무 잊기 힘들어서.
 오늘 밤엔 내가 그 온기를 추억 속에서 꺼내와 그대들에게 잠깐 빌려줄게요.
 잠 못 드는 사람들 모두 절망의 늪도 외로운 겨울도 없는 하룻밤의 따뜻한 꿈 속에서 잠들 수 있도록.
 그러니 이제 그만 컴퓨터를 놓고, 스마트폰을 놓고, 나와 함께 잠들길 바라요.
 Good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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